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상호관세 유예 종료 시한(7월8일)을 앞두고 미국을 방문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실리 최대화”를 목표로 협상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상호관세 유예 연장 여부나 원칙적 무역 합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5일(현지시간) 워싱턴 유니언스테이션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상황이 급박하다고 판단돼 협상을 위해 다시 왔다”며 “많은 것이 불확실하고, 하루하루 바뀌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2~27일 방미해 미국 측과 고위급 회담을 한 지 일주일 만에 워싱턴을 다시 찾은 여 본부장은 이날 오후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USTR)와 회담했다. 그는 “협상을 통해 구체적인 미국의 계획을 파악하고, 그 안에서 우리가 실리를 최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집중 협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미국의 요구사항에 대한 우리 측 제안을 전달할 것이냐는 질문에 “미국은 무역적자를 감소시키는 것을 굉장히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조업 협력 강화를 협상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그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에너지, 바이오 등은 미국이 제조업 재건을 위해 협력이 필요한 분야이자, 한국이 독보적인 가치를 가진 분야”라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여 본부장은 이어 “관세 협상과 4~5년 중장기적인 한·미 산업 및 기술 협력 등을 다 묶어서 ‘포지티브섬’(제로섬의 반대말)으로 협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상호관세 유예 연장 가능성에 대해선 “일단 유예 만료 이후 한국을 포함한 각국에 대한 새 상호관세율이 나오더라도 조금의 유예 기간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상호관세 발효 시점을 8월1일로 하겠다고 발언한 데 대해선 “협상 테이블에서 확인하기 전에는 단언하기 어렵다”고 했다.
미국과의 협상 전망은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한국 정부는 마지막 순간까지 실리를 챙기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여 본부장은 미국이 상호관세에 대해 “모든 나라와 협상 여지를 좀 두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도 자동차, 철강 등 품목별 관세에 대해선 “미국 산업 보호 측면에서 중시하기에 상대적으로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입장에서는 품목 관세에서 합리적 수준의 예외라든가 대폭 인하가 중요하기 때문에 강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협상 목표와 관련해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불리하지 않은 대우를 받는 것도 지금의 협상 구도에서는 중요하다”고도 했다. 최근 미 공화당 의원 43명이 서한에서 대표적인 비관세 장벽으로 지목한 한국의 온라인 플랫폼 법안 등 디지털 규제와 관련해선 “통상 마찰 가능성과 국내의 정책 목표 사이에서 잘 조율해서 균형점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6~8일 방미해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을 만날 예정이다. 여 본부장은 이와 관련해 “통상과 안보 쪽에서 힘을 합할 부분은 합하고, 각자 역할 분담할 부분은 분담해 ‘올코트 프레싱’(전방위 대응)을 해야 한다”고 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일부터 12개국에 상호관세율을 일방 통보하는 서한을 보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율 범위에 대해 “아마 60~70%부터 10~20%까지 다양할 것”이라며 다음 달 1일이 관세 부과 시점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여 본부장은 한국이 관세율을 통보받는 12개국에 포함될지는 “모른다”면서 미국의 각국과의 협상 상황에 대해 파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2일 비대위원장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하면서 “작년 12월3일 불법 비상계엄과 이로 인한 대통령 탄핵, 대선 패배까지 국민께 많은 실망을 안겨드렸다”고 사과했다.
혁신위원장에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 의원을 내정했다. 안 의원은 “메스를 들어 고름을 적출하겠다”고 했지만, 전임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혁신 과제를 수용하지 않았던 당 주류가 달라질지를 두고 회의적인 전망이 나온다.
송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장 취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뜻을 온전히 받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원내 지도부와 함께 90도로 허리를 숙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 계엄 선포를 불법이라고 못 박는 등 기존의 당 주류 인식과 다른 결의 메시지를 냈다.
그는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혁신안 마련, 비판과 견제의 야당 역할 수행, 유능한 정책 전문 정당 전환 등 비대위의 3대 활동 방향을 제시했다.
혁신위원장에는 윤 전 대통령 탄핵과 3대 특검법에 찬성하는 등 당론과 차이를 보여온 안 의원을 내정했다.
박수민 원내대표 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당이 민심 리셋(재설정)의 길을 가려면 진정한 혁신가를 모셔야 한다”며 “혁신의 아이콘이면서 중립적인 길을 걸어온 안철수를 결코 놓칠 수 없다고 판단해 송 위원장이 (혁신위원장 인선에) 굉장한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의사 출신인 안 의원은 페이스북에 “메스를 들어 보수정치를 오염시킨 고름과 종기를 적출하겠다”며 “코마(의식불명) 상태의 국민의힘을 반드시 살려내겠다”고 혁신위원장 내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송 위원장과 면담하러 가면서 기자들에게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개혁 인사로 혁신위를 구성하겠다”며 “친한동훈계, 친윤석열계는 안 가린다”고 말했다. 그는 전당대회 출마에 관해선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앞서 송 위원장은 이날 아침 비대위원들과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을 참배하며 비대위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그는 방명록에 ‘순국선열의 넋을 기리며 本立道生(본립도생·기본이 서면 길이 생긴다)의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그 의미에 대해 “바닥에 떨어진 당 지지율을 살리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의 이날 행보를 두고 비대위가 ‘탄핵 반대파’ 일색이라는 비판을 상쇄하고 쇄신을 보여주려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날 선임된 비대위원은 원내에서 박덕흠(4선)·조은희(재선)·김대식(초선) 의원, 원외에서 박진호 김포갑 당협위원장과 홍형선 화성갑 당협위원장이었다.
당내엔 대선 패배 후에도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후보 교체 파문’ 당무감사 등 김용태 전 위원장의 혁신 요구를 묵살했던 당 주류가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회의적인 시선도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혁신위는 아이디어를 낼 뿐이지 실권은 비대위에 있다”며 “지금의 비대위가 김용태가 낸 쇄신안보다 큰 쇄신을 수용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오는 12일부터 대중교통 운행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시내버스 4개 노선을 조정해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노선 조정 대상은 201·273·991·272번 시내버스다.
201번 노선은 현재 정부세종청사 북측~세종충남대학병원~어진중학교, 273번 노선은 누리동~세종시립도서관~나릿재마을~시청~공동캠퍼스를 경유하고 있다. 두 노선은 중앙 간선급행버스체계(BRT) 전용차로로 인해 어진교차로에서 유턴할 수 없어 이에 따른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돼왔다.
시는 201번을 어진동 방향으로 우회하고 273번은 중소벤처기업부를 경유하도록 조정해 유턴 구간을 제거했다.
991번 노선은 소정면 대곡리에서 국책연구단지까지 1번 국도를 경유하는 지역 최장거리 노선이다.
시는 운수 종사자의 피로도 등을 고려해 991번 우회 구간을 최소화하고 남세종로 대신 한누리대로를 경유해 운행시간을 10분가량 단축시켰다.
272번 노선은 3·4생활권 출퇴근 탑승객의 수요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달빛로(아름동~종촌동)와 다정중앙로(다정동~새롬동)를 따라 주요 거주지를 경유하도록 조정했다. 이를 통해 1·2생활권과 3·4생활권 수변상가, 주요 기관과의 접근성을 높여 출퇴근 탑승 수요를 만족시킬 계획이다.
시는 시민들의 편의성 확보를 위해 201번 막차시간을 기존 오후 10시30분에서 11시로 연장했고 275번 배차 간격을 30분에서 25분으로 줄이는 등 노선 운행 시간표도 조정했다.
변경된 노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시 누리집(sejong.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