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폰테크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힌 박찬대 의원이 23일 “당·정·대를 원팀 수준으로 만드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이재명 정부에서 당·정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이냐는 진행자 질문에 “이재명 정부가 빛의 혁명을 완수해가는 과정 속에서 집권 여당으로서 동반자 관계를 정말 잘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1기 지도부 최고위원과 2기 지도부 원내대표, 또 그 사이에 두번의 당 대표 직무대행과 총괄 선대위원장도 했다”며 “필요하다면 쓴 소리 할 만한 자격도 갖추지 않았을까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일각에서 제기된 인천시장 선거 출마설에 대해 “인천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인천시장이 정치적 목표 중 하나였던 것은 사실”이라며 “지금 당 대표가 되면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는 점도 고민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인천시장 대신 당 대표 출마를 결심하게 된 결정적 이유로는 “당원들에 대한 믿음”을 꼽았다. 그는 “당 대표 출마를 고민하기 전부터 출마 요구가 어마어마하게 많았는데 이에 응답하지 않다 보니, 박찬대가 나와야 하냐를 두고 원치 않는 갈등이 있었다”며 “이 갈등을 정면으로 받아들일 것인가 피할 것인가 고민이 많았지만 결정적 순간에는 당원들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청래 의원이 먼저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이후 박 의원의 출마를 요구하는 ‘연판장’이 돌면서 일각에서는 선거 과열 조짐이 일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장을 담그다 보면 곰팡이가 슬기도 하고, 발효 과정에서 냄새가 나기도 한다”며 “경쟁 속에서 조금의 부작용도 발생하지 않는다는 건 과도한 욕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나 상대 후보 모두 ‘멋지게 잘하기 경쟁’을 통해 국민들을 감동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정 의원을 “개인기와 정치적 식견이 뛰어난 스타플레이어”라고 평가했다. 그는 “제가 원내대표로서 전략을 짜고 패스를 하는 플레잉 코치(선수 겸 코치)의 역할을 했다면, 정 의원은 법사위원장으로서 골을 넣는 골게터(골잡이)의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그러면서 “저는 다른 사람들의 장점을 최대한 드러내는 스타일”이라며 “원내대표를 하면서 보였던 ‘서번트 리더십’으로 (이재명 정부와도) 원팀 정신으로 (협력)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분쟁지역의 어린이들이 겪는 ‘아동 폭력’이 전례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발표된 유엔 연례 보고서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해 무력 분쟁 중 아동에 대한 폭력이 ‘전례 없는 수준’에 도달했으며, 2023년과 비교했을 때 심각한 위반 사례가 25%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 약 20개 분쟁 지역에서 18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한 중대 위반 사례는 최근 확인된 것만 4만1370건에 달한다. 이 가운데 3만6221건은 지난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대 위반 사항엔 아동 살해, 상해, 징집 및 납치, 성폭력, 학교와 병원 공격, 청소년의 인도적 지원 접근 거부 등이 포함됐다. 살해되거나 다친 아동은 1만1967명에 달하며, 지난해에는 학교 공격(44% 증가), 강간 및 기타 성폭력(34% 증가)을 포함한 대부분의 중대 위반 행위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30년 전 유엔이 ‘아동과 무력분쟁(CAAC)’ 업무를 시작한 뒤 가장 높은 수치다.
구테흐스 총장은 “끊임없는 적대 행위와 무차별 공격에 가장 큰 피해를 본 건 어린이며, 휴전에 대한 무관심과 심화하는 인도주의적 위기에도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점령된 팔레스타인 영토와 이스라엘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폭력이 심각해지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면서 특히 가자지구를 공격 중인 이스라엘군의 아동 폭력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팔레스타인은 지난해 아동에 대한 중대한 폭력 사례가 가장 많이 발생한 지역으로, 총 8554건이 보고됐다. 콩고민주공화국(4043건), 소말리아(2568건), 나이지리아(2436건), 아이티(2269건)가 뒤를 이었다.
아동 인권 침해 블랙리스트인 ‘수치의 명단(List of shame)’에 아이티 갱단 연합인 ‘비브 앙상’이 새로 포함됐다. 작년에 이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함께 이스라엘군도 다시 명단에 올랐다.
버지니아 감바 유엔 전시 아동보호 특사는 “읽기와 공놀이를 배워야 할 2만2495명의 무고한 어린이들이 총격과 폭격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느라 울부짖는 모습은 우리 모두를 밤잠 이루지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상황은) 경각심을 일깨우는 신호가 되어야 한다”며 “국제 사회가 무력분쟁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보편적 합의에 다시 전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클럽월드컵 참가를 위해 미국을 방문한 이탈리아 명문 구단 유벤투스 선수단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백악관 방문에서 불편한 논란을 남겼다.
18일 백악관에서 열린 환영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벤투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앞에서 트랜스젠더 여성의 스포츠 참가 문제에 대해 즉흥적으로 발언하며 공개적인 질문을 던졌다.
유벤투스는 이날 밤 워싱턴에서 알 아인(UAE)과 클럽월드컵 조별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었다. 선수단에는 미국 국가대표 출신 티모시 웨아와 웨스턴 맥케니도 포함돼 있었다. 트럼프는 이들과 함께 단상에 선 뒤 여러 주제에 대해 발언하다가 돌연 선수들을 향해 “여자 선수가 너희 팀에 들어올 수 있을까, 친구들?(Could a woman make your team, fellas?)”이라고 물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선수들은 어색하게 웃으며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같은 질문을 한 차례 더 반복했으나, 침묵은 이어졌다. 이에 유벤투스 단장 다미앵 코몰리가 상황을 수습하기 위해 나섰다. 그는 “우리는 아주 훌륭한 여자 팀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하며 유벤투스 여자팀(세리에 A 우승팀)을 언급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여자들과 함께 뛰어야 한다”고 맞받아치자 코몰리의 시선은 바닥을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외교적으로 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발언은 트럼프가 지난 2월 트랜스젠더의 여성 스포츠 참가를 전면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나온 것이다. 미국 내 트랜스젠더 인권 논란이 고조되는 등 민감한 시점에 발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왜 이런 엉뚱한 질문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생물학적 남성인 트랜스젠더 여성이 여성 리그에서 뛰는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해석이 설득력이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자신의 정책적 입장을 유머나 질문 형식으로 던져 상대가 동조하거나 반박하기 어렵게 만들며 메시지를 주입하는 대화법을 자주 쓴다. 유벤투스 선수들 앞에서 웃으면서 질문했지만, 침묵하면 동의로 해석되게끔 유도하는 발언으로 볼 수 있다. 선수들은 “아니요”라고 하면 트럼프 입장을 지지하게 되고 “예”라고 하면 구설에 오를 수 있으니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미 연방대법원은 테네시주가 시행한 미성년자 대상 젠더 확인 치료 금지법을 합헌으로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트랜스젠더 아동의 권리를 둘러싼 향후 다수 소송에 법적 선례를 남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인권단체의 강한 우려를 낳고 있다. 가디언은 “이처럼 미국 사회 전반에서 트랜스젠더에 대한 제도적 규제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유벤투스를 향한 트럼프의 돌출 발언은 백악관 행사 분위기를 냉랭하게 만들었다”며 “유벤투스 구단은 이번 발언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