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6일 “삶의 팍팍함 속에서도 공적 책임을 다해왔지만,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 여전히 미흡하실 대목들에 송구하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종배 (인사청문특위) 위원장과 청문위원님들, 지켜봐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 첫 총리 후보자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을 실감하는 시간이기도 했다”라며 “민생 위기를 극복하고 위대한 대한민국 시대를 여는 참모장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야당이 김 후보자의 자료 미제출을 문제삼으며 전날 자신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파행을 빚은 데 대해선 “아쉽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요청하신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이미 말씀드린 상태였다”라며 “결국 주진우 의원께서 제기한 ‘6억 장롱 현금’ 주장의 허위를 사과하는 것이 야당에 부담이 된 듯 하다. 아쉽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18년의 야인 생활 동안, 하늘과 국민이 가장 두렵고 감사함을 온몸으로 배웠다”라며 “인준이 된다면, 국민과 하늘을 판단의 기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되는 시정연설과 관련해 “제2의 IMF 같은 민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추경 편성안 설명”이라며 “국회의 협조와 국민 여러분의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는 “저도 오늘은 국회의원 자격으로 국회에 있다. 국회 인준까지 남은 시간 차분히 기다리며 일할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김 후보자 청문회는 전날 오후 여야의 공방 속에 정회된 이후 재개되지 못하고 자정을 기해 자동 산회했다. 국민의힘은 재산 관련 의혹 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김 후보자 사퇴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6억원 장롱 발언’ 등을 문제삼았다.
김 후보자는 전날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털릴 만큼 털렸다”며 반박에 나섰다.
인사청문특위 차원에선 심사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인사청문특별위원 과반을 점한 여당의 단독 채택이 가능하다. 국회 본회의 표결 역시 과반 의석의 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민주당이 국회 인사청문 시한(29일) 하루 뒤인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인준안 표결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
미군이 이란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의 핵시설을 공습했으나 핵심 시설을 파괴하지 못했고 이란 핵 프로그램을 수개월 지연시켰을 뿐이라는 미국 정보당국의 초기 평가가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사진)이 이란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제거했다고 주장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CNN방송은 24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산하 정보기관인 국방정보국(DIA)이 이란 핵시설 타격 결과에 관한 초기 평가를 담은 5쪽짜리 기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같은 보고서 내용을 입수해 이번 공습 결과 이란 핵 개발이 지연되긴 했으나 그 기간이 6개월 미만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습 전에 미국 정보기관들은 이란이 핵무기 제조를 서두른다면 완성까지 3개월이 걸릴 것으로 추정했다.
DIA는 이란이 핵물질 대부분을 통제하고 있어 핵무기를 만들려고 한다면 비교적 이른 시일 안에 해낼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이 소규모 비밀 핵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고농축 우라늄 상당량을 이곳으로 빼돌렸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공개된 위성사진에서 미군 공격이 있기 전 포르도 핵시설에 트럭이 줄지어 선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DIA는 또 우라늄 농축 장비인 원심분리기의 상태가 기존과 유사하고 주요 핵시설의 지하 건물도 파괴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이란 핵시설이 완전히 파괴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는 거리가 있는 분석이다.
NYT는 “전현직 군 관계자들은 지하 80m 깊이에 있는 포르도 시설을 파괴하려면 여러 번 공습해야 하며 며칠 또는 몇주 동안 같은 지점을 폭격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며 “그러나 트럼프는 한 차례 공습을 승인한 뒤 공격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미군은 지난 21일 포르도에 벙커버스터(지하시설 관통 폭탄) 12개, 나탄즈에 2개를 투하했다. 포르도의 경우 위성사진상 6개의 구멍이 생긴 것으로 미뤄 동일한 지점에 최소 2개의 벙커버스터를 투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백악관은 보고서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완전히 잘못된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런 주장이 담긴 보고서가 유출된 것은 대통령을 폄하하고, 이란 핵 프로그램을 말살하기 위해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한 용감한 전투기 조종사들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그는 “3만파운드(13.6t)짜리 폭탄 14개를 목표물에 투하했을 때 완전한 파괴가 이뤄진다는 것은 모두가 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가짜뉴스 CNN이 실패한 뉴욕타임스와 손잡고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군사 공격 중 하나를 폄하하려 하고 있다. 이란의 핵시설은 완전히 파괴됐다!”고 썼다.
DIA는 이란 핵시설 타격 영향에 관한 평가를 시행하는 여러 기관 중 하나다. 한 고위당국자는 전투 피해 평가가 아직 진행 중이며 다른 보고서는 또 다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에 말했다.
행정부는 이날 연방의회 상·하원을 상대로 진행할 예정이었던 이란 핵시설 공습 관련 정보 브리핑을 돌연 27일로 연기했다.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 마이크 퀴글리 의원(민주)은 유출된 DIA 보고서가 그 원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하며 “좋은 소식이 있는 브리핑은 연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민구 셰프는 젊은 제 경쟁자라고 생각해요. 아니 솔직히 말하면 그의 클라이언트가 되고 싶어요. 좀 까다로운 클라이언트.”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셰프로 꼽히는 알랭 뒤카스(68)의 익살스러운 이야기에 장내엔 웃음이 터졌다. 17개의 미쉐린 스타를 보유한 알랭 뒤카스와 한국을 대표하는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밍글스 강민구 셰프(41)가 30일 서울 광화문의 카페에서 한자리에 앉았다.
두 사람이 만난 건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알랭 뒤카스가 한국을 찾았을 때 그는 밍글스를 찾아 식사하며 그의 섬세한 요리에 대해 극찬했다. 강 셰프를 따라 경동시장을 둘러보며 쉼 없이 질문을 던졌고 현장에 있는 음식과 식재료에 대해 깊은 호기심을 드러냈다.
두 번째 만난 것은 지난 19일 모나코에서 열린 월드베스트 50 레스토랑 시상식에서다. 이 시상식에서 29위에 올랐던 강 셰프는 알랭 뒤카스가 총괄한 갈라 디너에 2차례 참석했다.
디너가 열린 곳은 알랭 뒤카스가 1987년 문을 연 레스토랑 ‘르 루이 15세’로, 그가 33세 때 처음으로 미쉐린 3스타를 받았던 레스토랑이다.
강 셰프는 “최근 4개월간 모나코를 비롯해 마카오, 일본 등 알랭 뒤카스의 레스토랑을 여러 곳 방문했는데 콘셉트와 스타일이 모두 달랐지만 장인정신을 갖고 최고를 추구한다는 점은 변함없이 같았다”고 말했다.
이날 알랭 뒤카스의 방한은 그의 럭셔리 초콜릿 브랜드인 ‘알랭 뒤카스 쇼콜라 파리’ 한국 출시를 앞두고 이뤄졌다.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테라로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내년 상반기 한국에 첫 매장을 낸다.
최고의 파인 다이닝을 선보이던 그가 초콜릿 브랜드를 만든 것은 2013년이다. 카카오를 선별하는 작업부터 완성품에 이르기까지 장인의 수작업을 통해 생산되는 그의 초콜릿은 선별한 식재료로 파인 다이닝을 차리는 것처럼 미식의 영역으로 초콜릿을 만든다는 것을 특장점으로 내세운다. 아시아에 진출하는 것은 7년 전 일본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그는 “스무 살 때 초콜릿 만드는 법을 배우면서 요리를 할지, 초콜릿을 만들지 엄청난 고민을 하다 요리를 선택했는데 쉰 살이 넘어 다시 초콜릿을 3년 넘게 배우고 준비한 끝에 이룬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단순히 초콜릿을 만드는 쇼콜라티에가 아니라 원재료를 선별하고 로스팅해서 완제품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진다”고 덧붙이며 일반적인 초콜릿 브랜드와의 차이점을 강조했다.
강 셰프는 “7년 전 도쿄에 이어 서울을 두 번째로 선택했다는 것은 서울의 미식 시장이 빠르게 발전하고 더 많은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디저트와 다양한 외식 산업의 영역이 더욱 영감을 받고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