충북도가 폐교를 새로 단장해 지역 관광자원으로 만들었다.
충북도는 괴산군 청천면에 있는 대후분교를 자연 친화형 숙박공간으로 만드는 ‘충북형 농촌공간 활용 시범사업’을 완료했다고 8일 밝혔다.
대후분교는 1993년 학생 수 감소로 폐교했다. 이후 민간사업자가 충북교육청으로부터 대후분교를 임대해 야영장 등으로 활용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운영이 중단됐고 수년간 방치됐다.
충북도는 22억원을 들여 대후분교를 매입해 재활용에 나섰다.
충북도는 2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대후분교 교사동을 고쳐 숙박시설을 만들었다. 폐교의 기존 건축구조를 살리면서 4인실 2개, 2인실 4개를 마련했다. 운동장에는 캠핑사이트 5개가 꾸며졌다.
포스코이엔씨는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7억원을 들여 교사동 옆에 세미나실 등을 갖춘 ‘다함께공간’을 신축했다. 포스코이엔씨는 이 건물을 충북도에 기부한다.
충북도는 대후분교를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농촌 체류형 콘텐츠를 접목시켜, 체험·휴식·커뮤니티 기능을 아우르는 공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충북도가 폐교 재활용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는 조례제정을 통해 이용료 등을 정한 뒤 위탁 운영에 나선다.
황의정 충북도 농촌상생팀 주무관은 “농촌지역 방치 시설을 활용해 외부 방문객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농촌 유휴시설을 활용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해 농촌지역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 서한을 통해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자 주요 투자은행들이 한국 경제에 하방 압력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상호관세 진행 양상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은 미 상호 관세율이 25%로 최종 확정되면 수출 주도 경제 구조상 성장에 악재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 투자은행인 웰스파고는 “미국의 고율 관세가 한국·일본의 경제활동에 다소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양국 모두 올해 성장률이 0.5~1%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미 수출 축소라는 직접적인 효과 이외에도 세계 교역축소, 투자심리 악화 등 간접효과도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금융 그룹인 BNP 파리바 역시 “3분기 중 지속 가능한 무역 합의가 체결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이 보다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에서는 한국은 수출 비중상 자동차·철강 등 산업별 관세 대상 품목의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높아 상호관세 이외에도 산업별 관세 전개사항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이날 기획재정부는 이형일 장관 직무대행 1차관 주재로 이날 오전 긴급 시장 점검 회의를 열어 미국 관세 관련 동향과 시장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국제금융센터, 기재부 내 관련 실·국이 참석했다.
이형일 대행은 “미국 관세 부과의 진행 양상에 따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관계기관 긴밀한 공조 하에 미 관세 관련 동향과 금융·실물경제 영향을 자세히 모니터링하겠다”며 “시장이 경제 기초체력과 괴리돼 과도한 변동성을 보일 경우 상황별 대응계획에 따라 즉각적이고 과감하게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전날(현지시간)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모든 제품에 오는 8월 1일부터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내용의 서한을 이재명 대통령 앞으로 발송했다.
이날 장 초반 상승했던 원·달러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0.1원 오른 1367.9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도 전날보다 55.48포인트(1.81%) 오른 3114.95에 장을 마치며 이틀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 5월11일 박은선씨(45)는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전화 너머 시인 송경동씨가 물었다. “고공여지도를 다시 그려주시겠어요.” 송씨는 10년 전 박씨가 그린 그림을 언급했다. 박씨는 다시 펜을 들어 철탑과 불탄 공장, 교통시설 철제 구조물을 그렸다. 그 위로 손을 번쩍 들고 있는 사람 형상도 그려 넣었다. 하나 같이 높이 솟아 있는 그림들을 보며 박씨가 생각했다. ‘10년이 지나도 바뀐 것이 없구나.’
박씨의 그림은 같은 달 21일 발행된 굴뚝신문 4호의 마지막 면을 채웠다. 굴뚝신문은 쌍용자동차·스타케미칼 해고 등으로 굴뚝에 오른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이 사회에 알리기 위해 2015년 1~3호가 제작됐다. 같은 해 박씨도 지인의 제안을 받아 전국 고공농성의 역사를 담은 ‘고공여지도’를 처음 그렸다. ‘하루빨리 폐간되길 바라는 신문’과 ‘역사로 남길 바라는 그림’이 10년 만에 다시 만들어졌다. 박정혜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수석부지회장이 지난달 1일 세계에서 가장 긴 고공농성 기록을 갱신하는 등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이 이어진 탓이다. 박씨는 8일 기자와 인터뷰하면서 “전국 팔도에서 벌어진 고공농성을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다”고 말했다.
박씨는 고공여지도에 50일 이상 이어진 고공농성장의 모습을 담았다. 그는 “높은 데 올라간 사람들이 하도 많아서 작은 땅덩어리에 (농성장을) 다 넣을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굴뚝·광고탑·크레인·송전탑 등 길쭉하게 솟은 그림들이 전국 지도를 채우고도 남아 한반도 경계 바깥으로 삐져나왔다. 자리가 부족해 그림으로 채 표현하지 못한 고공농성장의 위치는 자주색 점으로 표시했다. 그림 왼쪽엔 1990년 4월25일 공권력에 대항해 크레인을 점거한 현대중공업 노동자들부터 지난 4월18일 장애인의 탈시설 권리를 외치며 서울 혜화동성당 종탑에 오른 장애해방 활동가들까지 총 126개의 고공농성 연대기가 세로로 빼곡히 적혔다.
박씨가 그린 공간들은 좁고 높았다. 10~100m의 높이의 좁은 공간에서 노동자들은 길게는 1년 넘게 버텼다. 박씨에게 고공농성장의 좁디좁은 공간은 “한국 사회에서 내몰린 노동자들의 입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그는 “2016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고공여지도를 전시했는데 외국 사람들이 왜 노동자가 철탑 같은 데 오르는지 이해하지 못해서 애를 먹었다”며 “노동자를 착취하는 방식으로 경제 성장을 이룩한 한국에서 노동자들은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높은 곳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고공여지도에 담긴 고공농성은 현재도 이어지고 있다. 박정혜 수석부지회장은 8일로 548일째, 고진수 민주노총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은 146일째 고용승계와 복직 등을 요구하며 하늘에 있다. 박씨는 “10년 전에 비해 계엄, 선거 등 큰 사건으로 고공농성에 대한 관심이 줄었다”며 “사람들이 ‘얼마나 절박하면 그 높은 데를 올랐을까’하고 공감해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도시공학과 연구교수로 재직 중인 박씨는 예술공동체 ‘리슨투더시티(listen to the city)’에서도 활동한다. 2009년 용산참사를 계기로 결성된 리슨투더시티는 청계천을지로 상가 강제 철거 논의 당시 시장 관계도 등을 디자인해 상인 재이주에 힘쓰는 등 “도시에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존재들을 위한 예술 활동”을 한다. 박씨는 고공여지도도 “한국 사회에 보이지 않는 원동력인 노동에 대해 진지하게 묻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그는 “차별과 서열화가 일상이 되어버린 한국 사회에서 다양한 형태의 노동을 하는 사람들이 서로의 노동을 존중하고 존중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