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폰테크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전권을 갖고 있는 당 혁신위원장이 되셔도 좋겠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가지 제안을 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당의 혁신을 두고 김 위원장과 신임 송언석 원내대표가 언쟁을 벌이는 상황에 대한 중재안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후보 교체 파동 당무감사 등 자신이 제시한 당 5대 개혁 과제에 대해 바로 당원의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송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 임기를 이달 말로 종료하고, 당 혁신위원회를 꾸려 김 위원장의 5대 개혁 과제를 포함해 혁신 과제를 새로 논의하자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송 원내대표가 최근 선수별 의원 모임을 거치면서 원내에서 먼저 혁신위를 구성하고 이후 새로 꾸려진 비대위에서 추인받는 방향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조 의원의 제안은 김 위원장에게 혁신위원장을 맡기는 방식으로 절충하자는 것이다. 조 의원은 “당원들, 지지자들한테 전국을 다니면서 아이디어를 듣고 새 비대위에 강력하게 요청하면 김 위원장의 개혁 이미지도 더 부각되고 우리 당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지난 10일 늦어도 오는 8월까지 전당대회를 열고 전당대회까지 김 위원장 임기를 연장하자고 밝힌 ‘당의 혁신을 바라는 재선 의원 모임’ 18명 중 한 명이었다. 이 모임은 이후 ‘재선’을 떼고 ‘당의 혁신을 바라는 의원 모임’으로 확대 개편을 추진 중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 의원의 혁신위원장 제안에 대해 “그건 뭐 제 인내심의 한계를 테스트하는 것 아닌가”라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비대위원장으로서 여러 혁신 방안을 말씀드린 바 있고 당내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혁신위원장으로 추천하는 건 이치에 맞지 않다”며 “의원들이 대선 패배에 대한 반성과 변화하기 위한 몸부림에 동참해주시길 다시 한 번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최근 충북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손가락 절단 사고가 발생하는 등 급식 노동자들의 산업재해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 5년간 학교 급식실 산재 건수는 3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취재를 종합하면, 충북 진천의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던 급식 노동자 A씨는 지난 17일 무를 자르기 위해 야채 절단기를 사용하던 중 오른손 중지가 기계에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 직후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봉합수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사고를 당한 후에도 동료 급식 노동자들은 점심 준비를 위해 청심환을 먹고 계속 조리했다. 손가락이 잘린 재해자는 오히려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며 사과했다. 산업안전보건법에는 노동자의 작업중지권이 명시돼 있지만, 학교 급식실 현장에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이후 노조의 요구에 따라 학교 측은 19일과 20일 급식 조리를 중단하고 학생들에게 대체식을 제공했다.
학교 급식실 노동자들은 각종 위험에 만성적으로 노출돼있다. 노동계는 근본적으로 급식실 인력이 부족해서라고 보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충북지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사고는 결코 우연이나 개인 과실이 아니다. 학교 급식실의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고강도 노동, 안전불감증 등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예견된 참사”라며 “학교 급식실은 군대·병원·공공기관 등과 비교해보면 턱없이 적은 인력이 배치된다. 노동자들은 상시로 초고강도 압축노동에 고통받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와 전국 시도교육청이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전국 학교 급식실에서 발생한 산재는 2020년 701건에서 2024년 2166건으로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학교 급식실 산업재해율은 3.7%로, 전체 산재율 0.67%보다 5배 이상 높다.
주요 재해 유형은 화상(1950건), 넘어짐(1719건), 물체에 맞음(527건), 부딪힘(537건), 절단·베임·찔림(455건) 등 순이었다. 특히 화상 산재는 연평균 100건 이상 증가했고, 손가락 절단 사고도 빈번히 반복되고 있다. 사고재해뿐 아니라 근골격계 질환 직업병 산재도 5년간 2.5배가량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지난 5년간 경기 지역이 2350건으로 가장 많았고, 인천(557건), 충남(483건), 서울(477건), 경북(468건), 경남(422건) 등이 뒤를 이었다.
정경숙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노동안전위원장은 “매일 불 앞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손가락을 잘리고도 미안하다고 말해야 하는 학교 급식실을 바꿔야 한다”며 “급식실에도 작업중지권이 보장돼야 하고,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학교급식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