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30일을 맞은 3일 첫 기자회견에서 검찰 개혁 추진을 두고 “대통령실 안에도, 또 정부 안에도 검찰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맡는 게 유용성이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봉욱 대통령실 민정수석, 이진수 법무부 차관 등 최근에 중용된 검찰 출신 인사들의 검찰개혁 입장을 두고 우려가 나오는 것을 의미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라는 제목으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주요 인사가 과거에 누구하고 가까웠느냐, (그런) 인연 있는 사람을 다 골라내면 남는 게 거의 없을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 개혁은 국회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찰 개혁은) 정부 안에서 서로 타협해 정할 문제가 아니고 국회가 입법적 결단을 할 사안”이라며 “정부에서 할 일은 그로인한 갈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직업 공무원은 선출된 권력의 의사를 따를 수밖에 없다”며 “안 따라오면 바꾸면 된다. 임기가 있는 선출직이나 임기 있는 공직자와는 다르다. 제가 아무 때나 바꾸면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검찰개혁은) 대통령이 결단할 사안, 그리고 국회가 입법할 사안이라 개별 인사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민생·경제와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자유 주제 등으로 나눠 이 대통령과 기자들이 문답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열렸다.
한국과 일본이 7일 과거사 문제를 두고 국제무대에서 초유의 투표 경쟁을 벌였다. 양국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일본 군함도(하시마·사진) 관련 문제를 정식 의제로 채택할지를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표결이 진행된 것이다. 한국이 투표에서 지면서 군함도 문제는 논의 대상에서 제외됐다.
세계유산위는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한 제47차 회의에서 ‘군함도에 대한 해석전략 이행에 관한 검토’를 정식 의제로 다루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국이 제안한 이 안건은 잠정 의제에는 올랐지만, 일본이 정식 의제 채택에 반대했다. 일본은 해당 의제를 제외한 내용의 수정안을 제시했고, 한국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표결에 부쳐졌다.
비밀투표 결과 위원국 21개 중 찬성 7표, 반대 3표로 일본 수정안이 통과됐다. 기권 8표, 무효 3표로 집계됐다. 세계유산위는 보통 컨센서스(전원 동의) 방식으로 결정을 내려서 표결은 흔치 않은 일이다.
한국은 이날 표결 전 토론에서 일본이 2015년 군함도 세계문화유산 등재 당시 약속한 조치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고 있어서 이를 점검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안건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그간 조선인 강제동원을 비롯한 전체 역사를 알리겠다고 공언했지만, 10년이 지난 현재도 지키지 않고 있다.
애초 군함도 문제는 일본의 주장에 따라 이번 세계유산위 의제에서 빠졌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유네스코 사무국에 군함도를 의제로 다룰 것을 요청했고, 사무국은 지난달 12일 ‘잠정 의제’로 추가했다. 그러자 일본은 사무국에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은 막판까지 협의를 진행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표결에 이르게 됐다.
이번 사안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긍정적인 흐름을 유지해온 한·일관계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일본은 과거사 문제에서 경직된 태도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줬다. 또 한국이 표 대결에서 패하면서 외교력이 도마에 오를 수 있다. 한·일은 다른 위원국들을 상대로 물밑 외교전을 벌여왔다.
다만 한국이 토론에서 일본의 약속 미이행 실태를 공론화하는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도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의제 채택에 필요한 표가 확보되지 못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세계유산위 회의 기간 중 적절한 계기에 일본의 이행 문제에 대한 우리 입장을 정식으로 다시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어 “앞으로 양자 및 다자 차원에서 일본이 세계유산위의 관련 결정과 스스로의 약속을 성실히 이행할 것을 지속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세계유산위는 2015년 군함도 등재 이후 2018·2021·2023년 채택한 결정문에서 일본의 후속 조치 이행을 촉구했다. 하지만 일본은 2020년 6월에야 뒤늦게 산업유산정보센터를 군함도에서 약 1000km 떨어진 도쿄에 설치했다. 여기엔 강제동원을 부정하는 자료만 전시했고, 2023년에는 한·일 강제병합이 합법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모니터까지 놓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은 6일 내란특검팀의 구속영장 청구와 관련해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라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은 이날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 직후 입장문을 내고 “혐의 사실에 대해 충실히 소명했고, 법리적으로도 범죄가 성립될 수 없음을 밝혔다”고 했다.
이어 “특검의 조사에서 객관적 증거가 제시된 바도 없고, 관련자들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범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리인단은 “법원에서 특검의 무리한 구속영장 청구임을 소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