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폰테크 극우성향 단체 리박스쿨이 늘봄학교뿐 아니라 고교학점제를 통해 고교 수업에도 침투하려 계획한 정황이 확인됐다. 리박스쿨이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에 맞춰 환경·통일 분야의 강사를 양성하려 한 사실도 드러났다.
24일 취재를 종합하면 ‘트루스코리아’가 운영했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23년 12월 ‘그린환경운동본부 지회설립-환경·통일’이란 제목의 공지가 게시됐다. 공지글은 ‘(우파) 환경운동본부’의 전국 지회를 모집한다는 내용이다. 이 글은 “어느 교육청은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실시를 앞두고 환경·통일 2개 분야를 필수 교과목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며 “누가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강의를 할 것인지 좌경화된 교육현장을 아는 애국우파 시민들은 심히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 트루스코리아는 리박스쿨이 대외 협력 단체로 꼽은 곳으로, 리박스쿨과 같은 사무실 주소를 두고 있다. 이 공지글 말미에는 문의 창구로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가 기재됐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섰고 보수우파가 정책과 제도를 적극 활용하면 각 단체가 중요한 일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됐는데도 도전은 하지 않고 탓만 하는 형국”이라며 “적극적인 교육활동 동참을 제안드린다”고 했다.
리박스쿨과 관련 단체가 초등 방과후인 늘봄학교에 강사를 투입했던 것처럼 고교학점제 강사도 양성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트루스코리아는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예산을 받아 학교에서 강의하거나, 환경교육사 등 민간자격증을 취득해 창의적체험활동(창체) 유급강사로 활동하는 방법이 있다”고 소개했다. 리박스쿨 관련 단체인 한국늘봄교육연합회, 글로리협동조합은 서울교대를 통해 늘봄 프로그램을 지원하거나 개인에게 민간자격증을 발급했다.
고교학점제에 대비해 환경과 통일 관련 분야 강사진을 꾸리려고 했던 정황도 확인된다. 트루스코리아는 ‘에너지와 지구환경’ ‘북한인권과 통일’ 등 고교학점제에서 시행되는 선택과목과 유사한 명칭을 언급하며 “앞서 있는 리더들이 있으니 따라가면 된다”고 했다. 트루스코리아는 문희주 그린환경운동본부 이사장과 리박스쿨에서 지회 설립 미팅을 연다고 안내하면서 “전국 지역에서 환경단체를 책임지고 이끌어갈 분 7명을 선착순 모집한다. 예산 교육캠페인 행정 등 공통으로 사용할 업무 매뉴얼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문 이사장은 그간 손 대표와 “요새는 연락하지 않는다”며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고 했지만 실제론 함께 단체의 지회 설립까지 추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손 대표는 그린환경운동본부 서울 중부 지회장을 맡기도 했다. 리박스쿨과 그린환경운동본부는 ‘기후위기 허구론’을 주장한 박석순 이화여대 교수의 출판 기념회를 함께 주관하기도 했다.
올해부터 고교학점제가 고등학교에 전면 도입되면서 학교가 외부 강사와 계약맺는 일이 늘고 있다. 학생들의 선택 과목 수요에 맞춰 다양한 강사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산시교육청은 고교학점제 강사로 교원자격 미소지자가 이름을 올릴 수 있고, 전남 지역의 한 고등학교도 지난 13일 여름방학 기간 물리학을 담당할 강사의 자격요건으로 교원자격증이 아닌 4년제 대학 이상 졸업만으로 요구했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의 난임 클리닉 차량 폭발 테러를 공모한 한국계 남성이 구치소에서 사망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법무부는 “대니얼 종연 박이 이날 오전 7시경 로스앤젤레스(LA) 메트로폴리탄 구치소(MDC)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구치소 직원들이 응급처치를 하며 박씨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병원에서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당국은 전했다.
박씨는 지난달 17일 팜스프링스의 한 난임 클리닉 차량 폭발 테러의 범인인 에드워드 바트커스에게 폭탄 원료인 질산암모늄 270파운드(약 122㎏) 등을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폭발로 바트커스 본인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범행 이후 비행기를 타고 유럽으로 달아났던 박씨는 약 2주만에 폴란드에서 붙잡혀 지난 3일 미국 뉴욕으로 송환됐다. 박씨는 지난 13일부터 구치소에 수용돼 재판을 기다리고 있던 상태였다.
당시 검찰은 박씨와 바트커스가 허무주의적 신념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극단적 성향의 ‘반출생주의’ 온라인 모임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이 바트커스의 집에서 함께 지내며 폭발물을 만든 점도 검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반출생주의는 인간의 삶은 필연적으로 고통을 수반한다는 이유로 인간의 출산을 비윤리적 행위로 간주하는 허무주의적 관점이다.
워싱턴주 켄트 출신으로 알려진 박씨는 한국의 고유한 성씨인 박씨를 쓰는 데다 ‘종연’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쓰는 점으로 미뤄 한국계 미국인으로 추정됐다.
폭발로 피해를 본 건물 중 하나인 벨벳 로프 호텔의 소유주 데이비드 리오스는 이날 NBC팜스프링스에 “(박씨의 사망은) 피해자들에게 정의와 이해에 대한 기회를 박탈한다”고 말했다. 그는 “답변도 없고, 징역형도 없고, 정의도 없다. 그게 가장 불안한 부분이다”고 덧붙였다.
미국 CBS방송 등에 따르면 박씨의 사망 원인은 아직 조사하고 있으며 추가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법무부는 “이날 직원이나 다른 수용자가 다친 사례는 없으며, 대중을 위험에 처하게 할 일도 없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