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폰테크 나는 광주 태생으로 전주에 살고 있다. 가끔 전주 사람이 ‘광주 사람들은 사납고 거칠다’는 소리를 한다. 그쪽에서는 내가 광주 태생이라는 것을 모르고 한 말이다. “나는 광주 사람입니다”라고 하면 상대방이 당혹한다. 다른 지역에서는 순천이나 여수나, 광주나 전주나 다 같은 호남이라고 생각하는데 말이다. 이처럼 호남 안에서도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나는 1970년대 서울로 올라가 학교도 다니고 직장도 다녔다. 말이 학교, 직장이지 미아리 산동네에서 어렵게 살았다. 그 당시 호남 사람에 대한 인식은 인종차별에 가까웠다. 대기업에서는 호남 사람을 채용하지 않았다. 집에 세입자를 들일 때도 호남 사람을 꺼렸다. 그래서 본적을 서울로 바꾸기도 했다. 주변의 눈총 속에서, 호남 사람은 ‘끝이 안 좋으며 변절자에다 이중인격자, 사기꾼’ 등을 의미했다.그때가 박정희 정권 시대로, 정적인 김대중을 의식해 그런 분위기를 극도로 조성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그런 흠이 잡힐까 봐 사...
서울 전역에 20일 오전 6시 호우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청계천과 도림천, 안양천 등 서울 시내 29곳의 하천이 여전히 통제되고 있다. 호우주의보는 3시간 강우량이 60㎜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10㎜ 이상 예상될 때 발효된다.서울시는 29개 하천 통행을 통제하고 방재시설인 빗물펌프장 5개를 부분 가동하고 있다. 안양천 2곳과 중랑천·탄천까지 둔치주차장 4개소는 통제 중이다.또 강우에 대비해 재해 우려 지역 등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전 부서·기관에 공문을 내려보내, 오전 6시부터 ‘상황근무 1단계’를 가동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 461명 및 자치구 3094명이 1단계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시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배수 지원 8건, 가로수·낙하물·담장 등 안전조치 18건 등 소방활동 26건을 조치했다. 기상 상황과 하천 수위도 계속 모니터하고 있다. 빗물받이 특별점검은 전날 강우 대비 취약지역에서 진행했다고 시는 전했다.
100살 엄마의 머릿속엔 100년의 기억이 뒤엉켜 있다 어느 순간 아무 기억이나 불쑥 솟구치는 모양이다. 어느 날 아침, 뜬금없이 물었다. “아이, 규갑이는 살았다냐 죽었다냐?”규갑이가 누군지 나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게 누구냐고 되물었다.“규석이 동생이제.”그제야 기억이 났다. 엄마가 규갑이라 부르는, 전남편의 먼 피붙이를 나는 뭐라 불러야 할지 모르겠다. 나에게는 그냥 중학 시절의 집 주인아저씨다. 그 집에서의 기억이 모든 집을 통틀어 가장 비참했다. 그래서 까맣게 잊어버린 모양이다. 주인집과 벽에 지붕을 얹어 간이로 지은 그 집엔 창문도, 화장실도 없었다. 방문을 열면 견고한 벽이 아니라 반투명 비닐로 겨우 바람만 가린 부엌이었다. 그 무렵 나는 장염을 앓았고, 주인집의 현관문은 밤 9시면 잠겼다. 시도 때도 없이 배가 아팠던 나는 별수 없이 부엌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급한 불을 꺼야 했다. 부엌에서 뒷일을 처리해야 하는 서글픔보다 더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