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불법촬영변호사 느리게 가는 마음윤성희 지음| 창비 | 264쪽 | 1만7000원“초등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엄마가 퇴원하면 구구단 8단과 9단을 외웠다고 자랑할 셈이던 민호의 계획은 이뤄지지 못했다. 어쨌거나 아이는 자란다. 급식 메뉴가 궁금한 고등학생이 됐다. 생일날 미역국을 끓여주지 않은 아버지에게 화가 나 함께 가출하자고 말하는 친구 성규도 있다.성규가 어떤 소원이든 들어주기로 한 ‘생일 쿠폰’을 내미는 통에 민호는 동반 가출을 거절할 도리가 없었다. “바다 보러 가는 건 어떨까?” “싫어. 영화 보면 가출한 애들은 꼭 바다로 가더라. 진부해.” 영화관에서 밤을 새우기로 했다. 마지막 영화를 보고 숨어 있자는 계획이었다.영화가 끝나고 텅 빈 극장 안에서 성규가 무대 인사에 나선 배우처럼 앞으로 나섰다. 민호는 박수를 쳤다. 성규는 부모님이 문방구를 하다 망했고, 이후 아빠가 자신을 보육원에 보낸 일, 다시 만나게 된 일에 대해서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