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변호사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 때 녹색점퍼 차림으로 법원 유리창 등을 파괴했던 이른바 ‘녹색점퍼남’이 1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으로 1심이 선고된 피고인 중 가장 높은 형량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5단독 김형석 부장판사는 19일 특수건조물침입, 특수공용물건손상 등 혐의로 기소된 전모씨(29)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 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로 1심 선고를 받은 11명 중 최고 형량이다. 앞서 검찰은 전씨에게 징역 4년을 구형했다.
김 부장판사는 “법원 재판 결과가 자신의 견해와 다르다는 이유로 폭력으로 법원을 공격한 것은 법치주의 근간을 흔드는 심각한 범죄이며 그릇된 애국심의 발로”라고 질책했다. 이어 “전씨가 매일 반성문을 제출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면서도 “피고인에게 책임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법원 난입 과정에서 경찰을 밀쳐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기소된 최모씨(66)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전씨는 지난 1월19일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에 반발해 서부지법에 침입하고 기물을 파손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에 따르면 전씨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파손된 경찰 바리케이드 등으로 법원 당직실 창문을 내리쳐 깨뜨렸다. 소화기로 출입 통제 장치를 내리쳐 파손하고, 경찰에 소화기를 난사한 혐의도 받았다. 영장 발부 판사를 잡겠다며 법원 7층에 올라가 판사 사무실을 수색하기도 했다. 범행 후에는 부산으로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부지법에서는 파괴됐던 통합관제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피해 시설 복구 및 개선에만 현재까지 약 12억원이 소요된 이번 사태를 통해 법치주의와 그 보루인 사법부에 대한 존중, 구성원들에 대한 신뢰는 처음부터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며 “이번 사태는 보다 성숙한 법치주의로의 도약을 위한 성장통이 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