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를 타고 동양에서 유럽으로 전해진 인쇄술은 필사가 전부였던 도서 시장을 완벽히 뒤집어놓았다.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확산시키고, 런던 도심부에 인쇄소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하면서다. 손으로 베껴 만들어 비싸고 귀했던 성경이나 그리스어 교재는 더 저렴한 가격으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출판 과정이 쉬워지자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서적도 늘어났다. ‘허구의 글’이라고 불렸던 ‘소설’도 출판기술의 보급으로 대중화됐다.
당시 인쇄소의 대부분은 가정집을 개조해 만들어졌다. 방 하나에 서너 대의 인쇄기가 있고 기계로 종이에 인쇄하는 사람, 활자에 잉크를 먹이는 사람, 종이를 정리하는 사람이 정신없이 일했다. 인쇄된 종이들은 건조를 위해 빨래처럼 밧줄 위에 걸려 있었다. 근대 인쇄 작업은 지금의 자동화된 공정과 사뭇 다르지만, 저자의 상상력이 가미된 묘사를 읽다보면 독한 잉크 냄새가 풍기는 작업실 안으로 들어간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종이 제작, 활자 제작, 인쇄, 제본 등 제반기술이 발전한 이후 출판물은 다양한 형태로 변화한다. 이미 발간된 책을 오려 붙여 ‘콜라주’ 형식의 책을 직접 만드는 마니아들이 탄생했다. 신문, 연감과 같이 인쇄물의 폭발적인 대중화를 끌어낸 출판물이 등장했고, 성별과 나이를 넘어선 독자층을 확보한다. 현대에 들어서는 디지털화된 도서들 사이에서 출판인들이 책의 의미를 찾아 헤매고 있다.
<북메이커>는 책을 만드는 일에 종사했던 18명의 삶을 묘사하는 방식으로 ‘책’의 500년 역사를 서술한다. 저자는 책의 특성이 변화하는 과정을 연대기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책에 있어 시간의 흐름이 단순히 질적 향상이나 세련화의 과정만을 뜻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당시의 책이 어떤 역사적 가치를 가졌는지, 책을 만들던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았는지가 주안점이다. 덕분에 현대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과거의 책과 삶의 모습에 푹 빠지게 된다.
동해선 개통으로 가까워진 부산시와 강원도가 공동으로 관광상품을 개발한다.
부산관광공사와 강원관광재단은 11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동해선을 활용한 내외국인 대상 관광상품 개발, 공동 홍보 등 협력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를 비롯한 강원 홍보단 100여명은 이날부터 이틀간 동해선 부전역에서 부산시민을 대상으로 2025~2026년 강원방문의 해를 기념해 강원 관광을 홍보한다.
홍보 캠페인에서 부산관광공사와 강원관광재단은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부산시는 지난 4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원데이 투어상품’, ‘맞춤형 테마상품’, ‘부울경 광역관광상품’ 등 49종의 관광상품을 선보이는 등 광역단위의 관광 상품을 집중적으로 내놓고 있다.
올해 1월 개통한 동해선 ITX-마음은 환승 없이 부산과 강릉을 직접 연결하며 지난 5월 기준 누적 이용객이 80만명을 돌파했다.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가 정청래·박찬대 의원(기호순) 간 2파전으로 확정되면서 양측의 지지세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정 후보와 박 후보는 11일 선거 후원회장으로 각각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과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선임하고, 후원금 모집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마음)을 내세운 두 후보는 후원회장을 소개하는 자료에서도 이 대통령과의 연관성을 강조했다. 정 후보 측은 “정 전 장관은 6·3 대통령 선거에서 ‘민생 대통령 적임자’라며 당시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고 말했고, 박 후보 측은 “기존 이재명 후원회장을 대신해 윤 전 장관이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전 장관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역임했고, 문재인 정부에서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지냈다. 김영삼 정부에서 환경부 장관을 지낸 윤 전 장관은 지난 6·3 대선 때 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았다.
두 후보는 이날 본격적인 여론전에 돌입했다. 정 후보와 박 후보는 각각 ‘의심’(의원들의 마음)과 ‘당심’(당원들의 마음)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당 안팎에선 정 후보는 원내 지지세, 박 후보는 인지도를 상대적 약점으로 꼽는다.
정 후보는 이날 전북 지역을 돌며 호남 표심을 훑었다. 그는 전북도의회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의원 숫자보다 당원의 마음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드러내놓지 않고 돕는 의원이 곳곳에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텔레그램으로 다 소통하는데, ‘아, 이 국회의원이 정청래를 밑에서 돕고 있었어?’ 전당대회가 끝나면 깜짝 놀랄 분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자신을 공개 지지한 최민희·이성윤 의원 등의 글과, 핵심 의원들이 물밑에서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기도 했다. 앞서 박 후보 측이 지지 의원 35명의 명단을 공개하면서 정 후보가 원내 지지세에서 불리하다는 관측이 제기되자 이를 에둘러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호남 일주일 살기’ 프로젝트를 마친 박 후보는 이날 라디오 방송과 유튜브 출연을 이어갔다. 박 후보는 KBS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주말 정도가 되면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회의원들과 정치 고관여층으로부터는 상당히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의원의 마음과 당원의 마음이 다르지는 않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에 뒤처지는 결과가 나오는 등 당원 투표에서 불리하다는 해석에 선을 그은 것이다.
박 후보는 “당 대표가 되면 내년 지방선거 공천에 당원 참여 시스템을 만들겠다. 권리당원의 비율을 어떻게 높일지 논의하겠다”며 당원 표심을 노린 공약을 내세웠다.
민주당은 다음달 2일 치러지는 선거에서 권리당원 55%, 대의원 15%, 국민선거인단(여론조사) 30%의 비율을 반영해 차기 당대표를 선출한다. 민주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16일(SBS)·23일(JTBC)·29일(MBC) 세 차례에 걸쳐 후보자 방송 토론회를 연다고 이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9일 차관급인 신임 국무조정실 1차장·2차장에 김영수 국무조정실 국정운영실장(59)과 김용수 경제조정실장(59)을 각각 임명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오늘 임명되는 분들이 새벽총리를 다짐하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잘 보좌해주길 기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영수 국무1차장은 전북 부안 출생으로, 서울시립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국무조정실에서 국정과제관리관·국제개발협력본부장·사회조정실장 등을 거쳤다.
강 대변인은 김영수 1차장에 대해 “국무조정실의 다양한 보직을 두루 거치면서 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특히 정책기획과 조정 및 점검·분석·평가에 강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김용수 2차장은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40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국무조정실에서는 농림국토해양정책관·일반행정정책관·기획총괄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강 대변인은 김용수 2차장에 대해 “인공지능(AI)·바이오·반도체 등 첨단 전략산업의 규제 완화와 육성·진흥을 통해 이재명 정부의 국가성장전략을 뒷받침할 역량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3일 장관급 국무조정실장에 관료 출신 윤창렬 LG 글로벌전략개발원장을 임명한 바 있다.
8일 낮 12시42분쯤 경기 파주시 파주읍의 한 폐의류 공장에서 불이 나 공장 3개동이 모두 전소됐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화재 당시 검은 연기가 높게 치솟으면서 인근 주민들의 119 신고가 잇따랐다.
이 불로 공장 관계자 등 17명이 자력으로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불길이 빠르게 번지면서 공장 3개 동이 모두 탔다.
출동한 소방 당국은 장비 26대와 인력 52명을 동원해 이날 오후 3시5분쯤 초기 진화를 했다.
이날 현장 기온이 36도에 달해 소방 당국은 폭염 속 대원들의 건강 관리와 휴식 공간 지원을 위해 회복지원 버스를 배치하기도 했다.
소방 당국은 잔불 정리 작업을 마치는 대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