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트상위노출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에서 '초가속 시대의 도전, 공포를 넘어 희망으로'를 주제로 열린 <2025 경향포럼>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의 축사가 영상을 통해 나오고 있다.
밀키트를 자주 구입한다. 식구는 둘뿐이고 집밥 먹는 빈도도 낮으니, 직접 찬을 해 먹는 것보다 낫겠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결정이 가능했던 건 생략된 과정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매장에서 직접 고를 정도로 괜찮은 품질의 식재료가 쓰였으리라는 기대, 완벽하진 않아도 어느 정도 깨끗하게 손질됐을 거란 믿음, 조미료를 과도하게 쓰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들이 뭉쳐서 조리 과정의 꽤 많은 부분을 온전히 외주화할 수 있게 된 거다. 여기에 주변 사람, 예를 들면 엄마나 친구들의 한마디도 보탬이 됐다. “요즘 밀키트 깔끔하게 잘 나오더라” “남는 식재료 냉장고에서 굴리지 않으니 더 낫겠어.” 같은 말.
나의 밀키트 사랑은 사실 하루에도 수십 가지씩 하는 의사결정 과정의 일부를 들어내줬다는 점으로도 뒷받침된다. 신경 쓸 것, 결정할 일들이 우리 일상에 생각보다 켜켜이 쌓여 있다. 오늘은 뭘 입을까, 신발은 뭐 신지, 버스를 탈까 지하철로 향할까, 회의 때 이 사안을 어떻게 마무리할까, 글은 뭘 써야 하나, 메일 답변은 무어라 하지, 시댁 갈 때 무엇을 꾸려 갈까, 모임 날짜를 언제 가능하다고 할까 등등 경중조차 가릴 수 없는 수많은 선택 가운데 끼니 준비라는 복잡한 일 하나 처리해준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운 프로덕트들은 어느 과정을 믿음직하게 생략해주고 있을까. AI를 더 잘 쓰고 싶다며, 어떻게 하면 낮은 비용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지 AI 서비스 ‘꿀조합’ 레시피를 알려달라는 요청을 정말 많이 받고 있다. 이때 “저는 챗GPT, 구글 제미나이, 젠스파크를 유료로 써요” 같은 말은 충분치 않다. 정확히 사용 사례를 알려주어야 한다. 가령 “강연 준비할 때는, 제미나이의 딥리서치로 큰 틀을 잡아 살펴보고, 결과물 복사해서 젠스파크에 붙여 발표 슬라이드 만든 뒤에, 마지막에 완성된 슬라이드를 챗GPT에 넣어서 팩트체크도 하고 논리적으로 빈 부분도 채워요”처럼 말이다. “저 사람이 저렇게 준비한 뒤 진행한 강연을 들어봤는데, 흐름이 빈틈없이 좋았다”는 식의 외부 평가까지 붙으면, 도구 추천의 가치는 더 올라갈 거다. 강연 준비를 위해 자료 리서치-흐름 잡기-시각화라는 워크플로의 일부를 AI에게 믿음직스럽게 맡긴 뒤, 자신의 입맛에 맞게 고쳐 나갔을 전문가의 노하우는 그렇게 중요한 사용 사례가 된다.
여전히 많은 AI 서비스들은 대중 사용자들에게 “우선 써보셔야 가치를 안다”며 무료 프로모션을 풀고 기다려본다. 아직까진 사용자 본인이 적극적으로, 프롬프트를 정교하게 맞추어 써야 하다 보니 그 벽을 넘어서는 난도가 높다. 가뜩이나 신경 쓸 것 많은 세상을 살면서, 내 워크플로에 맞추어 AI에게 무얼 물을지를 고민하는 것부터가 부담스럽다.
레시피들을 따라해봐야 나만의 간을 맞추는 법도 터득할 수 있다. 그러고 나서 순두부 밀키트에 부추를 더 넣어봤더니 훨씬 낫더라, 나는 양념은 절반만 넣는다 같은 나만의 입맛을 찾을 수 있다. 모든 대중 사용자가 함께 맨땅에서 시작해 사용 경험의 실패를 경험하고 프로덕트의 사용 가치를 깎을 필요는 없지 않나. AI 서비스들의 품질이 이제 어느 정도는 궤도에 올랐다. 당신은 일상 속 어떤 과정을 AI로 생략하고 있는가.
극찬을 했지만, 돌아온 것은 또 ‘선발 제외’였다. ‘혜성특급’ 김혜성(LA 다저스)이 오른손 투수가 나왔음에도 또 선발서 제외됐다.
다저스는 25일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난타전 끝에 9-7로 이겼다.
이날 김혜성은 선발 라인업에 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김혜성에게 극단적인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에 김혜성은 오른손 투수가 선발로 나설 때만 선발 출전 기회를 잡고 있다.
그런데 이날 콜로라도의 선발 투수는 오른손 투수인 헤르만 마르케즈였다. 원래대로라면 김혜성이 당연히 선발 출전해야할 경기였지만,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을 외면했다.
김혜성이 부진했던 것은 아니다. 김혜성은 지난 5경기에서 타율 0.286(14타수4안타)를 기록하고 있었다. 6월 들어서 타율 0.303, OPS(출루율+장타율) 0.797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특히 지난 23일 워싱턴 내셔널스와 홈경기에서 7번·중견수로 선발 출전, 5회 두 번째 타석에서 상대 선발 마이클 소로카의 노히터를 깨는 2루타를 쳐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도 했다. 이 활약에 로버츠 감독도 경기 후 김혜성을 언급하며 “그가 분위기를 만들어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칭찬은 칭찬이었을 뿐, 로버츠 감독은 이날 다시 김혜성을 외면했다. 심지어 교체 출전도 없었다. 김혜성의 시즌 타율은 0.372, OPS는 0.948이다.
다저스는 4회에 터진 마이클 콘포토의 역전 스리런홈런과 6회에 나온 오타니 쇼헤이의 시즌 27호 쐐기 투런홈런을 앞세워 콜로라도에 9-7로 승리했다. 49승 31패의 다저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