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식당 반려견 4마리를 향해 비비탄을 난사해 1마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가해자의 부모가 피해자 가족을 찾아와 욕설과 협박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추가 조사를 벌이고 있다.
23일 유튜브 채널 ‘멍멍이삼촌과 동행 반려견행동교정’은 ‘현역 해병 포함 비비탄 난사 개 죽고 다치고 피해자 가족 인터뷰’라는 제목의 영상을 통해 피해자 측의 입장을 전했다.
이 사건은 지난 8일 오전 1시쯤 경남 거제 일운면의 한 식당 마당에 있는 개 4마리에게 비비탄을 수백발 난사해 2마리가 중상, 1마리가 경상을 입었고, 1마리는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경찰은 가해 남성 3명 중 현역 군인 2명을 군부대에 넘겼고, 민간인 신분인 남성 1명을 동물보호법 위반과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사건의 피해자 측은 유튜브 영상에 출연해 가해자들의 가족들로부터 2차 가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피해자의 한 가족은 “가해자 부모 측이 와서 ‘너희 다 죽었다’ 하면서 욕하고 우리 집 사진을 찍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저희를 무고로 고소하겠다고 협박까지 했다”며 “너무 무섭다. 안 그래도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큰데 찾아와서 ‘너희 다 죽었다’ 하니까 너무 끔찍하고 집에 있는 것도 무섭다. 어머니는 이사까지 생각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을 지키는 군 소속의 휴가자가 민간인 집에서 이런 사고를 쳤다는 게 납득할 수가 없다”며 “가해자는 자기들이 한 짓이 개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생각 안 하는지 경찰에 부검까지 요청했다. 제가 그 얘기를 듣고 과호흡이 와서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 견주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진위를 조사하고 있다.
영국 런던 경찰 당국이 여성 대상 범죄를 적발하고 예방하기 위해 올 여름 대형 공연장 순찰을 강화한다. 이는 여성 대상 범죄를 줄이겠다는 런던시 방침과 맞물려 있다.
24일 가디언·BBC에 따르면 팝스타 두아 리파의 콘서트가 열린 지난 20~21일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는 경찰관들이 인파에 섞여 돌아다녔다. 이들은 불법촬영부터 성추행까지 다양한 범죄를 단속하기 위해 특수 훈련을 받은 경찰관으로, 여성 대상 범죄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기 위해 배치됐다. 콘서트 주 관객이 14세~30세 여성인 점을 고려해 이들을 노리는 범죄 행위를 차단하려는 목적이다. 한 경찰관은 “우리는 약탈적인 남성을 찾아내기 위해 왔다”고 가디언에 밝혔다.
이들은 지난 5일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비욘세 콘서트에서 처음 순찰을 시작했다. 당시 스토킹 및 협박 혐의로 남성 1명이 체포됐고, 불법촬영 혐의로도 또 다른 남성 1명이 검거됐다.
런던경찰청은 올 여름 런던에서 열리는 51개 콘서트에 경찰력 5000명 이상을 투입해 순찰을 강화할 예정이다. 런던경찰청은 이 기간 동안 런던에서 예정된 스타디움 급 콘서트 수가 지난해보다 두 배 늘었고, 이 기간 웸블리 스타디움에만 약 300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벤 러셀 런던경찰청 차장은 “이 조치는 군중을 살피며 ‘이곳에 있어서는 안 될 사람이 누구인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직접 다가가 그들이 공연장과 주변을 최대한 신속히 떠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모든 여성은 집에 걸어갈 때든,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든, 콘서트에서 즐길 때든 안전하다고 느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콘서트를 보러 온 한 여성(28)은 “여성으로서 자동으로 하게 되는 일이 너무 많다. 가끔은 손가락 사이에 열쇠를 쥔 채 귀가한다”고 가디언에 밝혔다. 또 다른 여성(24)은 남성 경찰관이 무고한 여성을 살해한 사건을 언급하며 “경찰관이 많이 있는 걸 보면 보통은 불안하다. 특히 남성 경찰관일 때는 더욱 그렇다”고 했다.
순찰 강화는 런던시가 추진하는 ‘여성과 소녀를 대상으로 하는 폭력(Violence Against Women and Girls·VAWG) 해결’ 정책과 맞물려 있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2022년 여성 대상 범죄와 여성혐오 범죄를 ‘VAWG’로 규정하고 “시장으로서 단순히 VAWG에 대응하고 경찰력을 동원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해야 한다”고 밝혔다. 칸 시장은 “런던에서 VAWG를 근절해 모든 여성과 소녀가 남성으로부터 괴롭힘, 학대, 폭력을 경험하지 않고 런던에서의 삶을 온전히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장기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런던경찰청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여성에게 위험을 초래하는 남성을 식별하는 V100 프로젝트를 지난해 1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이는 ‘케임브리지 범죄 피해 지수’와 피해자의 신고, 기존 경찰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여성을 대상으로 심각한 범죄를 저지르는 남성을 찾아내는 접근법이다. 예를 들어 용의자가 저지른 혐의의 예상 형량을 기준으로 위험도를 산출해 용의자들의 위험 순위를 매달 업데이트한다. 이달 런던경찰청은 V100 프로젝트로 177명이 체포됐고 129명이 여러 중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밝혔다.
최근 몇년 사이 런던 거리에서 남성이 여성을 살해한 사건이 잇달아 벌어지며 여성 안전 문제가 크게 불거졌다. 개중에는 런던경찰청 소속 현직 남성 경찰관이 범인인 사건도 있어 경찰 신뢰도에 타격을 입기도 했다.
런던경찰청 자료를 보면 2025년 1월말 기준으로 1년치 성범죄 신고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 7.4% 증가했다. 유엔여성기구에 따르면, 영국에서는 3일에 1명씩 여성이 남성에 의해 살해당하며 여성 4명 중 1명꼴로 성폭력을 겪었다. 공공장소에서 성희롱을 경험한 여성은 71%였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ha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