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가입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인 중흥기를 맞은 것은 제작자, 아티스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사람이 오랜 시간 노력을 축적해 온 결과다.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
지난 18일 개봉한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엘리오>에서 특수효과(FX) 제작을 담당한 이재준 이펙트 테크니컬 디렉터는 24일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BTS 등 다양한 한국 콘텐츠가 주목받으면서 주목받지 못했던 아티스트 분들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며 “한국인들은 정말 열심히 일하고, 한국인만의 특별한 치열함이 있다”고 말했다.
이 디렉터는 물, 불, 연기 등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드는 전문가다. <엘리멘탈>, <인사이드 아웃 2>등 굵직한 작품들에 참여했다. 약 1000여 명의 디즈니·픽사 구성원 중 한국인은 10여 명이다.
그는 자신의 그래픽 작업을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펙트는 자연현상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일이에요. 표정은 없지만, 연출자가 원하는 느낌을 기술적으로 전달하는 거죠.” <엘리오>는 외계인 납치를 꿈꾸는 소년 ‘엘리오’가 지구 대표로 우주에 소환되며 겪는 일들을 담았다. 극 중 엘리오는 바닷가에서 우주와 통신을 시도하는데, 모래와 바다 표현을 이재준 디렉터가 담당했다.
그는 “많은 이펙트 중 물 표현이 가장 어렵다고 꼽힌다”며 “관객이 보는 화면 1~2초를 만들기 위해서 컴퓨터 수천 대가 사용될 정도로 복잡한 값이 필요해 굉장히 도전적인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모래 표현에 대해서도 “현실감을 높이기 위해 무거운 시뮬레이션을 사용했다”고 말하며 “엘리오에서는 아주 세밀한 모래 작업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영화 속 가장 좋아하는 부분으로 엘리오가 바다에 빠지는 장면을 꼽았다. “거친 바다를 통해 그의 상실감이나, 다급함을 표현하고자 했다”며 “반대로 차분한 감정을 연출할 때는 현실의 바다보다 더 잔잔한 모습을 구현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라는 건 결국 스토리 텔링”이라며 자연현상을 통해 인물의 감정을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전라북도 고창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이 디렉터는 어린 시절 친척의 손에 이끌려 <라이온 킹>을 보고 애니메이터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아주대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뒤 미국으로 건너가 석사 과정을 하면서 FX 분야를 공부했다. 대학원 졸업 후엔 로스앤젤레스에서 광고, 영화, 뮤직비디오 등을 만들다가 2021년 픽사에 시니어 아티스트로 합류했다.
그가 가장 사랑하는 픽사 애니메이션은 <월-E>다. 그는 “대사 없이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점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그는 <월-E>를 연출한 앤드루 스탠튼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토이 스토리5>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그는 “픽사의 애니메이터로서 애니메이션 역사의 한 페이지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에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더 많은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김건희 여사 등에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건진법사’ 전성배씨(65)가 23일 재판에 출석하면서 침묵으로 일관했다. 전씨는 특별검사 수사를 받게 된 입장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관계자에게서 받은 김 여사 선물용 목걸이 전달 여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정치자금법 위반과 김 여사 청탁 의혹 등 혐의를 입증할 만한 진술을 확보하기 위해 검찰은 전씨의 ‘입’에 주목하고 있다.
전씨는 이날 오전 서울남부지법 형사9단독 고소영 판사 심리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의 3차 공판에 출석했다. 지난달 12일 2차 공판 이후 6주만이자 김 여사 청탁 의혹 사건 특검이 구성된 뒤 첫 재판이다.
전씨는 이날 법정으로 들어가면서 ‘특검 수사를 받게 된 입장이 어떤가’ ‘김 여사 선물용으로 받은 목걸이와 명품가방을 잃어버렸다는 입장이 동일한가’ 등 취재진 질문을 받았지만 아무 답도 하지 않았다. 오전 11시37분쯤 재판을 마친 뒤에도 같은 질문을 받았지만 묵묵부답하며 법정을 빠져나갔다.
전씨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2018년 1월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당내 경선에 출마한 경북 영천시장 후보자 정모씨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전씨가 정씨에게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을 통해 공천을 받도록 해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본다.
이날 재판에서 고 판사는 “1억원의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 자금의 성격을 봐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씨는 정씨로부터 받은 1억원을 윤 의원에게 전달하지 않았다는 입장인 반면 정씨 등은 윤 의원에게 전달하기 위해 전씨에게 자금을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검찰은 전씨의 혐의에 사기죄를 추가하도록 공소장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이 제출한 의견서를 보면 검찰은 “전씨가 윤 의원에게 전달할 의사 없이 자금을 받았다면 이는 정치자금법 위반죄와 별개로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씨 측은 사기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며 방어권을 충분히 보장받지 못했다고 반발했다. 재판부는 오는 9월22일 사기 혐의에 대한 증인신문을 열기로 했다.
전씨는 김 여사에게 청탁 목적으로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을 건넨 혐의도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합수단(부장검사 박건욱)은 최근 전씨의 휴대전화에서 김 여사 측에 ‘윤 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해 달라’고 한 통일교 인사 명단을 확보했다. 다만 전씨가 초청 문자를 보낸 통일교 간부 4명이 실제 취임식에 참석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전씨가 청탁을 목적으로 실제 김 여사에게 선물 등을 건넸다고 볼 수 있을지 물적 증거과 진술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씨의 청탁의혹 사건은 민중기 특검팀이 수사할 예정이다. 검찰은 ‘건진법사 수사보고서’를 작성해 수사 기록과 함께 특검팀으로 인계할 예정이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23일 구속영장 심문을 앞두고 재판부 기피신청을 하자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가 이를 기각해 달라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조 특검은 이날 기자들에게 “김 전 장관의 재판부에 대한 기피신청과 관련해 오늘 형사소송법 20조 1항의 재판 지연 목적이 명백한 행위임과 동시에 22조 단서의 급속을 요하는 경우이므로 소송 진행이 정지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기피 신청이 소송 지연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명백하면 재판부가 결정으로 이를 기각할 수 있다. 또 이를 제외한 경우엔 소송 진행을 정지해야 하나, 이때에도 급속을 요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하는 조 특검은 지난 18일 김 전 장관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또 법원에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해달라고 요청했다. 내란 중요업무 종사 혐의로 1심 재판을 받는 김 전 장관의 구속기간(6개월)이 오는 26일 만료를 앞두고 있어 그가 석방되는 사태를 막기 위한 목적이다.
김 전 장관의 새 혐의 사건 재판을 배당받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재판장 한성진)는 이날 오후 2시30분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 심문을 할 예정이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오전 “법원이 불법 공소장을 받아들이고 공소장 송달 절차도 없이 함부로 영장 심문기일을 지정했다”며 재판부 기피신청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