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의 배터리관리시스템(BMS)이 글로벌 시험·인증 전문기관 TUV 라인란드로부터 사이버 보안 인증(CSA)을 획득했다. 배터리를 비롯해 자동차, 부품 업계 등을 통틀어 국내 기업으로는 SK온이 처음이다.
SK온은 배터리 안전과 품질을 입증한 이번 성과를 토대로 사이버 보안 관련 제도 및 법령이 특히 엄격한 유럽 완성차 대상 영업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10일 밝혔다.
‘전기차의 두뇌’로 불리는 BMS는 배터리의 전압, 온도 등을 감시해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제어하고 사용자에게 이상 징후를 미리 알려 화재 발생 가능성 등을 미리 방지하는 시스템이다.
SK온이 받은 사이버 보안 인증은 국제 표준 사이버 보안 관리 체계(CSMS)를 기반으로 개발·검증된 제품에 부여된다.
SK온은 국내 배터리 기업 최초로 기능 안전 관리 체계(FSMS) 레벨3 인증도 획득했다. 이 인증은 차량 안전성과 사고 예방을 위한 관리 체계를 갖춘 기업에 주어진다.
SK온은 국제 인증을 받은 BMS 제품을 배터리 셀, 모듈과 함께 유럽 완성차 업체에 공급할 예정이다. 보안성과 공신력을 갖춘 BMS를 강점으로 유럽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2021년 차량 사이버 보안 규정 ‘UNR155’를 발효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부터 신차는 CSMS 인증이 있어야 유럽연합(EU)을 포함해 북미와 아시아 등 56개의 UNECE 협약국에서 판매할 수 있다. 전자 제어 장치가 장착된 내연기관차, 친환경차 등이 적용 대상이다.
고정운 SK온 시스템기반기술개발실장은 “이번 인증을 통해 SK온 BMS의 기술력과 더불어 보안 및 기능 안전 관리 역량이 국제적으로 공인됐다”며 “주요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과 전략적 협의를 통해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폐그물에 걸린 남방큰돌고래 ‘행운이’를 구조하기 위해 전담팀을 가동했다. 우선은 직접적 구조보다는 모니터링을 통해 행운이의 상태관찰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8일 도청에서 남방큰돌고래의 구조와 보호를 위한 전문가 전담팀(TF)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정무부지사(단장)를 비롯해 행정, 해양생태, 수의, 어구·어법 분야 전문가 등 총 11명이 모였다.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원, 제주대학교 등 관련 기관과도 협업체계를 구축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최근 구좌읍 해상에서 꼬리에 폐어구가 걸린 채 발견된 행운이의 상태를 함께 분석하고, 구조 및 치료방법, 보호방안 등을 논의했다.
행운이는 약 2m 크기의 중형 돌고래로, 태어난 지 6~7년 정도로 추정된다. 제주 동부와 서부 해역을 넘나들며 광범위하게 활동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꼬리에 폐어구가 걸린 모습이 첫 발견된 이후 모두 네 차례 걸쳐 같은 상태로 포착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폐어구에 걸렸던 또다른 남방큰돌고래 ‘종달이’ 사례를 바탕으로 여러 접근 방법 등을 논의했다.
도는 이날 전문가 의견을 종합한 결과 행운이의 포획을 위해 쫓는 과정에서 2차 가해 우려가 있고, 현재로서는 헤엄치고 생존하는 데 큰 문제가 없어보이는 점 등을 감안해 모니터링 활동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도 관계자는 “꼬리에 걸린 폐그물이 생존에 심각한 위협은 아닌 것으로 판단해 무리한 포획은 탈진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우선 지켜보자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설명했다.
도는 모니터링 과정에서 이상현상이 보이면 곧바로 전담팀을 가동해 행운이를 포획하기로 했다.
도가 나서서 행운이 구조 전담팀을 구성한 것은 해양수산부가 남방큰돌고래 구조작업에 소극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해수부는 구조기술위원회를 열어 구조 필요성과 방법 등을 종합 검토한 바 있다. 하지만 제주 해역에서 발생하는 응급 상황 대응에 해수부가 기대보다 소극적이고, 이 과정에서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동물 한 마리가 폐어구에 걸린 것 가지고 매번 구조 체계를 작동할 수 있느냐’는 해수부의 대응 방식이 매우 아쉽다”며 도 자체 전담팀 구성을 주문했다.
한편 지난 2023년 11월 폐어구에 걸린 채 발견된 종달이는 생사가 불분명하다. 종달이는 주둥이부터 꼬리까지 엉킨 낚싯줄 등으로 인해 몸을 곧게 펴지 못한 채 유영해야 했다.
지난해 1월과 8월 2차례에 걸쳐 낚시줄 일부를 절단하는데 성공했으나, 지난 5월14일 발견한 종달이의 몸에는 또다시 여러 낚싯줄이 대거 엉켜있는 것을 확인했다.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가 다음날인 15일 대응에 나섰지만 끝내 종달이를 찾지 못했다. 어미 김리가 다른 무리와 합류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어린 종달이는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멸종위기 국제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는 국내에서는 제주 연안에서만 서식 중이다. 연안 오염과 해양 쓰레기 등으로 서식 환경이 악화돼 110여 마리만이 관찰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0일 “폭염은 기상의 문제를 넘어 사회재난이 됐다”며 “특히 야외에서 일하는 분들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은 국가의 과제”라고 밝혔다. 김 총리는 “정치의 한자가 ‘다스릴 정’(政)자가 아니라 초코파이에 적힌 ‘뜻 정’(情)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새 정부 들어 첫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팍팍해져 있는 국민의 삶에 이제 막 회복이 시작되었는데 여전히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총리는 “7월 초에 40도가 넘는 등 극한의 폭염이 지속되고 있다”며 “(폭염이) 사회적인 계층으로 (구분)돼 각자를 위협하는 (일을) 막는 것이 국가의 일”이라고 말헀다.
그는 지난 7일 경북 구미 건설현장에서 20대 외국인 노동자가 사망한 사건을 언급하며 “산업안전보건규칙을 개정하기 전이라도 ‘2시간 노동하면 20분 휴식하는 원칙’이 현장에 안착할 수 있게 산업계와 소통하고 자율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체감물가와 관련한 범부처 총력 대응도 주문했다. 김 총리는 “폭염과 관련한 농산물 부분에서 사전수매계약 등으로 안정적 공급을 확보하고 국제 석유시장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
서민 주거 안정 대책을 두고는 최근 시행된 대출규제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주거급여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0·30대 청년층의 전세사기 피해도 계속 유념해서 확인”하자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회의 참석자들에 “물가 대책, 재난 대책, 주거 대책에 있어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역지사지 (자세로 임하자)”고 말했다.
김 총리는 ‘다스릴 정(政)’자에 ‘다스릴 치(治)’자를 쓰는 정치의 한자를 언급하면서 “행정의 ‘정’자도 초코파이 ‘정’자를 쓰면 좋다. 결국 정치나 행정도 역지사지”라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재명 정부는 그런 방식으로 앞으로 행정을 하고 재난에 대비할 것”이라며 “‘결국은 국민이 합니다’라는 철학으로 국정 책임을 위임받은 이재명 정부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국정을 해나갈 자세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 올라오는 자료에 초코파이의 정이 담긴 실제 대책이 준비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 총리는 이날 오후 경기도 수원시의 천주교수원교구청을 찾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 등을 만났다. 김 총리는 이 자리에서 “종교가 정치를 잇는 정부와 협력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탈북민 등 다양한 사회적 약자를 위해 같이 할 것을 찾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