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1일(현지시간) “규제받지 않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허용하면 이것을 달러 스테이블 코인으로 교환하는 데 속도가 붙을 것”이라며 “자본 유·출입 규제가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이날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열린 ‘ECB(유럽중앙은행) 중앙은행 포럼’ 정책토론에 참여해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한은 총재가 이 포럼의 정책토론자로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재는 “미국에서 지니어스법이 통과되면서 핀테크 등이 정부에 비은행도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한국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블록체인 기술로 고객확인(KYC)과 이상거래 탐지가 가능하다고 하지만 실제로 가능한지 확실하지 않다”며 “내로 뱅킹(대출 없이 지급 기능만 수행하는 제한된 은행)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는 한은의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할지 정부 당국과 대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이날 미국 CNBC 방송 인터뷰에선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하지 않으면 달러 스테이블 코인 영향력 아래 놓여 통화 주권을 잃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원화 스테이블 코인 존재 자체가 달러 스테이블 코인으로의 전환을 더 쉽게 만들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달러 스테이블 코인 사용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다만 비은행권도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발행할 수 있게 해달라는 핀테크 등의 요구를 거론하면서 “새로운 수요를 고려할 때 우리 계획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은이 추진해온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실험의 재조정을 언급한 것이다.
롯데쇼핑은 출산 장려와 육아 지원을 위해 하나은행과 ‘임직원 대상 출산 및 육아 지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2일 밝혔다.
‘세계 인구의 날’(7월11일)을 앞두고 맺은 이번 협약에 따라 롯데쇼핑의 출산 예정이거나 미취학 아동 자녀를 둔 임직원들은 다양한 우대 금리 혜택을 받게 된다.
하나은행의 적금 상품에 가입할 경우 기본 금리에 추가 우대 금리를 받게 되며, 신용 대출은 기존 롯데그룹 우대 금리에서 추가로 금리를 감면해주는 것이다.
롯데쇼핑은 남성 의무 육아휴직와 예비아빠 태아검진 휴가, 아기소망 휴직, 돌봄 휴직을 비롯해 임산부 단축 근무 및 유연 근무, 어린이집 및 자녀 학자금 지원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은 “롯데쇼핑은 임직원이 안심하고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책을 지속해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임직원의 출산과 육아를 위한 든든한 동반자로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심우정 검찰총장 거취에 대한 검찰 내 전망은 엇갈렸다. 일각에선 외유내강형이자 기획통인 심 총장이 새 정부의 수사·기소권 분리 등 검찰개혁 추진 과정에서 검찰 내부를 설득해 합리적 결론을 도출하는 데 역할을 할 거란 기대 섞인 전망을 내놨다. 여권에 찍힌 심 총장이 사퇴 압박을 버티기 어려울 거란 예상도 많았다.
심 총장은 지난 3월 ‘지귀연 재판부’의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 대해 즉시항고를 포기했고, 윤 전 대통령은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수사·재판을 받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심 총장 딸의 외교부 특혜 채용 의혹을 고발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수사 중이기도 하다.
심 총장이 비화폰으로 지난해 10월10~11일 김주현 당시 민정수석과 10여분씩 두 차례 통화한 사실도 드러났다. 당시는 ‘명태균 게이트’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고,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나오기 직전이었다. 심 총장은 검찰 선배인 김 전 수석의 신임을 받았다.
심 총장은 최근 주변에 사퇴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내가 나가는 것이 오히려 검찰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자신에 대한 의혹이 검찰 조직 전체에 대한 비난으로 확대되는 상황이, 검찰개혁 과정에 검찰 입장을 관철하는 데 방해가 될 것이란 판단이었다고 한다.
심 총장은 최근 법무부 장차관, 대통령실 민정수석 인사가 나자 지난달 30일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법무부 차관을 지내다 지난해 9월16일 윤석열 정부 두 번째 검찰총장으로 취임한 지 9개월여 만이다. 임기 2년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검찰 내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한 부장검사는 1일 통화에서 “(검찰개혁 추진 과정에서) 총장이 버텨주고 한마디라도 해주는 게 낫다”며 “검찰 내 평이 좋았는데 윤 전 대통령 즉시항고를 포기하더니 검찰 조직에 윤 전 대통령만큼 패악을 끼치고 나간다”고 비판했다.
심 총장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새 정부와의 마찰은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심 총장은 지난해 총장 인사청문회 때 “수사와 기소는 분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심 총장은 민생범죄 대응 강화를 위해 형사부 인원을 늘리고 직접수사를 하는 반부패수사부는 줄이려고 했으나, 임기 중 여러 정치적 사건 수사가 이어지며 실제 변화는 미미했다.
검찰 고위직에 대한 물갈이도 시작됐다. 법무부는 이날 이재명 정부 들어 첫 검찰 고위직 인사에서 대검찰청 차장에 노만석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정진우 서울북부지검장을 보임했다. 서울동부지검장에 임은정 대전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을, 서울남부지검장에 김태훈 서울고검 검사를, 광주고검장에 송강 법무부 검찰국장을 임명하는 등 주요 검찰청 수장을 상당수 교체했다.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은 최지석 서울고검 감찰부장, 법무부 검찰국장은 성상헌 대전지검장이다. 인사는 오는 4일자로 시행된다.
이진동 대검 차장 등 윤석열 정부에서 승진한 간부 4명은 줄사퇴했다.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은 검찰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어려운 상황에서 먼저 떠나게 돼 죄송한 마음”이라고 했다.
최근 대구 한 기초단체에서 불거진 환경 공무직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해당 지자체장 집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대구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1일 오전 배광식 대구 북구청장 집무실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나서 환경 공무직 채용 관련 서류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지난 5월28일에도 관련 수사를 위해 해당 구청 자원순환과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채용 비리 의혹에 연루된 북구 소속 간부와 업무 담당자 등 공무원 4명을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입건된 이들 중 일부는 지난해 9~11월 진행된 북구청 환경 공무직 채용 과정에서 특정인이 합격할 수 있도록 업무 담당자 등에게 부당한 청탁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공모에서 최종 5명이 합격했는데, 경찰은 이중 2명이 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한다.
경찰 관계자는 “배 구청장이 이번 채용 비리와 관련 있을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벌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