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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전문변호사 [공감]마음이 기억을 마시고 먹었다
작성자  (221.♡.226.24)
형사전문변호사 정서적으로 이해하면서도 경험적으로 와닿지 않던 말 중 하나가 ‘집밥이 그립다’였다. 난 어디서 무얼 먹든 집에서 먹어온 것에 비하면 대체로 맛있다며 감탄했으니까. 고등학교 야간자율학습 전에 친구들과 요기하러 갔다 순두부의 보드라운 식감을 비로소 알게 되었고, 고소한 가지무침이나 꼬들꼬들한 미역줄기볶음은 대학 후문의 백반집에서 처음 접했다. 나중에 직장을 얻고 부엌과 침실이 분리된 주거공간을 갖게 된 후 이런저런 요리를 시도하며 알았다. 배달음식이든 학식이든 내가 만든 것보다는 맛이 좋다는 사실을. 손맛뿐 아니라 ‘손맛 없음’도 전승되나 싶었다. 집밥과 관련해 이렇다 할 추억이나 기술은 없지만 그렇다고 영혼의 안식을 얻을 음료나 음식마저 갖지 못한 건 아니다.
고풍스럽진 않고 낡고 각지기만 한 건물에서 대학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파르페와 레모네이드를 파는 고전적 카페와 로즈버드나 던킨도너츠 등 프랜차이즈가 섞여 있었고 일부 대학가엔 스타벅스도 들어왔지만, 일상의 일용할 음료는 그 법학관 2층 복도 끝 자동판매기에서 나왔다. 맹맹하고도 쓴맛 났던 블랙커피나 맛의 차이를 도통 알 수 없던 밀크커피와 크림커피 대신 자판기 우유를 즐겨 마셨다. 탈지분유를 뜨거운 물에 녹이고 프리마와 설탕을 가미했을 음료를 한 모금 삼키면 포근포근해졌다. 아기 입맛이라고 주위에서 놀렸지만 내 미각으로 그건 어른의 우유 맛이었다.
공강 시간이면 자판기 앞에서 친구와 재잘댔고, 세미나 함께하자며 후배를 설득했고, 전날 다퉜던 선배와 화해했다. 3학년 마칠 무렵 신축 건물로 이전했지만, 학부 시절 하면 습기 찬 옛 건물의 복도부터 떠오른다. 이후 <무빙>이란 드라마에서 두 특수요원이 자판기 커피를 뽑다 가까워지는 장면을 보며 생각했다. 열아홉과 스물 무렵 내게 수행할 작전 같은 건 없었으나 계단참의 발소리에 귀 쫑긋해진 채 기계에 동전을 최대한 느릿느릿 밀어 넣으면서 어떤 이와 마주칠 계기를 만들고 싶어 했던 순간들은 있었다고 말이다.
생선을 굽거나 조리는 냄새 또한 각별했다. 주택가 아닌 상점 거리에서 풍겨도 가정요리의 느낌을 주며 막연한 향수를 불러왔다. 집에서 자주 해 먹었던 것도 아닌데 어디서 기인한 감정일지. 구시가지에 나갔다가 냄새에 이끌려 식당 문을 밀고 들어서며 궁금했다. 2인석은 다 찬 데다 혼자서 4인용 탁자를 차지하려니 면목 없어 주방 귀퉁이에 의자를 놓고 앉았다. 덕분에 삼치와 고등어, 자리돔 등이 불판 위에서 익어가는 걸 볼 수 있었다. 밥공기는 절반도 안 비우고 야옹이처럼 생선만 말끔히 발라 먹자 생선 굽던 아저씨가 다음엔 미리 말하라 하셨다. 밥 적게 먹으니 삼치를 특별히 큰 도막으로 구워주겠다고. 깍쟁이 느낌의 아주머니가 카운터에서 계산하다 말고 아저씨에게 눈을 흘겼다.
몰래 풋 웃다 기억해냈다. 대상 모를 그리움의 근원을. 열세 살 때 성당 서고에서 꺼내 드니 뿔테 안경 쓴 고등학생 오빠가 그건 네 나이대에 읽는 거 아니라며 내려놓게 했던, 그래서 도리어 사춘기적 호기심이 일었던, 현대고전 중 하나일 소설 <김약국의 딸들>에 나온 구절이다. “두 내외는 계집아이도 없이 퍽 외롭게 살고 있었지만 언제든지 다정스럽고 흡족한 부부다. (…) 생선 한 마리라도 맛나게 보글보글 지져서 머리 맞대고 의좋게 먹는다.”
또 더 있다. 어릴 적 독감으로 밤새 펄펄 끓던 열이 내린 아침, 긴 홈웨어를 입은 외할머니가 “우리 강아지 깼나” 하며 주공아파트 부엌에서 내어주던 식혜의 청량함과 마가린 발라 구워 설탕 솔솔 뿌린 식빵의 달콤함. 지구 저편에서 공부할 무렵 선배 언니가 기숙사 공동부엌에서 만들어준 감자수제비와 박사후연구원 시절 수녀님들이 겨울밤에 과일 썰어 넣고 보글보글 끓여준 뱅쇼. 여름철 배앓이로 종일 굶은 오늘, 마음이 기억을 마시고 먹었다.
국가채무비율 아느냐 묻자김 “20~30%”…실제는 48%
모친 계좌 내역 공개 요구엔한덕수 언급하며 “전례대로”
24일 열린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한덕수 전 국무총리,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등이 수시로 소환됐다. 야당은 “조국 청문회의 재방송”이라며 김 후보자를 압박했고, 여당은 윤 전 대통령과 한 전 총리 등을 들어 방어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청문회에서 야당 공격을 방어하고 김 후보자가 적임자라고 주장하는 데 집중했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성경책을 들고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는 내용이 담긴 마태복음 6장 34절을 낭독한 뒤 “(후보자가) 이 말씀을 몇번이나 되새겼을까 생각했다”며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 후보자가 민주화운동 투옥 생활로 병역을 대신한 것을 부동시로 병역 면제를 받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비교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지금까지 오는 데 있어 특정 종교라기보다 사회의 좋은 선배나 원로 또는 뜻 있는 분들의 말씀이 큰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종교색이 부각되는 것을 경계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조국 프레임’ 공세로 맞섰다. 배준영 의원은 김 후보자가 자료 제출 요구에 대부분 응하지 않았고 참고인·증인 채택이 한 명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6년 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청문회의 재방송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최근 김 후보자의 재산 등록 누락 고발 사건을 배당한 것도 조 전 장관 사례에 빗대 언급했다.
윤석열 정부 유일한 총리이자 전임인 한 전 총리도 소환됐다. 김 후보자는 박균택 민주당 의원이 한 전 총리를 비판하며 의견을 묻자 “반면교사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모친 소유 빌라 관련 계좌내역 공개를 요구하자 한 전 총리를 언급하며 “과거의 전례를 들어 답변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도 이런 자료 공개에는 동의하지 않았다는 취지다.
여야 간 사과 요구 공방전도 이어졌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박선원 의원이 질의 도중 급성간염으로 군 면제를 받은 사례를 꺼낸 데 대해 “제 병역 면제 사유를 언급했다. 지금도 치료받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박 의원은 “급성간염은 빨리 치료해 군대 가는 게 문제없을 거라는 것이 내 의료 상식”이라며 사과를 거부했다.
곽규택 의원은 과격한 발언으로 여당의 사과 요구를 받자 “제가 박선원 의원에게 조용히 하라고 했더니 (박 의원이) ‘야, 조용히 해’ 이렇게 이야기했다”며 “그에 대해 혼잣말로 ‘미친 거 아니야’ 했는데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자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묻는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한 20%에서 30% 정도 사이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지난해 본예산 기준 47.4%, 올해 본예산 기준 48.1%다.
더불어민주당이 24일 서울의 집값 상승은 “윤석열 정권과 ‘오세훈 서울시’의 부동산 (정책) 결과”라고 비판했다. 여당은 공공주택의 공급 확대에 방점을 둔 주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근 서울의 아파트값이 심상치 않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윤석열 정권은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그동안 선심성 정책을 남발해왔다”며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대부분의 규제 지역을 해제했고, 양도세 중과를 완화했으며, 분양 주택 전매 및 실거주 요건도 크게 완화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도 직격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성급히 해제함으로써 부동산 급등세에 기름을 부었다”라고 말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은 정부와 함께 부동산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며 “국민의 주거 안정은 포기할 수 없고, 포기해서도 안 되는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주택 실수요자 보호와 주거 안정을 위해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할 것”이라며 “살기 좋은 공공주택의 공급 확대에 정책적 주안점을 두되, 서울과 지방의 부동산 시장 상황이 정반대로 양극화된 현실에도 유의해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갈 것”이라고 했다.
김남근 의원은 이날 출범한 당 물가대책TF 출범식에서 “윤석열 정부에서 특례보금자리론과 같은 정책금융을 통해 과잉 유동성을 풀었다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로 풀었다 쥐었다 하니 집값이 상반기에 올랐다가 하반기에 진정되는 등 오락가락 정책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진 정책위의장도 출범식에 참석해 “(부동산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필요할 경우 정책위원회, 정부와 협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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