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반대하고 나선 최민호 세종시장이 전재수 해수부 장관 내정자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2일부터는 정부세종청사(해수부) 앞에서 1인 시위도 벌일 예정이다.
최 시장은 1일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해수부 이전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전재수 내정자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해수부 이전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연말까지 해수부 이전을 완료하라”며 이전 방침을 분명히 했다. 김태흠 충남지사, 최 시장 등 지자체장들은 이전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최 시장은 “해수부의 부산 이전은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때에도 검토한 바 있지만 결국 세종에 그대로 뒀다”며 “국가적 차원에서 국토 균형발전과 국정 운영의 효율성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선택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수부 이전으로 수산과 관련된 민원인 편의 문제와 지역 간 형평성 문제, 해수부 직원의 주거 문제 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최 시장은 “대통령이 지시한 부산 이전에 대해 전재수 내정자도 100% 동의하는지 묻고 싶다”며 “공개토론은 해수부 이전 정책에 대한 궁금증과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건설적인 방식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시장은 사흘간의 1인 시위도 예고했다. 공무원 출근 시간대에 맞춰 2일 오전 8시부터 1시간가량 해수부 정문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성소수자의 존재에 허락은 필요없다. 불허를 넘어 우리는 존재한다.”
이화퀴어영화제 조직위원회가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정문 앞에서 ‘제1회 이화퀴어영화제: 불허를 넘어서’ 개막식을 열고 이같이 외쳤다.
이번 영화제는 이화여대 내 극장 ‘아트하우스 모모’가 제25회 한국퀴어영화제 대관을 거부한 것을 계기로 기획됐다.
아트하우스 모모는 지난 4월30일 한국퀴어영화제 주최 측에 대관 취소를 통보하며 ‘기독교 창립 이념에 반하는 영화는 교내에서 상영할 수 없다’는 학교 측 입장을 전했다. 앞서 ‘이화여대를 사랑하고 지키는 이화인 일동’이라는 이름의 단체는 퀴어영화제 개최에 반대하는 민원을 학교와 극장에 반복적으로 제기했다. 해당 단체는 “퀴어영화제는 기독교 정신에 반하고, 학교가 ‘동성애 홍보장’이 되어선 안 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갈등 방지와 안전 확보를 이유로 대관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학생들은 지난 5월 이화권리단위연대체 ‘이음’의 퀴어영화제 대응 실무TF팀을 이어받아 조직위를 결성했다. 조직위는 “이화여대는 캠퍼스 내 갈등을 피하겠다며 퀴어 학우들을 손쉽게 지우고, 혐오의 손을 들어줬다”며 “이화퀴어영화제는 종교의 이름으로, 다수의 안전을 명목으로 혐오를 정당화하는 이들이 그은 ‘불허’의 선을 넘어서는 시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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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성소수자가 ‘허락 없이 존재할 권리’를 강조했다. 정재린 이화여대 총학생회 권리연대국 국장은 “당신이 상상할 수 없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교내엔 이미 수많은 퀴어가 존재한다”며 “누구도 타인의 지극히 자연스럽고 자율적인 삶을 침해하거나, 편협한 도덕 기준을 강요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름을 부정하는 행위야말로 약자를 사랑하고 포용하라는 기독교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학교 측에 성소수자 혐오 행정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이소정 학생사회주의자연대 활동가는 “학교는 소수자 배제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민원을 행정 마비와 갈등 방지라는 명분으로 수용했다”며 “이는 인권과 행정을 저울질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청년 성소수자 문화연대 큐사인 활동가 파람(활동명)도 “여성을 위한 교육기관으로 설립된 이화여대가, 오늘날 또 다른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학이 지닌 공공성을 경시하고 학업만을 위한 공간으로 단순 정의하는 것은 대학의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식 후 참가자들은 구호를 외치며 이화여대 정문에서 아트하우스 모모까지 행진했다. 이화퀴어영화제는 5일까지 이틀간 진행된다.
▼ 백민정 기자 mj100@khan.kr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외국 소설가 중 한 명인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오는 8월2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클래식 앙상블 세종솔로이스츠의 공연에 참가한다. 베르베르가 클래식 공연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르베르는 자신의 신작소설 <키메라의 땅> 중 일부를 발췌해 무대에서 낭독할 예정이다. 공연은 현악기와 플루트, 기타가 연주하는 음악과 베르베르의 낭독이 교차하는 형식이다. 음악은 주로 미국에서 활동하는 작곡가 김택수가 만들었다. 김택수는 아직 한국에 공개되지 않은 <키메라의 땅>을 먼저 읽고, 작품에서 받은 영감을 바탕으로 음악을 만들었다.
베르베르는 소설을 쓸 때와 달리 무대에선 관객의 반응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기대된다고 말했다. “독창적인 프로젝트여서 즐겁게 하고 있어요. 이번 공연 제안을 받았을 때 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서 큰 영광이라고 생각했죠. 소설가들의 원조격인 선사시대 이야기꾼들은 본래 모닥불 옆에서 부족 사람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을 했어요. 작가들에게 이런 기회가 많아지길 바랍니다.”
<키메라의 땅>은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가 뒤섞인 신인류가 살아가는 근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인류가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하늘을 나는 종족, 물속에서 사는 종족, 땅속에서 사는 종족이 등장한다. 베르베르는 “프로코피예프 모음곡 <피터와 늑대>처럼 하나의 악기가 하나의 요소를 표현한다”고 말했다. 물은 기타, 공기는 플루트, 땅은 바이올린으로 표현된다. 베르베르는 “김택수의 음악을 듣고 영화음악 같다고 생각했다”면서 “음악이 문장이 되어 문장과 문장이 연결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베르베르는 어머니가 피아노 교사였다면서 어린 시절 비발디의 피콜로 협주곡을 듣고 온몸이 전율하는 세찬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글을 쓸 때는 바흐와 드뷔시, 사티의 음악을 주로 듣는다.
베르베르가 참여하는 공연은 오는 8월22일부터 9월5일까지 열리는 ‘제8회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의 하나다. ‘힉엣눙크(Hic et Nunc)’는 ‘여기 그리고 지금’이라는 뜻의 라틴어다.
강경원 세종솔로이스츠 총감독은 “베르베르 작품을 여러 개 읽었다”면서 “환경, 테크놀로지, 다양성이라는 동시대성을 지닌 주제로 음악제를 기획하던 중 베르베르와 접촉하게 됐다”고 말했다. 벨기에에 거주하는 기타리스트 드니 성호가 다리를 놓았다.
세종솔로이스츠는 1994년 창단 이래 30년간 전 세계 120개 이상의 도시에서 700회 이상 연주를 한 현악앙상블이다. 강효 미국 줄리아드 음대 교수가 11명의 제자와 함께 창설했다. 한국 클래식 음악 앙상블의 시초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8월 에어컨 설치 작업 중 열사병으로 숨진 청년노동자 사건에 대해 고용노동부의 재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주노총광주본부와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 등은 1일 오전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폭염 사망사고에 대해 철저하게 재조사하라”고 요구했다.
삼성전자 에어컨 설치 하청업체 소속이었던 양준혁씨(당시 27세)는 지난해 8월13일 폭염 속에서 전남 장성의 한 중학교 급식실에 시스템 에어컨을 설치하다 쓰러졌다. 입사 이틀 만이었다.
양씨가 열사병 증상을 보이며 쓰러졌는데도 회사 관계자들은 1시간가량 뒤 119에 신고했고, 양씨는 결국 숨졌다.
광주노동청은 해당 사건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등으로 열 달 넘게 수사하다 최근 검찰의 지휘를 통해 ‘무혐의’ 처분했다.
이들 단체는 “폭염 속에 사망한 청년노동자의 사건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회사에 면죄부를 줬다”면서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광주시당도 이날 성명을 내고 “폭염휴식권, 현장에서 무용지물인 작업중지권, 옥내 사업장 냉방시설 의무화 등 노동자 생명을 지키기 위한 과제들을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광주청년유니온도 성명에서 “2024년 기준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산재 승인은 147건이며 사망사고는 22건”이라면서 “실효성 있는 구체적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