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폰테크 “일상이 완전히 멈췄죠”
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신안산선 경기 광명구간 지하터널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났다. 15일 이병식 구석말 피해 상가부위원장은 “두 달전이랑 지금이랑 달라진게 하나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석말은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명시 일직동의 신안산선 복선전철 제5-2공구 바로 앞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가장 피해가 큰 이곳에 주민 55명(21세대)이 거주한다. 크고 작은 상점 17곳도 주변에서 영업해왔다.
지난 4월 11일 사고가 발생한 이후 주민들의 일상은 엉망이 됐다. 추가 붕괴 사고에 대한 불안감도 여전하다. 이 부위원장은 “주민들은 아직도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상가도 3곳 정도만 영업을 재개했을 뿐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국토교통부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안전진단 결과가 나와야 복귀 등 일정 논의가 가능하다. 안전진단이 언제 마무리될지는 기약이 없다.
주민들은 사고 발생 이후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 측의 대응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시공사가 피해자인 주민들의 입장을 고려하기보다는 책임을 줄이는 데 급급하다는 것이다.
한 주민은 “붕괴도로는 상부 도로와 지하차도로 나누어져 있는데, 주민들의 입장은 상부 도로와 지하차도를 시공사가 모두 책임지고 정상화(재시공)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시공사가 지하차도는 제외한 채 주민들과 합의하려 하고 있는데, 책임을 조금이라도 줄여 보려고 하려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신안산선 붕괴 사고의 여파는 인접한 다른 마을에까지 미치고 있다. 안양시 만안구 박달동 친목마을 주민들은 사고 발생 이후 마을로 들어서는 도로가 통제되면서 수 ㎞에 달하는 거리를 우회하고 있다. 친목마을 상인들은 도로가 끊기며 마을로 오는 사람도 크게 줄었다며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사태 수습이 지지부진하자 광명시는 자체적으로 진상규명을 추진 중이다. 앞서 광명시는 “사고 원인을 명확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국토부의 조사 활동과 별도로 자체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있다.
이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광명시는 “시행사가 자료 제출 요청 등에 적극적으로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시행사인 넥스트레인은 지난달 13일 광명시 지하사고조사위원회로부터 사고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받았으나, 20일이 지난 이달 초에야 첫 자료를 제출했다. 제출된 자료에는 사고 원인과 관련한 실시설계도와 지하수 유출 관련 자료 등 주요 자료는 빠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광명시 관계자는 “넥스트레인과 포스코이앤씨에 신속한 사고 원인 규명과 피해 보상을 촉구할 것”이라며 “자료 제출에 비협조적인 태도에 대해 행정처분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16일 대구·경북(TK) 지역구 3선인 송언석 의원(경북 김천)을 새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전임 권성동 원내대표에 이어 범친윤석열(친윤)계로 분류되는 송 신임 원내대표가 당선되면서 친윤계가 원내 운영을 계속 주도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송 신임 원내대표는 새 정부를 견제하는 동시에 대선 패배 후 당내 내홍 수습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송 원내대표는 “우리는 정권을 잃은 야당이고, 국회에서 절대 열세인 소수당이다. 변화와 쇄신이 필요하다”며 혁신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106표 중 60표를 얻어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수도권 3선으로 친한동훈(친한)계인 김성원 의원(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은 30표를, 부산·경남(부산 진을) 4선인 이헌승 의원은 16표를 각각 얻었다.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 영남권 의원들이 송 원내대표에게 표를 몰아준 것으로 분석된다.
송 원내대표는 경제 관료 출신으로 행정고시 합격 후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실장, 제2차관 등을 지냈다. 2018년 김천 보궐선거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소속으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21대와 22대 총선에서 당선돼 내리 3선에 성공했다.
송 원내대표 선출로 대선 패배 후 친윤계가 원내 주도권을 유지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송 원내대표는 친윤계 핵심은 아니지만 당내에서는 범친윤계로 분류된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시도 당시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찾고, 지역구에서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어떤 과정이 있었든지 간에 탄핵심판 결과에 대해서는 우리가 승인하고 승복하고 모든 게 끝난 상태”라며 “이것을 다시 거슬러서 다시 얘기하는 게 어떤 도움이 되겠나”라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제1야당 원내사령탑으로서 국회 과반을 차지한 거대 여당과 협상하며 정부·여당을 견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당장 새 정부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추가경정예산(추경) 협상, 법제사법위원장 등 원 구성 등에서 여야 간 충돌이 예상된다. 또한 대선 패배 후 계속되는 당내 통합도 이뤄내야 한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이 맡고 있는 법사위원장직을 두고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맡고 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것이 오랫동안의 관행”이라며 “지금이라도 의회 정치를 복원하기 위해 집권여당이 그런 부분부터 양보하는 것이 순서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 부분은 협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는 당 쇄신과 통합을 위한 혁신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그는 이날 “의견을 수렴해 (혁신위를) 조속히 발족해야 한다”며 “특정 계파나 정파 편향적으로 알려져 있는 분들은 이번 인선에서 가급적이면 2차적으로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임기 연장 여부에 대해선 “임기는 6월30일까지로 돼 있다”며 “전당대회는 조기에 하자는 의원들의 견해가 많았다. 특별한 반대가 없으면 조기에 전당대회를 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 선출로 국민의힘이 쇄신과 더욱 거리가 멀어졌다는 우려도 당내 일각에서 나왔다. 양향자 전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반 혁신·반 쇄신 선거였다”며 “이제 우리 당은 계엄의 늪으로, 다시 탄핵의 강으로, 도로 경북당으로 퇴행했다”고 적었다. 친한계인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선택적 기억상실증”이라며 “자기들이 얼마전까지 무슨짓, 어떤 발언을 했는지는 깡그리 잊어버린 척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