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폰테크 <※이 기사는 2025년 6월 13일자 경향신문 ‘[여적]성평등 조각’을 재가공하였습니다.>
“미국 헌법은 여성에 대해 어떤 것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미국의 헌법·민주주의 권위자인 로저스 M 스미스가 “대통령·부통령 등을 설명하면서 남성 대명사를 30번 사용한 미국 헌법”이 여성 시민권을 외면한다고 비판하며 한 말이다. 이는 비단 미국 헌법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스미스의 경고는 지난 6·3 대선을 관통한다. 여성 후보 부재, 성평등 의제 실종, 이준석의 성혐오 발언, 유시민의 여성 노동자 폄훼… 여성을 외면하고 홀대하는 정치의 흔적들이다.
한국의 성평등 지수는 처참하고 구조적이다. 윤석열 정부에선 더 뒷걸음쳤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23년 국가성평등지수는 전년보다 낮은 65.4점을 기록했다. 2010년 이후 처음 후퇴했다. 나아가 OECD 회원국 중 하위권을 면치 못하는 유리천장 지수, 여성 국회의원 비율(20%)도 부끄러운 현실이다. 그런데도 여야 후보들은 성평등 가치는 뒷전이었고, 광장의 2030 여성들을 상찬했을 뿐 이들의 요구에 진지하게 답하지 않았다. 후보 캠프에 여성위원회가 없거나 있어도 유명무실했고, 차별금지법·비동의강간죄·성평등 임금공시 확대 같은 반차별 정책 철폐도 의제화하지 못했다. 그러니 “6·3 대선은 여성에 대해 어떤 것도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다”고 고쳐 써도 할 말이 없다.
[플랫]‘분열은 무능의 결과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직전 “성평등은 통합과 포용, 지속 가능한 사회를 실현하는 핵심 가치” “내각 여성 비율을 30% 넘기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11일 현재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이상 공무원 9명이 모두 남성으로 채워졌다. 국민 절반을 차지하는 여성 대표성을 대통령실부터 보장하지 않는다면 공존·성평등 정치는 공허할 수밖에 없다.
6·3 대선은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장 시민들의 열망으로 치러졌고, 그 열망은 내란 세력에 대한 저항만은 아니었다. 불평등·차별 없는 세상에 대한 기대도 포함됐다. 이재명 정부는 그 광장의 맨 앞에서 공동체의 미래를 열었던 여성들의 목소리를 잊지 말아달라. 그 시작은 성평등 가치를 반영한 조각이다. ‘빛의 광장에 모인 사회대개혁 요구를 국정에 반영하겠다’고 한 국민주권정부의 약속을 여성 주권자들은 지켜볼 것이다.
▼ 구혜영 논설위원 koohy@khan.kr
이란이 자국의 핵·에너지 등 시설을 폭격한 이스라엘을 향해 사이버 보복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16일(현지시간) 엑스에 “이스라엘 (방공) 체계가 서로를 표적으로 삼게 하는 새로운 공격 방법을 사용했다”며 “이스라엘의 최신 방어 기술에도 불구하고 미사일로 지상 목표물을 최대한 맞히는 데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이란 측이 이스라엘 방공 체계에 교란을 주는 전술을 사용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사일 여러 발이 지상에 그대로 떨어지는 모습이 담긴 영상도 함께 올렸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다층 방공 시스템으로도 이란의 미사일을 완벽히 막지 못한 이유로 ‘아이언돔 해킹설’을 제기했다. 이란 국영 IRNA통신은 이날 아이언돔이 해킹당해 방공 미사일이 애먼 곳으로 발사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보도했다. 다만 해킹설을 주장한 주체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이란은 지난 13일부터 이스라엘 영토에 중·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자폭 무인기(드론) 300발 이상을 쏘아 올리며 반격했다. 아이언돔이 미사일 대부분을 상공에서 제거했지만 텔아비브 도심과 하이파 정유 시설 등이 심각한 폭격 피해를 입었다.
다만 이스라엘이 폭격을 피할 수 없었던 배경에는 이란이 압도적으로 많은 미사일을 쏘아 올린 데다 중거리 탄도미사일 ‘하지 카셈’ 등 신형 무기를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 시민을 대상으로 한 교란 작전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RNA는 전날 이스라엘군 명의로 이스라엘 시민에게 ‘방공호로 대피하라’는 허위 정보가 담긴 문자 메시지가 발송됐는데 이는 이란의 사이버 공격 일환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시민들은 최근 ‘오늘 자정부터 24시간 동안 연료 공급이 멈출 예정’이라는 거짓 문자 메시지를 받기도 했다.
이스라엘의 ‘일어서는 사자’ 작전이 시작된 후 이스라엘을 향한 해킹 공격이 급증했다는 통계도 나왔다. 이스라엘 보안회사 라드웨어는 작전 개시 전날인 지난 12일 이후 이틀 만에 이스라엘의 정부 기관과 금융·통신 기업, 기반시설 등에 사이버 공격이 700% 증가한 것으로 집계했다.
라드웨어는 “단 이틀 만에 악성 활동이 700%나 급증한 것은 이란 정부와 정부 지지 해커 집단의 사이버 보복 작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사이버 공격은 디도스(분산서비스 거부), 정보 해킹, 멀웨어(악성 소프트웨어) 유포 등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은 러시아, 중국, 북한 등과 함께 미국의 주요 사이버 적대국으로 꼽힌다.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사이버 방어 사령부’는 이스라엘을 포함한 적국의 정부, 군, 에너지 시설 등을 대상으로 사이버전을 벌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사이버 공격은 미사일이나 로켓을 사용하는 것보다 이스라엘과 그 동맹국에 더 광범위한 피해를 주는 수단이 될 수 있다”며 이스라엘의 동맹국인 미국의 정부와 기업도 이란 해커들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의미 있는 이란의 사이버전 활동 흔적은 거의 보지 못했다”고 WSJ에 말했다.
“오늘 공연에 멤버들이 와 계시네요. 사랑해! 멤버들이 군 복무를 끝내고 돌아오는 시점이 됐어요.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릴 게 정말 많겠죠. 열심히 잘 준비해서 보여드릴 테니까 기대 많이 해주세요”(제이홉)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데뷔 12주년 기념일인 지난 13일 다시 뭉쳤다.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멤버 제이홉의 솔로 콘서트 에서다. 진과 정국은 무대에 깜짝 등장했고, RM·슈가·지민·뷔는 객석에서 공연을 관람했다. 제이홉은 BTS의 메가 히트곡 ‘봄날’을 진과 함께 부른 뒤 이같이 외쳤다. “위 아 백!(We are back·우리가 돌아왔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궂은 날씨가 무색할 만큼 공연장은 아미(BTS 팬덤명)의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했다. 제이홉은 우비를 입은 팬들을 향해 감사함을 전하며 “이렇게 의미 있는 날 공연을 하게 되어 영광”이라고 했다. 13~14일 이틀간 열린 이 공연은 지난 2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시작해 전 세계 16개 도시를 순회하는 월드투어의 파이널 앙코르 콘서트다.
지난 11일 전역한 정국은 ‘아이 원더’ 무대에 올라 녹슬지 않은 실력을 보여줬다. 제이홉과 정국은 서로를 마주보며 웃고, 곡이 끝나자 꼭 껴안았다. 정국은 아미에게 “많이 보고 싶었다. 오랜만에 무대를 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다”며 “여기 있어도 되나 싶다. (무대에 대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기도 하는데 너무 새롭다”라고 했다. 정국은 자신의 첫 솔로 싱글곡인 ‘세븐’으로 제이홉과 호흡을 맞춘 뒤 무대 뒤로 사라졌다.
진은 제이홉과 ‘봄날’ 무대를 함께했다. 전주가 흐르자 아미는 멤버들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불렀다. 첫 소절 ‘보고싶다. 이렇게 말하니까 더 보고싶다’가 나오자 “와아”하는 감동의 탄성이 공연장을 뒤덮었다. 진은 “팬분들 앞에 서는 건 너무 떨린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다”며 “데뷔일이라 무대를 해야 될 것 같아서 무대를 시켜달라고 제이홉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부탁했다”고 말했다. 진은 이어 자신의 솔로곡 ‘돈트 세이 유 러브 미’를 홀로 소화했다.
이어 제이홉, 진, 정국 세 사람이 함께 무대에 올라 ‘자메 뷔’(Jamais Vu)를 불렀다. BTS가 팀 활동을 잠시 중단한 이래 일부나마 단체 무대를 펼친 건 2년 8개월 만이다. 일곱 멤버 모두가 마이크를 잡은 건 아니지만 완전체 복귀의 예고편과도 같은 자리였다. 멤버 4명(10일 RM·뷔, 11일 지민·정국)이 제대하는 ‘BTS 전역 슈퍼위크’가 마무리되며 컴백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아진 분위기다. 오는 21일 사회복무요원인 슈가가 소집해제되면 BTS 멤버들은 전원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온다.
먼저 전역해 솔로 활동을 이어간 제이홉은 이번 월드투어에서 총 33회 공연을 펼쳤으며, 누적 관객 52만4000명을 동원했다. 그는 2018년 발표한 믹스테이브 1집부터 13일 발매한 최신곡 ‘킬린 잇 걸’까지 자신의 음악 여정을 두루 훑으며 아미에게 잊지 못할 시간을 선물했다. 제이홉은 “(솔로곡인) ‘항상’이라는 곡을 할 때도 계속 멤버들을 보면서 했다. 멤버들은 저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존재”라며 “그들이 없었다면 저도 없었고, 여러분들이 없었다면 우리 팀도 없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