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된 30일 경복궁 나들이에 나선 외국인 관광객이 땀을 닦거나 휴대용 선풍기 바람을 쐬고 있다(왼쪽·가운데 사진). 외국인 어린이가 광화문광장 바닥분수대에 뛰어들어 더위를 식히고 있다.
<권도현 기자·연합뉴스>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3단독 문현정 판사는 노동자들의 노조 가입을 방해하거나 적법한 파업에 부당하게 직장 폐쇄로 맞대응한 혐의(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위반 등)로 기소된 농기구 제조업체 대표이사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2022년 8월 노동자들이 가입하려는 1노조가 아닌 2노조에 가입하도록 권유하며 말을 듣지 않으면 징계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혐의를 받는다.
또 1노조에 가입하지 않으면 특별상여금을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말해 노동자들이 노조 조직 또는 운영을 지배하거나 개입하는 부당노동행위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또 노동자들이 2023년 5월 2일 예고대로 출근 거부 형태로 전면 파업에 돌입하자 이튿날부터 같은해 8월 21일까지 출입문 봉쇄로 직장을 폐쇄했다. 이 기간 일부 조합원이 파업을 중단하고 현장에 복귀하겠다는 업무 복귀 의사를 밝혔음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직장 폐쇄를 계속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문 판사는 “부당노동행위 및 일부 근로기준법 위반의 점과 관련해 피고인이 반성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점은 (양형에) 불리한 정상”이라며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피해자와의 관계,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등 양형 조건을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전국금속노조 대구지부는 기자회견문을 내고 “이번 판결은 2022년 8월부터 3년을 이어온 노조파괴 부당노동행위 범죄에 경종을 울리는 판결”이라며 “조합원들이 아직도 고통받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 보면 실형과 법정 구속으로 이어지지 않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지난 5월28일 서울 중구 을지로 세운상가 인근 재개발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곳에 자리 잡고 있던 점포 74곳 중 48곳이 전부 불에 타버렸다.
화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상인들은 아직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영업재개는커녕 가게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있다.
경향신문이 지난 1일 찾은 화재 현장은 그야말로 ‘도심 속 폐허’였다. 화마가 휩쓸고 간 곳에는 건물 잔해와 집기, 자재들이 불에 탄 이후 그대로 방치돼 있었다. 불이 난 지 34일이 흘렀는데 아직 청소도 하지 못했다. 4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는 재산 피해보다 더 괴로운 것은 다시 장사를 시작할 수 없는 것이다. 상인들은 서울 중구청이 제공한 컨테이너 한 칸에 모여 기약 없이 기다리고 있다.
화재 현장은 높은 철제 펜스로 둘러싸여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피해대책위원장 권영길씨(63)는 “(펜스로) 길이 막혀 간간이 있던 소매 고객들도 아예 끊겼다”고 말했다. 일부 점포는 집주인으로부터 원상복구 요구나 월세 독촉을 받고 있다. 상인 김모씨(58)는 “두 달째 10원도 못 벌고 있는데도 집주인은 월세를 달라고 한다”며 “직원들을 정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중부소방서 관계자는 “화재 감식 결과 화재 원인은 미상”이라며 “현재 피해액을 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전 진단 결과 일대 건물은 사용 불가 판정이 났다.
지지부진한 재개발 사업도 피해 복구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 지역은 서울시가 ‘한국판 롯폰기힐스’를 만들겠다며 추진한 세운상가재개발 지구다. 재개발 행정 계획이 처음 세워진 건 2010년이다. 상인들은 신속한 사업 진행을 기대했지만 이주조차 지연됐다. 피해 상인들은 “시행사와 행정기관이 서로 떠넘기기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행사는 “내년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금을 조달해야 상인들에게 보상할 수 있다”며 당장 재개발 보상비를 줄 수 없다고 했다. 중구청은 보상비와 이주 비용 등은 시행사의 책임이라고 주장한다.
대책위는 중구청에는 사회재난조례나 사회재난보험 적용을, 시행사에는 임시 사무공간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중구청은 “인명피해가 없어 재난대책위를 꾸리지 않았고, 따라서 재난 관련 예산도 없다”고 밝혔다. 시행사는 오히려 매달 관리비와 ‘제소 전 화해 신청 비용’ 명목으로 점포당 60만원가량을 상인들에게 청구했다. 김씨는 “우리의 부주의로 불이 난 것도 아닌데 쫓겨나는 사람한테 그 비용도 내라는 꼴”이라고 말했다. 중개무역업을 하는 한강산씨(44)는 “시행사는 기업이니 돈 얘기만 한다 치지만, 중구청은 세금 꼬박꼬박 낸 주민들을 방관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기본적인 권리를 요구하는 건데 하소연할 곳조차 없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화재 트라우마’도 호소한다. 상인 최모씨는 25년간 운영한 사업장이 전소됐다. 그는 “잠이 안 오는 건 기본이고, 멍하니 있을 때 불 난 게 생각나 괴롭다”고 말했다. 최씨는 주머니에서 약봉지를 꺼내 보이며 “이틀에 한 번 우황청심환, 매일 금왕심단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화재 3주 뒤 운전을 하다 주차장 벽을 들이받았는데 사고 당시 기억이 없다. 화재 후 교통사고를 겪은 상인은 최씨 외에도 2명이 더 있다. 30년째 전기조명 부품 가게를 운영해 온 김경희씨(61)도 “연기를 마신 뒤 아직도 심장이 두근두근 떨린다”고 말했다. 김씨의 남편은 화재 이후 뇌경색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다.
레알 마드리드(스페인)가 유벤투스(이탈리아)를 꺾고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8강에 진출했다.
사비 알론소 감독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는 2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스의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16강에서 후반 9분 곤살로 가르시아의 헤딩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유벤투스에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는 8강에 진출해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몬테레이(멕시코) 경기 승자와 5일 오전 4시 뉴저지주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준결승행을 다툰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2승1무로 H조 1위를 차지하고 16강에 합류했다. 유벤투스는 2승1패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3승)에 이은 G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해 레알 마드리드와 맞섰다.
이날 레알 마드리드는 슈팅 수 22-6, 유효 슈팅 수 11-2라는 기록이 말해주듯 경기를 지배했다. 하지만 유벤투스 골키퍼 미켈레 디그레고리오의 선방 등에 막혀 쉽게 상대 골문은 열지 못했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페데리코 발베르데 등의 슛이 연거푸 골키퍼에게 막히거나 골문을 벗어났다.
단단하게 수비벽을 세우고 역습을 노리던 유벤투스도 케난 일디즈와 랑달 콜로 무아니 등의 슈팅이 무위로 돌아가면서 전반은 득점 없이 마무리됐다.
승부가 갈린 것은 후반 9분이었다.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트렌트 알렉산더아널드가 크로스를 올리자 골문 앞에 있던 가르시아가 헤더로 연결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가르시아의 이번 대회 3호골(1도움)이었다.
이후에도 레알 마드리드는 추가골을 위해 공세를 늦추지 않았고, 유벤투스는 좀처럼 만회골 기회를 만들지 못한 채 결국 무릎을 꿇었다.
급성 위장염으로 조별리그 경기에 모두 결장했던 레알 마드리드의 골잡이 킬리안 음바페는 이날 교체선수 명단에 든 뒤 후반 23분 가르시아가 빠지면서 투입돼 이번 대회에서 처음 그라운드를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