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편집샵 안토니오 그람시는 대혼란기를 인터레그넘 개념으로 설명했다. “위기는 정확히 말하면 낡은 것이 소멸해가고 있는데 새로운 것이 태어날 수 없다는 사실에 놓여 있다. 이러한 인터레그넘(권력의 궐위와 헌정질서 공백)에서는 극히 다양한 병리적 증상들이 출연하게 된다.”그람시의 진단이 타당하다 해도 12·3 불법계엄 후 우리의 지난 두 달은 단순한 궐위와 공백의 시간이 아니었다. 낡은 것(수구 보수)의 소멸은커녕 그보다 더 낡은(극우 보수) 것의 등장이라는 위기에 직면했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된 대통령 윤석열은 끊임없이 법 집행을 거부하더니 법원에 구속 취소를 청구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을 구속기소한 법원에 유감을 표한 것도 모자라 연일 헌법재판관을 향해 색깔론 공세를 펴고 있다. 국회에 폭력의 상징인 백골단을 세운 것도 이들이다. 지지자들은 1·19 법원 침탈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키며 집권 세력의 법치 농락에 공조했다.이에 더해 8년 전 탄핵의 학습효과 때문일까, 전...
스웨덴의 성인 교육시설에서 대낮에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용의자를 포함해 최소 10명이 사망했다. 수사당국은 용의자 단독 범행인 것으로 보고 동기를 수사 중이다.데이겐스뉴스 등 스웨덴 언론은 4일(현지시간) 수도 스톡홀름에서 서쪽으로 약 200㎞ 떨어진 외레브로 지역에 있는 리스베르크스카 학교에서 오후 12시30분쯤 총격이 시작돼 10명이 사망했으며 부상자 수는 발표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AP통신에 따르면 학생 대다수가 시험을 치르고 집에 돌아간 후라 캠퍼스에 사람이 많지 않았고, 남아있던 학생들은 총탄이 발사되는 소리를 듣고 인근 건물로 대피했다.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은 언론에 “격발 소리를 10차례쯤 들었다” “세 번의 격발 소리외 비명 소리를 들었다”고 말했다.이 학교는 만 20세 이상을 대상으로 초·중학교 교육과 직업훈련 등을 하는 곳이다. 이민자를 대상으로 스웨덴어 수업이 진행되기도 했다.경찰은 기자회견에서 용의자를 포함해 10명가량이 사망했...
머리에 두건을 두른 어머니가 국수를 먹고 있다. 일하다 급히 끼니를 때우는 듯 부엌 바닥에 쪼그리고 앉은 채 그릇도 아닌 바가지에 국수를 담았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1933~2021)의 책 <부심이의 엄마생각>을 읽고 신학철 화백이 그린 그림 ‘어머니’(2006)다.백기완은 생전 “이 그림은 못 팔아, 억만금을 줘도 안 팔아”라고 말했다. 백기완이 ‘노나메기 문화관’을 짓기 위해 그림을 판매할 때도 ‘어머니’만은 내놓지 않고 숨겼다. ‘어머니’의 원화가 16년 만에 일반에 공개된다.평생 불쌈꾼(혁명가)이자 통일운동가, 민중운동가로 살아온 백기완 4주기를 맞아 서울 대학로 ‘백기완마당집’에서 열린 ‘신학철, 백기완을 부르다’ 전시에서다. 한국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화가이자, 백기완과 오랜 우정을 나눈 동무이자 동지였던 신학철은 통일문제연구소가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마다 선뜻 그림을 내주었고, 백기완의 글을 위한 그림을 그리곤 했다. 이번 전시에는 신학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