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폰테크 ‘태안화력 고 김충현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대책위원회’가 한전KPS에 “불법파견을 멈추고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19일 한전KPS비정규직지회 근로자지위확인소송 1심 최종변론을 앞두고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한전KPS의 하청업체이자 2차 하청인 한국파워오엔엠 소속 한전KPS비정규직지회 노동자들은 매년 하청업체가 바뀌고 있다”며 “불법파견을 멈추고 직접 고용하라”고 밝혔다. 지난 2일 태안화력발전소 내 종합정비동 1층에서 혼자 선반 작업을 하던 중, 기계에 기여 숨진 김충현씨는 2016년 발전소에 입사해 9년간 8번 소속 업체가 바뀌었다.
한전KPS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022년 원청 정규직과 같이 작업을 하고, 정규직의 지시를 받으며, 작업교육과 작업평가도 함께 해왔다는 증거를 모아 ‘한전KPS의 불법파견’에 대해 고발했다. 고기석 공공운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원청은 하청업체인 한전KPS 비정규직들의 연장, 야간, 휴일 근무도 통제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인건비를 절반 넘게 뜯어갔다”며 “온갖 고된 일은 (비정규직들이) 전담했고, 불법과 무법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아무렇지 않게 불법파견을 자행했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1인당 1억원의 도급 인건비는 하청업체로 내려오면서 노동자들에게 5000만원 이하로 지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16년간 일해온 정철희 한전KPS비정규직지회 분회장은 “제가 속한 회사는 무려 15번이나 바뀌었다. 작업 내용도, 작업장도, 지시하는 사람도, 심지어 입는 작업복도 변하지 않았다”며 “바뀌는 것은 오직 서류 속의 회사 이름 뿐”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작업복을 입고 나와 “우리는 작업복에 회사 이름을 새기지 않는다. 언제 또 회사가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정 분회장은 ‘이것이 정당한 고용인지, 한 사람이 15년을 일했는데도 그 회사의 직원이 아닐 수 있는지’ 묻겠다고 했다. 그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는다. 우리는 사람으로, 노동자로, 당당한 구성원으로 인정해달라”고 했다.
한편 한국서부발전과 한전KPS는 이날 사과문을 냈다. 사고 발생 17일 만이다. 서부발전은 이정복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공공기관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할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고 수습과 원인 파악을 위한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 다시 한번 고인과 유가족, 동료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한전 KPS도 이날 사과문을 냈다. 한전KPS는 김홍연 사장과 임직원 명의의 사과문을 통해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어난 안타까운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은 김충현님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께 깊은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한전KPS는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할 공공기관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이번 사고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현장 안전에 온 힘을 쏟고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지난해 열린 ‘제8회 예산장터 삼국축제’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식자재를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충남 예산군이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예산군은 20일 입장문을 통해 “삼국축제에 참여한 40개 먹거리부스 중 더본코리아로부터 식자재를 공급받은 곳은 15개 부스(40%)였고, 이들 참가자가 공급받은 식자재 목록 중 유튜브와 언론에서 해당 축제에 사용됐다고 보도한 ‘유통기한이 지난 식자재 8종’은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MBC 교양 PD 출신인 김재환씨는 지난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백종원이 지역 축제에 목숨 거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리며 더본코리아가 지역축제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식자재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재환씨는 축제 종료 직후인 지난해 10월24일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제보 사진들을 공개했다.
제8회 예산장터 삼국축제는 지난해 10월17~20일 열렸다.
사진에는 불고기 소스와 마요네즈, 치킨스톡, 오징어튀김, 커피 부스에서 사용된 물품 등이 창고에 보관돼 있었으며 일부 제품은 소비기한이 한 달에서 길게는 5개월 이상 지난 상태였다.
이에 예산군은 해당 의혹이 제기된 직후 예산장터 삼국축제에 참여한 40개 먹거리부스 참가자를 대상으로 납품목록 전수 조사를 실시했다.
예산군 관계자는 “유튜브 영상에서는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예산장터 삼국축제 먹거리부스에서 판매하지 않은 메뉴와 식재료를 ‘인간 짬통’으로 표현했다”며 “이는 축제에 오랜기간 성실하게 참여해 온 관계자들과 주민들에게 심각한 명예훼손과 상실감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산군은 향후 축제의 명예와 군민들의 노력이 폄훼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더본코리아도 해당 의혹에 대해 “유튜버가 공개한 사진은 삼국축제 현장이 아닌 예산읍에 위치한 별도 임차 창고(예산주류)에서 촬영된 것”이라며 “해당 창고는 행사 등 외부 활동 후 남은 식자재를 일시적으로 보관하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21일(현지시간) 이란 핵시설을 직접 타격하면서 유럽은 외교력의 한계를 드러냈다. 이번 국면에서 사실상 존재감을 잃은 유럽 주요국은 미국이 이스라엘·이란 충돌에 직접 개입하기 전날 이란과 핵 협상을 했으나 돌파구 마련에 실패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프랑스·영국 등 유럽 3국은 전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만나 3시간에 걸친 핵 협상을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 없이 회담을 마쳤다.
이번 협상에선 국제원자력기구의 이란 핵시설 무제한 접근, 탄도미사일 재고 축소 등이 논의 대상에 올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회담이 끝난 후 유럽 등과 협의는 계속하겠으나 “침략자(이스라엘)가 저지른 범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협상 재개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애초부터 이번 협상에서 유럽이 의미 있는 진전을 끌어내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다수였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후 ‘긴장 완화는 필요하지만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한다’는 어정쩡한 태도를 보여온 유럽은 “주로 방관자 역할에 머물렀다”(NYT)는 평가를 받았다.
독일·프랑스·영국은 버락 오바마 미 정부 시절인 2015년 이란 핵 협정 체결에 주요 역할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협정에서 탈퇴한 후로는 이란 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가자지구 전쟁 발발 후 대이스라엘 접근 방식을 두고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이들 국가의 영향력이 더욱 약해졌다고 알자지라 등은 평가했다.
실제로 유럽 주요국은 이번 국면에서 통일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의 군사 개입이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우리 모두를 위해 하는 더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란 핵 프로그램에 안보 위협을 느꼈던 유럽이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내심 반가워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전날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국제법 위반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한 것도 이스라엘에 대한 맹목적 지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유럽외교협의회 연구원들은 “중요한 순간에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공개 지지하는 유럽 정부들은 정신 차려야 한다”며 “이스라엘의 공격을 규탄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점점 고조되는 위험한 군사 작전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