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건에 이르는 각종 의혹으로 민중기 특별검사팀 수사를 받는 김건희.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말처럼 비리와 음모, 허위 경력과 학력으로 점철된 작금의 김건희를 만든 것은 젊은 시절 저지른 논문 표절인지도 모른다.
1999년 숙명여대 대학원 졸업을 앞두고 김건희는 ‘파울 클레(Paul Klee)의 회화의 특성에 관한 연구’라는 50여쪽짜리 논문을 썼다. 선행 연구 문헌과 단행본 몇 권을 대놓고 베껴 지도교수가 조금만 관심을 가졌다면 논문은 쓰레기통에 처박히고 그는 혼쭐이 났을 것이다. 그러나 논문은 통과됐고 그는 석사 감투를 쓰게 됐다. 박사 논문은 2008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 전문대학원에 제출한 ‘아바타를 이용한 운세 콘텐츠 개발 연구 : 애니타 개발과 시장적용을 중심으로’. 언론 보도와 인터넷 블로그 글 등을 짜깁기한 거지만 역시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회원 유지’를 영어로 ‘Member Yuji’라고 표현한 논문은 이보다 한 해 전에 나왔다.
그런데 이제 와서 숙명여대가 김건희 석사 논문을 취소했다. 최근 대학 내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연진위)의 학위 취소 요청을 검토한 끝에 수용했다고 밝혔다. 숙명여대는 민주동문회와 일부 교수들이 김건희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하자 2022년 2월 연진위를 구성해 예비조사에 착수했고, 그해 12월 본조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연진위는 수차례 조사 기간을 연장하면서도 결과를 알리지 않고 그저 쉬쉬하기에 급급했다.
국민대는 숙명여대 덕에 손도 안 대고 코를 풀었다. 국민대는 “박사 학위 과정 입학 시 제출한 석사 학위가 취소된 경우 (박사 학위) 자격 요건을 상실한다”고 밝혔다. 석사 학위가 취소됐으니 박사는 자동 취소라는 것이다. 국민대 역시 학생과 교수, 동문이 들고일어나 김건희 논문이 표절이라고 했지만 외면했다.
사필귀정이라고 하기엔 너무 늦었다. 해방되자 독립운동하겠다고 나선 격이다. 표절은 개인의 일탈일 수 있지만, 이를 바로잡지 못한 건 대학의 책임이다. 김건희 논문으로 상아탑이 부끄럽다. 부당한 권력에 굴종하는 대학은 진리 탐구의 전당이 아니다. 김건희를 지도하고 비호한 교수들에 대한 징계가 있어야 한다.
조현 외교부 장관 내정자가 25일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 의혹을 두고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 내정자 측은 이날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비서실에서 재개발 관련 업무를 다루는 지위 및 보고 라인에 있지 않았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조 내정자가 외교부 1·2차관과 주유엔 대사를 지낼 때인 2018~2022년 재산공개 내역 등에 따르면 그의 배우자 이모씨는 2003년 6월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 도로부지 90㎡(약 27평)를 매입했다. 조 내정자가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에 파견 근무를 시작하고 한 달쯤이 지난 시점이었다. 해당 부지는 그해 11월 한남뉴타운 3구역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조 내정자가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지를 산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 내정자 측은 그러나 “당시 한남동 지역 재개발 계획이 예상된다는 점이 널리 알려진 상황이었다”라며 “부동산에서 자금 상황에 맞춰 도로 부지 매입을 권유해 해당 부지를 취득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당 부지 매입 당시 무주택자였다”라며 “가지고 있던 자금으로는 주택 마련이 여의치 않아 여러 지역을 알아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조 내정자의 배우자 이씨는 이 부지를 2020년 12월 11억2000만원에 매각했다. 10억가량의 시세 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조 내정자 측은 “한남동 지역 재개발이 지연돼 해당 부지를 장기 보유하고 있다가 이후 재개발 움직임이 살아나 부동산 가격이 지속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라며 “그러나 문재인 정부 당시 고위공직자 다주택 보유 자제 기조에 따라 매각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 내정자는 당시 주유엔 대사를 맡고 있었다.
조 내정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매매가의 45%를 세금으로 세무사를 통해 냈다”라며 “부지 가격이 오르고 있어서 제 아내는 조금 더 두자고 했지만 저는 원칙이 중요해서 팔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에 20여년 정도 매물을 보유하고 10억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는 경우는 주변에서 많이 봤다”라며 “악의성 투기 의도가 아니라는 취지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26일 “삶의 팍팍함 속에서도 공적 책임을 다해왔지만, 국민 여러분의 눈높이에 여전히 미흡하실 대목들에 송구하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종배 (인사청문특위) 위원장과 청문위원님들, 지켜봐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정부 첫 총리 후보자로서의 막중한 책임감을 실감하는 시간이기도 했다”라며 “민생 위기를 극복하고 위대한 대한민국 시대를 여는 참모장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야당이 김 후보자의 자료 미제출을 문제삼으며 전날 자신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파행을 빚은 데 대해선 “아쉽다”고 했다. 김 후보자는 “요청하신 자료를 제공하겠다고 이미 말씀드린 상태였다”라며 “결국 주진우 의원께서 제기한 ‘6억 장롱 현금’ 주장의 허위를 사과하는 것이 야당에 부담이 된 듯 하다. 아쉽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18년의 야인 생활 동안, 하늘과 국민이 가장 두렵고 감사함을 온몸으로 배웠다”라며 “인준이 된다면, 국민과 하늘을 판단의 기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진행되는 시정연설과 관련해 “제2의 IMF 같은 민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추경 편성안 설명”이라며 “국회의 협조와 국민 여러분의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는 “저도 오늘은 국회의원 자격으로 국회에 있다. 국회 인준까지 남은 시간 차분히 기다리며 일할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김 후보자 청문회는 전날 오후 여야의 공방 속에 정회된 이후 재개되지 못하고 자정을 기해 자동 산회했다. 국민의힘은 재산 관련 의혹 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김 후보자 사퇴를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의 ‘6억원 장롱 발언’ 등을 문제삼았다.
김 후보자는 전날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털릴 만큼 털렸다”며 반박에 나섰다.
인사청문특위 차원에선 심사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인사청문특별위원 과반을 점한 여당의 단독 채택이 가능하다. 국회 본회의 표결 역시 과반 의석의 여당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다. 민주당이 국회 인사청문 시한(29일) 하루 뒤인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인준안 표결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