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미국 원전 사업 진출을 위해 현지 유수 건설사들과 연이어 협약을 체결했다고 29일 밝혔다.
이한우 대표를 비롯한 현대건설 경영진은 지난 19일부터 24일까지 미국 시카고와 워싱턴을 방문해 와이팅-터너, 디피알 컨스트럭션 등 건설 엔지니어링 실적 10위권 기업과 자크리, 씨비앤아이 등 원전 관련 경험이 풍부한 다수 건설사와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을 토대로 현대건설은 미국 내 원자력 프로젝트 수행 시 설계 및 기술 검토, 현지 인허가 및 규제 대응, 조달 및 공정 관리, 시공 및 시운전 등에 대해 현지 기업과 협업한다.
최근 미국 정부는 2030년까지 신규 원전 10기를 착공하고 2050년까지 원자력 발전 용량을 4배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번 협약을 통해 전문성을 갖춘 현지 기업과 협력을 강화해 미국 시장 내 안정적 진입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건설은 2022년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와 대형 원전 글로벌 시장 공동참여를 위한 전략적 협약을 맺고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설계 계약 체결을 이뤄낸 바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스마트폰에 기본 설치돼 삭제가 불가능한 ‘선탑재’ 애플리케이션(앱)에 대해 첫 사실 조사에 착수했다고 27일 밝혔다.
방통위는 2023~2024년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 애플 아이폰 등 스마트폰 4종에 선탑재된 앱 187개를 점검한 결과 삼성전자의 ‘스튜디오’(갤러리 앱과 연동된 동영상 편집 앱) 앱이 금지행위 위반 소지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 사실조사를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선탑재 앱 중 단말기 기능 구현에 필수적이지 않은 앱을 이용자가 지우지 못하게 제한하는 것을 금지행위로 규정한다. 방통위는 사실 조사 결과에 따라 금지행위 위반으로 인정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2021년부터 이용자가 자유롭게 삭제할 수 없도록 한 선탑재 앱에 대해 매년 점검해왔다. 2022년,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AR 두들’ ‘AR존’ 등 선탑재 앱 5개에 대해 삭제 가능하도록 행정지도 한 바 있으나 사실조사에 착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통위는 지난 2월 출시된 갤럭시S25, 아이폰16e 등 최신 스마트폰에 대해서도 선탑재 앱 현황 실태점검을 벌이고 있다. 점검을 통해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앱에 대해서는 금지행위 위반 여부를 검토한 뒤 사실조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쿠팡이 물류센터 직원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해온 사실을 폭로한 공익제보자에 대해 올해 초 고소·고발을 취하했지만 경찰에 해당 제보자에 대해 별도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쿠팡 내부 정보를 공익제보한 것도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사실상 범죄자로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시민단체는 27일 경기남부경찰청 앞에서 경찰의 이같은 행위에 대해 규탄집회를 열어 항의했다.
‘쿠팡 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와 공익제보자 김준호씨는 이날 오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남부경찰청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에서 “경찰은 쿠팡대책위와 피해자들의 고소·고발한 건에 대해 수사를 고의로 계속 지연하고, 쿠팡의 공익제보자에 대해서는 강압적인 수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쿠팡 블랙리스트 법률대응팀 김병욱 변호사는 “쿠팡은 블랙리스트 작성·관리에 대한 문제를 인정하고 개선하려 하지 않고, 오히려 공익제보자를 고발하는 등 공격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권과 여론의 압박이 거세지자 쿠팡은 올해 1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에서 (고소·고발건을) 사과했고 모두 취하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그런데 경찰은 사태의 진실을 보려하지 않는 것 같다”며 “(공익제보라 하더라도) 쿠팡의 업무상 자산을 빼낸 것이니 업무상 배임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결론을 내리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 쿠팡측이 고소·고발을 취하했음에도 경찰이 사건을 종결하지 않고 수사를 이어가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공익제보자 김씨도 “쿠팡은 고소 취하와 함께 처벌불원서까지 제출했다”면서 “그런데 경찰은 그것을 무시한 채 (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다고 한다. 쿠팡이 아무것도 못하니 경찰이 쿠팡을 대신해 보복하는 것이냐”라고 말했다.
앞서 쿠팡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는 ‘PNG(Persona Non Grata·기피 인물을 뜻하는 외교 용어) 리스트’라는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의혹을 받아왔다. 쿠팡CFS가 2017년 9월부터 6년에 걸쳐 물류센터를 거쳐간 1만6450명의 재취업을 제한하기 위해 이 리스트를 만들어 운영했다는 것이다.
이 리스트에는 취업 제한자들의 실명·연락처·업무용 ID등 개인정보와 취업제한 사유 등이 기재돼 있었다. 김씨는 지난해 2월 이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공익제보했다.
논란이 일자 쿠팡CFS는 절도 등으로 물의를 빚은 이들의 재취업을 막기 위한 ‘정상적 인사평가 자료’라고 해명했고, 김씨를 업무상 배임 등 혐의으로 고발했다.
고비용에 생명윤리 논란 계속대웅제약, 고형암 약 비임상단계후보물질 유효성 평가 단계 도입새 정부 “대체실험 집중 지원”
신약 개발 과정에서 해오던 고비용과 생명윤리 논란의 동물실험을 대체할 새 시험방법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동물실험 폐지를 공식화하고, 3차원(3D) 세포배양 기술을 이용해 만들어진 작은 장기 유사체인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대체시험을 허용하면서 국내 업계도 이 시장에 적극 뛰어드는 모습이다.
2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현재 고형암 신약 개발을 위한 비임상단계에서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후보물질을 평가하고 있다. 대장암, 위암, 췌장암, 폐암, 유방암 등 총 10가지가 대상이다. 비임상단계에서는 신약의 독성과 유효성(약효) 평가가 이뤄지는데 대웅제약은 암에 걸린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약효 평가를 진행 중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동물실험의 생명윤리와 관련된 문제도 있지만, 동물 구매 및 보관 등에 소모되는 비용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오가노이드 활용은 초기 단계이지만 앞으로 산업 규모가 커지고 기술이 개발되면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오가노이드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오가노이드 산업은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FDA는 지난 4월 약물 개발을 위한 동물실험의 단계적 폐지를 공식화하면서 기존 실험을 오가노이드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인간과 생물학적 차이가 있는 동물 대신 오가노이드를 활용하면 인간 생체 반응을 더 잘 예측할 수 있고, 연구·개발(R&D) 비용도 줄일 수 있어 공중보건과 생명윤리 모두에 이익이라는 취지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은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 시장 규모가 지난해 10억달러(약 1조3500억원)에서 2030년 33억달러(약 4조4700억원)로 연평균 22% 성장할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 업계도 분주해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6일 신약 후보물질 선별 서비스인 ‘삼성 오가노이드’ 사업의 시작을 알리며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를 통한 항암 신약 후보물질 스크리닝(선별)에 주력한다”고 밝혔다.
동물실험을 활용한 후보물질 선별은 윤리적 문제, 낮은 환자 유사성, 비용 부담 등 단점을 안고 있기 때문에 이를 오가노이드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도 “현재 최소 10곳의 후보기업 사이에서 오가노이드 대체시험 협업을 검토하고 있다”며 “동물실험으로 진행되는 전 임상단계에서 동물실험과 대체시험을 병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새 정부 역시 오가노이드 등 첨단 대체시험 개발을 위한 지원을 본격화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7일 “첨단바이오산업의 기술주도권 확보와 국내 바이오기업의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첨단 대체시험법’ 개발을 집중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3차원 세포, 유사장기 등 동물실험을 대신할 대체시험법 관련 핵심 소재·부품과 시스템 개발 지원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올해부터 2029년까지 5년간 진행되는 이 사업에는 총 434억9300만원이 투입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인 지난 3월 ‘동물대체시험법 활성화 법’을 제정하겠다면서 동물 대체실험법 개발과 표준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오가노이드 산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가노이드가 기존 방식(동물실험)을 대체할 정도의 정확성을 가졌는지 등은 추가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며 “정확성 등 기술력과 비용 두 가지 측면이 해소되려면 사용량이 늘어야 하는데, 지금은 지극히 초창기 단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