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월드디제이페스티벌에서는 ‘일본 관객은 조용하다’는 불문율이 깨졌다. 공연 둘째날인 지난달 29일 찾은 현장은 뜨거운 함성과 떼창으로 가득했다. 관객들은 너나할 것 없이 방방 뛰며 손을 머리 위로 흔들고 큰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 불렀다.
일본 월디페는 메인스테이지인 월드스테이지를 포함해 드림스테이지와 재팬나이트스테이지 등 총 3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됐다. 관객들은 약 1만8000㎡(5445평·9~11홀 기준) 규모의 공연장에서 여러 스테이지를 오가며 공연을 즐겼다.
월디페에 참가한 DJ들은 각각 약 45분~1시간 공연을 펼쳤다. 29일 월드스테이지는 크게 9개의 공연과 클로징쇼로 구성됐다. DJ들은 “도쿄!” “아리가토 고자이마스(일본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외치고, 무대에서 대형 일장기를 흔들기도 했다.
마지막 순서로 무대에 선 미국 EDM 듀오 체인스모커스는 그들이 왜 헤드라이너인지 실감케했다. 체인스모커스는 ‘로지스’를 시작으로 약 75분간 공연했다. ‘클로저’ ‘파리’ ‘섬싱 저스트 라이크 디스’ ‘돈트 렛 미 다운’ 등 히트곡은 EDM 문외한도 그들의 무대를 즐길 수 있게 했다.
체인스모커스는 “원! 투!”라고 외치며 능숙하게 관객 호응을 유도했다. 그들의 등장 전부터 휴대전화로 영상을 찍으며 기다린 관객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그들을 환영했다. 멤버 앤드류 태거트는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려 리듬을 타고, 관객들과 ‘에이 요’를 주고 받았다. 그가 플로어로 잠시 내려오자 관객들이 그를 가까이 보기 위해 무대 앞으로 몰리기도 했다.
시내와 다소 거리가 있는 도쿄 인근 공연장에서 개최된 터라 근처에서 숙박한 관객들이 물품 보관소에 캐리어를 맡기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통상 헤드라이너 공연 시간대인 저녁에 사람이 몰리는 한국 공연과 달리, 일본은 특유의 ‘오픈런’ 문화로 공연 시작을 한 시간 앞두고 공연장이 열리는 오전 11시부터 100명 넘게 줄을 섰다. 장애인 등 이동약자도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플로어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한 점도 눈에 띄었다.
이번 공연은 한국 토종 EDM 페스티벌을 해외에 수출한 첫 사례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공연 기획사이자 월디페 주최사인 비이피씨탄젠트가 다양한 온라인 프로모션, 콘텐츠 제작과 공연 사업 등을 벌이는 일본의 사무라이파트너스에 라이선스를 판매했다. 김은성 비이피씨탄젠트 대표를 비롯해 한국 연출팀이 일본 현지로 와 기술과 운영 노하우를 전수하며 공동주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연이 끝난 뒤 만난 김 대표는 “한국에서 살아남은 페스티벌이 글로벌에서도 통한다는 걸 증명한 날”이라며 “일본에 와서 이만큼 성공할 줄도 몰랐고, 공연에 감동해주는 관객들이 있는 게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20년 넘게 수백개의 공연을 만들었다는 김 대표는 “관객이 평가하는 게 정확하다”며 아직도 관객이 가장 무섭다고 했다. 지난달 28~29일 양일간 모여든 5만2000명의 관객은 그에게 매진이라는 선물을 안기며 성공을 확신케했다.
김 대표는 이번 공연이 흥행한 이유로 “관객들의 니즈를 잘 알았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아티스트가 아닌 브랜드를 판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연 기획자가 아니라 대중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음악으로 무대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와 함께 만난 이리에 히로유키 사무라이파트너스 대표이사는 월디페 유치 전 직접 한국에 와 공연을 관람했다고 한다. 그는 “세계 각국의 페스티벌을 가봤는데 월디페가 그중에서 최고로 좋았다”며 월디페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높게 평가했다. 그는 실내 개최에 적합한 대형 공연장인 마쿠하리 멧세를 대관하고 투자도 아끼지 않으며 이번 공연 성공에 큰 역할을 했다.
통상 야외에서 열리는 한국 공연과 다르게 실내 공연장에서 열린 점을 제외하고는 한국 공연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본 현지화에 주력하지 않은 건 일본 주최 측 요청이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K팝 등 한국 문화가 일본 젊은 세대들한테 통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올해로 19회를 맞은 월디페는 일본을 시작으로 전세계로 뻗어 나간다. 김 대표는 “월디페가 한국만의 행사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며 “해외 여러 국가와 (라이선스 수출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선 내년에도 개최될 예정이다. 29일 공연이 끝난 뒤 무대에는 ‘시 유 어게인 인 2026’(See you again in 2026·2026년에 다시 만나요)라는 문장이 나왔다.
기아가 지난해동안 지속가능경영 성과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정보를 담은 2025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무브’(MOVE)를 발간했다고 30일 밝혔다.
기아는 고객, 투자자, ESG 평가기관 등 국내외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위해 매년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2022년부터는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고자 별도 인쇄 없이 PDF 형태로 발간 중이다.
이번에 발간한 무브는 송호성 최고경영자(CEO) 메시지 및 기업 소개를 담은 ‘기업 개요’, 기아 ESG 비전과 연간 주요 성과 등을 담은 ‘ESG 추진전략’, ESG 세 가지 영역별 세부 추진 성과와 계획을 정리한 ‘환경/사회/지배구조’, 3개년의 ESG 정량 데이터를 담은 ‘ESG 데이터·지표’ 등 네 가지 파트로 구성했다.
올해 무브는 특히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 SASB(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TCFD(Task 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 ESRS(European Sustainability Reporting Standards) 등 글로벌 공시 가이드라인을 준용했다고 기아는 설명했다.
기아의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는 기아 홈페이지(worldwide.kia.com) 내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메뉴에서 누구나 열람 가능하다.
기아 송호성 사장은 “기아는 ‘영감을 주는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한 움직임’이라는 비전 아래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언제나 최우선으로 삼았다”며 “앞으로도 글로벌 환경·사회 문제의 적극적인 해결을 모색하는 가치 있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 영화 ■ 소울메이트(OCN 오전 8시10분) = 1998년 여름의 제주도, 하은은 전학생 미소와 그림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가까워진다. 고등학생이 된 하은은 남자 친구를 만나고, 미소와 하은, 하은의 남자 친구는 친하게 지낸다. 어느 날 미소가 갑작스레 서울로 떠나고, 미소와 하은은 각자의 삶을 살며 어른이 된다. 작은 오해로 멀어졌다가 깊은 그리움으로 재회하기를 반복하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 예능 ■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MBC 에브리원 오후 8시30분) = 스코틀랜드 모델 겸 배우 미치가 고향 친구들을 한국에 초대한다. 스코틀랜드 전통 의상 ‘킬트’를 입고 입국한 이들은 강북 수유 거리로 향해 미나리 삼겹살을 맛본다. 여행 둘째 날에는 경기도 가평을 찾아 본격적인 ‘익스트림 액티비티’를 체험한다. 세 친구는 2418m의 국내 최장 길이를 자랑하는 코스형 집라인을 타며 즐거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