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7일 세종솔로이스츠 공연신작 일부 발췌해 무대서 낭독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외국 소설가 중 한 명인 프랑스의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오는 8월2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클래식 앙상블 세종솔로이스츠의 공연에 참가한다. 베르베르가 클래식 공연 무대에 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르베르는 자신의 신작 소설 <키메라의 땅> 중 일부를 발췌해 무대에서 낭독할 예정이다.
베르베르는 1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소설을 쓸 때와 달리 무대에선 관객의 반응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기대된다고 했다. “독창적인 프로젝트여서 즐겁게 하고 있어요. 이번 공연 제안을 받았을 때 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어 큰 영광이라고 생각했죠. 소설가들의 원조 격인 선사시대 이야기꾼들은 본래 모닥불 옆에서 부족 사람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을 했어요. 작가들에게 이런 기회가 많아지길 바랍니다.”
<키메라의 땅>은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가 뒤섞인 신인류가 살아가는 근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이다. 인류가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하늘을 나는 종족, 물속에서 사는 종족, 땅속에서 사는 종족이 등장한다.
베르베르는 “프로코피예프 모음곡 <피터와 늑대>처럼 하나의 악기가 하나의 요소를 표현한다”고 말했다. 물은 기타, 공기는 플루트, 땅은 바이올린으로 표현된다. 베르베르는 “김택수의 음악을 듣고 영화음악 같다고 생각했다”며 “음악이 문장이 되어 문장과 문장이 연결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베르베르는 어머니가 피아노 교사였다면서 어린 시절 비발디의 피콜로 협주곡을 듣고 온몸이 전율하는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글을 쓸 때는 바흐와 드뷔시, 사티의 음악을 주로 듣는다고 한다.
베르베르가 참여하는 공연은 오는 8월22일부터 9월5일까지 열리는 ‘제8회 힉엣눙크! 뮤직 페스티벌’의 하나다. ‘힉엣눙크(Hic et Nunc)’는 ‘여기 그리고 지금’이라는 뜻의 라틴어다.
다낭, 나트랑, 푸꾸옥. 한국 여행객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베트남의 대표적 휴양지다. 하지만 흔한 곳은 딱히 내키지 않는다면?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과 미식, 여기에 문화 역사적 유산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이라면 호기심이 동한다. 베트남 남동부 끝자락에 있는 무이네(Mui Ne)다.
무이네는 국내에는 생소한 지명이지만 유럽이나 러시아의 부호들에겐 꽤 사랑받는 휴양지다. 수상스포츠 애호가들을 매료시키는 해양 환경, 고급 레스토랑과 바, 숍이 즐비한 중심가(응우엔딘츄 거리), 전통적인 삶의 모습을 간직한 인근의 어촌마을, 주황색과 흰색 석회암 사이를 흐르는 독특한 자연 계곡 등 다채로운 매력을 두루 갖췄다. 베트남어로 ‘보호된 반도’를 의미하는 무이네는 일 년 내내 기온이 거의 변하지 않고 섭씨 30도 안팎으로 일정해 다양한 수상스포츠와 액티비티를 즐기기에 이상적이다.
앞다퉈 새로운 리조트가 문을 열고 있는 이곳에서 2023년 초 문을 연 ‘더 아남 무이네’는 최신상 럭셔리 리조트로 관심이 급부상하고 있는 곳이다. 내로라하는 럭셔리 리조트의 격전장인 베트남 시장에서 ‘더 아남’은 드물게도 베트남 토종 럭셔리 호텔 브랜드다. 흰색 모래 해변으로 유명한 응우엔딘츄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다. 외관 디자인과 스타일은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프랑스 건축의 특징을 따랐다. 19세기 인도차이나 식민지 시대 건축의 아름다움을 21세기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하드웨어에 세심한 베트남식 서비스라는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것이 특징이다. ‘더 아남’이라는 브랜드명은 프랑스령 인도차이나 시대 중부 베트남의 이름인 안남(An Nam)에서 유래했다.
더 아남 리조트 한국에이전시 와이비 컨설팅 임세정 이사는 “프랑스 식민지 시절의 양식을 적용해 재해석하고 이를 내세우는 것은 ‘베트남은 세계의 강대국과 싸워 모두 이겼다’는 베트남 특유의 자존감, 자존심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전반적인 건축 디자인은 프랑스식 빌라에서 영감을 받았으나 자재 사용과 마감, 디테일한 부분까지 모두 베트남 건축 장인들의 손을 통해 재해석했다”면서 “인근 지역의 초가지붕도 그대로 차용해 사용하는 등 지속가능성을 강조하려 애썼다”고 덧붙였다.
127개의 객실과 레스토랑, 바, 스파, 키즈클럽 등을 갖추고 있는 더 아남 무이네는 베트남 리조트로는 최초로 ‘SLH’에 선정돼 럭셔리 리조트임을 공인받았다. SLH는 ‘Small Luxury Hotels’의 약자로, 전세계 90여개국 520여개의 소규모 독립 럭셔리 호텔이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이는 엄격한 심사를 통해 고급스러운 서비스와 숙박객의 웰빙을 최우선으로 하는 호텔만을 선별한다. 대체로 객실 수가 평균 50개 수준인 소규모 호텔이 많은 편이다. 어촌의 오두막이나 삼림 속 나무 위의 객실, 열대 우림 속 리조트, 고산지대의 성채, 사막의 목장 등 독창적인 콘셉트와 개성을 지닌 럭셔리 숙소들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영종도 아트파라디소호텔, 서울 명동의 호텔28명동 등 2곳이 포함되어 있다.
더 아남 무이네는 갤러리로 봐도 무방할 정도로 호텔 내에 베트남 지역 예술가들의 창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250여개의 유화작품이 각 객실과 레스토랑 등을 장식하고 있으며 베트남 로컬 부족인 참족(The Cham)이 만든 점토꽃병, 조각상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목록에도 올라있다.
더 아남 호텔 그룹 설립자인 팜 반 히엔 회장은 “글로벌 체인과 경쟁할 수 있는, 친근하면서도 고전적 매력을 지닌 베트남 고유의 럭셔리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며 “베트남 전역의 예술가와 장인들이 함께한 노력이 인정받아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현재 무이네 리조트에 접근하려면 하노이나 호치민에서 열차를 이용해 무이네에 도착한 뒤 리조트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또 호치민에서 새로 개통된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차량으로 3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오는 2027년 무이네에 국제공항이 개장하고 나면 접근성은 한층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7개국(G7)이 다국적 기업들의 조세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추진한 글로벌 최저한세 적용 대상에서 미국 기업들을 빼주기로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보복세를 물리겠다고 압력을 가한 탓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협상을 이용해 캐나다가 도입한 디지털세도 무력화하려 하고 있다. 글로벌 조세 형평성을 위해 어렵게 이뤄낸 국제 합의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G7은 28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미국 기업들에 글로벌 최저한세 일부를 면제해주는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최저한세는 연결 매출액이 7억5000만유로(약 1조2000억원) 이상인 다국적 기업은 어디서 사업을 하든 최소 15%의 법인세를 내도록 한 제도다. 특정 국가에서 이보다 낮은 실효세율을 적용하면 다른 국가가 그 차액분에 대한 추가 과세권을 가져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본사나 외국 지사를 법인세가 낮은 조세회피처로 옮기는 다국적 기업을 겨냥해 2021년 이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구글·아마존·메타 등 서버가 있는 국가에서만 세금을 내온 미국 빅테크들이 주요 대상이다. OECD는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전 세계 법인세 수입이 1550억~1920억달러(약 212조~262조원) 늘어날 것이라 추산했다. 조 바이든 전 미국 행정부 등 137개국이 도입에 합의했고 한국도 여기에 동참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제도가 미국의 과세 주권을 다른 나라에 넘겨주는 것이라면서 지난 1월 취임하자마자 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이어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감세 법안에서 889조 보복세 조항을 추가했다. 그러자 압박에 굴복한 G7은 미국이 보복세 조항을 삭제해주는 대가로 미 다국적 기업들에 최저한세를 면제해주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G7에 이어 한국 등 글로벌 최저한세에 동참하기로 한 다른 국가에도 예외를 요구할 것으로 보여 최저한세 제도 자체가 유명무실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트럼프 행정부는 디지털세 무력화에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미국 기업에 디지털세를 부과한다는 이유로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 전면 중단을 선언하면서 “이것은 우리 나라에 대한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캐나다의 디지털세는 연간 글로벌 매출이 7억5000만유로 이상인 기업 중 캐나다에서 올리는 디지털 서비스 매출이 2000만캐나다달러(약 200억원) 이상인 기업이 과세 대상이다. 구글·메타 같은 기업이 막대한 수익을 내면서도 조세 회피 수단을 이용해 서비스를 판매하는 국가에서는 세금을 내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했다.
OECD는 2021년 글로벌 최저한세(필러2)와 디지털세(필러1) 두 기둥을 주축으로 한 국제 조세 협의를 추진했지만 필러1에 대해서는 끝내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에 캐나다·프랑스·스페인 등 일부 국가들은 자체적으로 디지털세를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앞서 국제세금개발센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OECD 조세 합의 파기를 놓고 “필러1·2 시대의 종말”이라면서 “미국은 지난 10년 동안 힘겹게 이끌어온 협상을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어 “이는 조세 다자주의의 미래에 불확실성을 안겼으며 국제 조세체계의 존속에 대한 시급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