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가방을 오래 메고 다녔어가방 속엔바닷가와 흰 목덜미의 파도재수록한 시그날의 마지막 석양빛이별의 낙수(落水) 소리백합과 접힌 나비건강한 해바라기맞은편에 마른 잎어제의 귀띔나를 부축하던 약속희락의 첫 눈송이물풍선 같은 슬픔오늘은 당신이 메고 가는군해변을 걸어가는군가방 속에파도치는 나를 넣고서문태준(1970~)누구에게나 오래된 가방이 있다. 버리지 못하는, 끝내 버릴 수 없는 낡은 가방 속에는 많은 것이 살고 있다. 어느 해변을 걷다가 주워 온 작은 돌멩이 하나가 가방에서 조용히 구르다가 나를 부른다. 가방 속에서 “그날의 마지막 석양빛”이 언뜻 비친다. “백합과 접힌 나비”의 날개도 보인다. 차가운 등을 보이며 돌아선 “이별의 낙수 소리”도 들린다. 겨울에는 눈보라 속을 헤매다가 눈송이들을 넣고 다녔다. 폭우 속에서 더 이상 슬플 것도 없이 펑펑 울기도 했던 날들을 가방은 기억한다.가방은 입 다문...
미국 텍사스주 내륙 지역에서 폭우로 불어난 물로 최소 24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여름 캠프에 참가한 여자어린이 20여 명은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커(Kerr) 카운티 현지 당국이 밝혔다.AP통신과 CNN 등 미 언론에 따르면 4일 늦은 밤(현지시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래리 리사 커 카운티 보안관은 이 지역에 최소 25㎝의 폭우가 내린 후 과달루페 강이 급격히 범람하면서 24명 가량이 숨졌다고 밝혔다.카운티 당국은 지금까지 구조된 인원이 237명이며 이 중 167명은 헬리콥터로 구조됐다고 밝혔다.일부 사람들은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나무를 타고 올라간 상태에서 구조됐다.아직 소재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이 있으며 이들을 찾는 과정에서 사망자가 더 파악될 가능성이 있다.특히 한 기독교단체가 개최한 여름 캠프 ‘캠프 미스틱’에 참가 중이던 약 750명의 여자어린이들이 폭우에 한때 갇혔으며, 이 중 23∼25명은 행방이 확...
서울시가 장마철을 맞아 취약가구 ‘안심집수리’ 지원 대상 469가구를 선정해 총 36억3000만원 가량의 보조금을 지원한다고 4일 밝혔다.안심집수리는 주거환경 개선과 에너지 성능 향상을 위해 주거 취약가구 주택 공사비의 80%, 최대 120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주택 내부 성능 개선을 위한 단열·방수·창호·설비 수리와 침수, 화재 등의 안전시설 설치를 지원한다. 노약자를 위한 안전손잡이 설치 등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편의시설도 포함된다.시는 올해 상반기 총 993건을 신청받아 보조금 관리위원회 심의에서 중위소득 이하 주거 취약가구 우선으로 469건을 선정했다. 또 세입자가 거주하는 주택은 임차료 상생협약서도 체결해 임차료 동결과 4년 거주 기간을 보장해 주거 안정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시는 밝혔다.아울러 시는 장마철 누수 피해로 인한 임대차 분쟁 현장을 전문가가 직접 찾아가 중재하는 ‘누수 책임 외관 확인제도’도 운영한다. 누수 책임 외관 확인제도는 기존...
금융감독원이 최근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를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을 소환 조사했다.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말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를 받는 방시혁 의장을 불러 조사했다.방 의장은 2020년 하이브 상장 전 주주에게 기업공개(IPO) 계획이 없다고 속인 뒤 회사 상장을 추진한 혐의다.방 의장은 하이브를 상장하기 전 방 의장 지인이 설립한 사모펀드(PEF)와 지분 매각 차익의 30%를 공유하기로 계약하고, 상장 이후 4000억 원가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약은 상장 과정에서 증권신고서에 기재되지 않았다.이들 사모펀드는 기관투자자, 벤처캐피털(VC) 등 기존 투자자로부터 하이브 주식을 사들였다.금감원이 주목하는 시기는 2019년이다. 금감원은 방 의장 측이 기존 투자자에게는 현재 상장이 불가능하다고 전하면서도 지정감사 신청 등 IPO를 추진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한편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수사하고...
김민석 국무총리가 4일 “평년보다 높은 기온이 지속되고 무더위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섬세·안전·친절의 3대 원칙 하에 폭염 취약 계층 보호 대책을 전면 재점검하라”고 긴급 지시했다.김 총리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총리 임명장을 받고 이러한 내용을 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 지시했다고 총리실이 밝혔다. 전날 임명된 김 총리가 취임하고 공개적으로 내린 첫 긴급 지시다.김 총리는 “폭염 피해는 철저히 대비하면 막을 수 있는 재난인 만큼, 온열 질환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적 배려가 필요한 분들의 작은 불편 하나하나까지 세심하게 살피라”고 했다.김 총리는 “노숙인과 쪽방촌 주민 등 주거 환경이 취약한 분들에 대해서는 무더위 쉼터와 의료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고, 냉방기기 사용이 어려운 가정에는 실질적인 지원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김 총리는 또 “건설·택배·야외작업 근로자·농어촌 어르신 등 무더위 속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