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조건 포성이 멈추지 않는 우크라이나의 비극은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폐허 위에서도 포도나무는 자란다.
국내 와인애호가들에겐 비교적 생소한 우크라이나 와인이 수입·판매된다. 와인수입사 헤븐리글렌은 이달부터 우크라이나 대표 와이너리 ‘샤보(Shabo)’의 레드, 화이트, 스파클링 등 5종의 와인을 판매한다. 헤븐리글렌 조한태 대표는 “지난해 서울국제주류박람회에서 처음 샤보 와인을 접했다”며 “새로운 와인 산지에 관심이 많은 국내 소비자들의 기대를 만족시킬 만한 맛과 품질을 갖춘 와인”이라고 소개했다.
2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샤보는 우크라이나 와인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디캔터, IWSC 등 국제적인 와인 평가에서 다수 수상한 바 있다. 미국과 캐나다, 독일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 세계 25개국에 수출 중이다.
기원전 8세기에 양조용 포도를 처음 재배한 우크라이나는 조지아, 몰도바, 루마니아 등과 함께 동유럽의 대표적인 와인 생산지로 꼽혔다. 구소련 시절 고르바초프의 금주 정책 탓에 우크라이나의 와인 산업이 침체기를 맞기도 했으나 독립 이후 다양한 와이너리들이 현대적 기술을 결합해 개성 있는 와인을 생산하면서 동유럽 지역에서 명성을 쌓았다.
와이너리가 많이 있던 크름반도가 2014년 러시아에 합병되면서 위기가 찾아오는 듯했으나 오데사 등 흑해 지역을 중심으로 더 많은 와이너리가 생겨났다. 고품질 와인 생산에 박차를 가하던 우크라이나 와이너리들은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다시금 위기를 맞았다. 격전이 벌어졌던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 많은 와이너리가 훼손되는 등 피해를 보았다. 국제와인기구(OIV)에 따르면 전쟁 발발 후 2년 동안 우크라이나 포도 재배면적은 4만1800㏊에서 2만6600㏊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전쟁 속에서 우크라이나가 생산하는 와인은 오히려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영국 와인 전문지 디캔터는 “역경 속에서도 혁신적인 와인을 보여주는 우크라이나의 시도에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디캔터’와 함께 와인 전문지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미국 와인스펙테이터도 지난해 3월 “러시아 침공 이후 35개의 새로운 와이너리가 추가로 생겨나는 등 수제 와인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데 이는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는 희망이자 저항의 문화로 받아들여진다”고 분석하면서 “우크라이나 와이너리들이 생존을 위해 수출에 매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대표는 “공급망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샤보는 수년간 여러 나라에 안정적으로 수출해오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의 화이트 와인 토착 품종인 ‘텔티 쿠룩(Telti Kuruk)’ 등 앞으로 더 다양한 와인을 들여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달 초 와인업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열렸던 우크라이나 와인 시음회에서는 ‘오리지널 컬렉션 샤도네이’와 ‘사페라비 리저브’가 특히 호평을 받았다. 샤보는 오는 26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서울국제주류박람회에서 일반 관람객들과도 만난다.
한편 디캔터는 지난해 주목할 만한 주요 우크라이나 와이너리 5곳으로 샤보를 비롯해 베이쿠시(Beykush), 볼그라드(Bolgrad), 콜로니스트(Kolonist), TM 빌라 틴타(TM Villa Tinta)를 꼽았다.
강원 정선군은 오는 7월 1일부터 지역 내 구간을 운행하는 모든 노선의 공영버스 이용을 전면 무료화한다고 23일 밝혔다.
정선군은 2020년 7월 버스 완전 공영제를 도입해 맞춤형 공공교통체계를 구축한 데 이어 5년 만에 실질적인 교통복지 확대를 위해 외국인 포함, 전 국민을 대상으로 버스 이용료를 전면 무료화하기로 했다.
기존 65세 이상 노인과 청소년, 저소득층, 장애인 등에게만 적용되던 무료 이용 범위를 전 국민으로 확대해 누구나 자유롭게 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정선군은 그동안 공영버스를 이용하는 일반 주민과 관광객에게만 1000원의 단일 요금제를 적용해 왔다.
오는 7월 1일부터 지역 내 구간을 운행하는 공영버스인 ‘와와버스’의 이용 요금이 전면 무료화됨에 따라 기존 선·후불 교통카드와 와와카드 등을 승차 단말기에 태그하면 자동으로 ‘0원’이 적용된다.
이후 2026년부터는 AI 시스템을 도입해 승차 단말기에 카드를 태그하지 않아도 간편하게 승·하차할 수 있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해당 시스템을 통해 버스 이용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향후 노선 조정 등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기로 했다.
또 정선군은 공영버스 전면 무료화 시행에 맞춰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여량 방면 11번 버스와 고한 방면 2-3번 노선을 신설해 막차를 연장하고, 11개 노선에 대해서도 운행 횟수를 증회하고, 경유지를 변경하는 등 수요에 맞춰 노선을 운영할 예정이다.
세부 사항은 정선군청 인터넷 홈페이지와 정선군 버스정보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최승준 정선군수는 “공영버스 전면 무료화는 주민 모두가 차별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지역사회의 기반을 마련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며 “대중교통 이용의 접근성을 높여 지역 관광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선군이 ‘시내버스 완전 공영제’를 시행한 지 4년 만인 2024년 기준 연간 이용객 수는 93만3000여 명으로 2020년에 비해 약 165% 증가했다.
하루 평균 이용객 수도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대중교통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분석됐다.
버스 노선과 차량 대수도 많이 증가하면서 주민들의 이동 편의가 한층 높아졌고, 정규직 승무원 고용이 늘어나 지역 내 일자리 창출에도 이바지했다. 공영제 시행 전 연간 66억 원에 달하던 운영 예산도 현재 55억 원 수준으로 낮아져 11억 원의 예산 절감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