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핵 시설과 군 수뇌부에 큰 타격을 입힌 이스라엘의 ‘일어서는 사자’ 작전은 세계 최강 수준 정보력을 자랑하는 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의 치밀한 사전 침투 작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모사드는 수년에 걸쳐 축적해 온 정보력으로 군 지도부와 핵 과학자들의 침실 위치까지 정확히 파악했고 이번 작전 수개월 전 이미 이란 내부에 잠입해 무인공격기(드론) 발사기지까지 구축해 놓은 상태였다.
CNN·워싱턴포스트(WP) 등은 이번 작전에 직접 관여한 이스라엘 측 고위 관계자 등을 인용해 14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이스라엘에 암살당한 군 수뇌부와 과학자 상당수는 자택 침실에서 최후를 맞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론 공격으로 아파트와 주거 건물이 폭발하면서 “침대에 누워있던 상태로” 사살된 사람도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모사드는 이스라엘군과 함께 이란군 핵심 수뇌부 인사들의 자택은 어디인지, 벙커 등 방호시설은 어디에 있는지 등 관련 정보를 수집해왔다고 한다. 모사드는 지난해 8월 하마스 일인자 이스마일 하니야가 이란 수도 테헤란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그의 동선을 파악해 숙소에 미리 설치해 둔 폭발물로 암살에 성공한 바 있다.
모사드 관계자는 암살 작전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이란군 지도부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지휘관들에게도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측 관계자는 WP에 “누군가는 문틈 아래 편지로, 다른 사람은 전화로, 또 다른 사람은 배우자의 전화로 메시지가 전달됐다”면서 “당신들이 어디에 있든 찾아낼 수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모사드는 더 나아가 이란의 방공망을 무력화하기 위해 이미 몇 개월 전 이란 내부에 정밀 유도무기를 밀반입해 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3일 이스라엘 전투기가 공습을 개시하기 직전 이란 내에 매복해 있던 드론이 테헤란 인근 미사일 발사대를 공격했다. 미사일을 발사대로 실어 나르는 트럭에 매립해 둔 기폭장치도 동시에 폭발해 트럭 1대당 미사일 4기를 파괴했다고 WP는 전했다. 상대 국경 내로 밀반입한 드론으로 러시아의 핵심 군사자산을 공격한 우크라이나의 ‘거미줄 작전’과 비슷한 방식이다.
특히 모사드는 이번 공격 작전을 수행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직접 공개하기도 했다. 통상 비밀리에 움직이는 모사드가 스스로 작전 수행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CNN은 전했다. 공개된 동영상에는 이스라엘 드론이 아무런 방해 없이 이란의 미사일 발사대를 향해 돌진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허를 찔린 이란 고위 관리들은 서로 개인 문자 메시지를 보내며 “우리 방공망은 어디에 있는가?” “이스라엘이 마음대로 공격하고 우리 사령관들을 죽이고 있는데 왜 우린 이걸 막을 수 없는가”라고 분노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홀리 대그러스 선임연구원은 “수년간 모사드에게 이란은 놀이터에 불과했다”면서 “핵 과학자 암살부터 핵시설 파괴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은 지난해 4월 첫 번째 이란 본토 공격 이후 공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이 그림자 전쟁에서 항상 우위를 점하고 있음을 거듭 증명했다”고 CNN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