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폰테크 아들 자살 “일반 사망”이라던 군, 증거 제출하자 순직 인정수사관 처벌 요구 시위…‘악성 민원인’ 몰리고 재판서 ‘유죄’
강경화씨는 서울 관악구 수도방위사령부 앞에서 5년째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세상을 등진 아들의 죽음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한 군에 책임을 묻기 위해서이다.
군은 강씨의 말을 ‘소음’ 취급했다. 시위 도중 벌어진 강씨와 군의 충돌을 하나하나 기록해 강씨를 재판에 넘겼다. 1심에선 유죄가 나왔다. 강씨는 불복해 법적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3부(재판장 최진숙) 재판이 끝난 뒤 강씨는 “군인들의 억울한 죽음을 덮어버리고 유족을 괴롭히는 군의 행태를 조금이라도 밝히고 싶다”고 했다.
강씨의 늦둥이 조준우 일병은 2019년 7월 첫 휴가 때 집에서 목숨을 끊었다. 수방사 군사경찰단은 그의 죽음이 군과 무관한 ‘일반 사망’이라고 결론 냈다. 강씨는 믿을 수 없었다. 아들 일기장에선 “선임 병사 때문에 불편하다” “자살하고 싶다”는 내용이 여러 번 나왔다.
강씨는 부대 선·후임을 만나고 정보공개 청구로 증거를 모았다. 자살 한 달 전 사흘 연속 당직 근무를 서는 등 과도한 업무에 시달렸고, 2019년 3·6월 심리검사에서 대인관계 어려움 등 위험신호가 있었는데 전문상담 등 조치가 없었다는 점을 밝혀냈다. 국방부는 2년 만에 순직으로 인정했다.
강씨는 다시 확성기를 들었고 군수사관 손모씨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했다. 군검찰은 수사에 일부 부족한 점이 있었으나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불기소했다. 강씨는 재정신청을 냈지만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군은 손씨를 징계조차 하지 않았다.
시위 5개월째에 군사경찰 5명이 강씨를 찾아왔다. “징계권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할 말 없으니 안 만나겠다고 했어요. 갑자기 혼자서 군인 5명을 만나려니 무섭기도 하고… 그런데 그 수사관을 불러준다길래 ‘사과라도 하려나’ 싶어 일단 따라갔어요.” 손씨는 사과하지 않았다. “저는 자살인지 타살인지만 판단하는 사람”이란 말만 남기고 자리를 떴다. 강씨의 분노가 폭발했다.
아들의 죽음으로 벌을 받게 된 건 어머니였다. 군은 강씨를 ‘악성 민원인’으로 대했다. 강씨는 시위를 멈추지 않았다. 수방사는 2023년 1월 “일반 민원인인 것처럼 행세하는 방법으로 부대 안에 들어가 시위를 하는 등 허가 없이 군사기지에 출입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강씨는 법정에서 자신의 행동을 모두 인정했다. 다만 “아들이 허망하게 죽었는데 군은 덮어버리고, 엄마가 너덜거리는 가슴으로 진실을 밝혀야 하는 게 이 나라 현실”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1심은 지난해 7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판결문엔 강씨 주장을 배척한 이유가 한 줄도 적히지 않았다. 최정규 변호사는 “군이 피해 유족을 예우하진 못할망정 행동 하나하나 트집 잡아 처벌하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경찰과 검찰에 이어 법원도 강씨가 군과 충돌한 배경을 전혀 보지 않았다. 잘못된 판례가 쌓이면 유족들의 1인 시위를 위축시키는 군의 행동이 쉽게 정당화될 수 있다”고 했다. 강씨는 “국가기관에 대한 신뢰가 이미 바닥이라 1심 판결에 화도 나지 않았다. 사회에 대한 신뢰와 희망을 조금이라도 찾고 싶어 항소했다”고 했다.
조타기 고장으로 비상 항해 중이던 여객선 내 승선원 80여명이 해경에 의해 모두 구조됐다.
23일 목포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1분쯤 신안군 장산도 동방 약 1㎞ 해상에서 승선원 87명이 탄 여객선 A호(4720t)가 고장 나 비상 조타로 항해 중이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경은 승선원들을 대상으로 구명조끼 착용 등을 지시하고 인근 경비함정을 급파했다.
승선원들은 경비함정 3척에 나눠 태워 주변 목포 연안여객선 터미널로 옮겼다.
승선원이 탈출한 A호는 선사에서 파견한 예인선을 통해 목포 여객선터미널로 입항할 예정이다.
해경은 승선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해경 관계자는 “해상에서 사고 발생 시 당황하지 말고 즉시 해경으로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문병로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25일 인공지능(AI) 챗GPT 같은 대규모언어모델(LLM)의 발전을 “(AI의) 은유와 추상의 혁명”이라고 말했다.
문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경향포럼> 강연에서 “사람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보고 듣는 모든 것은 주관적으로 해석되고, 의미가 더해진다. 인공지능도 비슷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교수는 ‘트랜스포머 어텐션’이라는 AI 기술에 주목했다. 트랜스포머(인공신경망)는 문장 속 단어들이 서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파악하는 기술이고, 어텐션은 기계가 ‘무엇을 집중해서 볼 것인가’를 배우도록 설계하는 기술이다.
문 교수는 “(트랜스포머 어텐션은) 눈에 보이지 않는 수백 차원의 공간에 단어들을 배치하고, 단어들이 서로 얼마나 가까운지 계산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AI는 단어 사이의 관계를 찾아내고, 그 관계를 바탕으로 문장의 의미를 파악한다”며 “이 기술을 ‘공간의 추상화와 관계의 해석’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관계 추구에 특화된 알고리즘, 지금껏 사용되지 않던 수준의 하드웨어, 그리고 새로운 추상화 능력이 결합된 이 시점은 기술사의 분기점”이라며 “19세기 말부터 20세기 말까지 100년이 과학사에서 찬란한 시기였다면, 지금 이 10여 년도 결코 그에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요즘 AI시장은 1개월이 1년 같을 정도로 변화가 빠르다”며 “현기증이 날 정도”라고 말했다.
문 교수는 현재 가장 주목할 AI기업으로 구글 딥마인드를 꼽았다. 그는 “(구글 딥마인드가) 최적화 AI에 집요하게 도전해왔고, 생성 AI의 패권까지 쥐기 시작했다”며 “AI 시대를 이끌 가장 유력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최적화 AI는 주어진 문제에 대해 가장 최적의 해결책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
문 교수는 구글의 제미나이2.5를 두곤 “왕의 귀환”이라고 표현했다. 문 교수는 6개의 LLM에 자신이 출제한 컴퓨터 알고리즘 중간고사 문제를 풀게 한 결과 제미나이2.5가 78점, 그록3 51점, 챗GPT 49.9점, 클로드-opus4 22.5점 순이었다고 했다. 그는 “중학생 수준이던 제미나이가 이제는 박사 수준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