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합법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회원국의 국방비 지출 목표를 기존 국내총생산(GDP) 대비 2%에서 5%로 대폭 상향 조정하는 데 합의했지만 각국의 재정 부담과 여론 반발이라는 만만치 않은 과제도 떠안게 됐다. 냉전 시기에서나 볼 수 있었던 GDP 5%라는 높은 국방비가 가져올 안보 지형 변화에 대해서도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2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2035년까지 직접 군사비 3.5%에 안보 관련 간접 비용 1.5%를 더해 GDP의 5%를 지출하는 국방비 증액 계획은 ‘획기적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합의 내용은 25일 발표될 공동성명에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나토 추정에 따르면 회원국들은 지난해 나토 전체 GDP의 2.61%를 국방비로 지출했다. 그러나 이 같은 평균치는 회원국 간 격차를 감추고 있다. 폴란드는 GDP의 4% 이상을 지출했지만 스페인은 1.3%에도 못 미쳤다. 국방비 증액안에 줄곧 반대해 온 스페인이 이번 합의에서 예외 적용을 주장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로이터통신은 앞으로 각국의 경제 규모가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어서 회원국들이 추가로 확보해야 할 예산 역시 정확히 추산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나토 회원국들의 지난해 국방비 지출 규모는 1조3000억달러(약 1771조원)였다. 만약 모든 회원국이 GDP의 3.5%를 국방비로 썼다면 총액은 약 1조7500억달러(약 2385조원)에 달했을 것이라는 추산이 나온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새 목표를 달성하려면 연간 수천억달러의 추가 지출이 필요할 수 있다. 예외를 인정받았다고 주장하는 스페인뿐 아니라 합의에 동의한 다른 국가들 역시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뤼터 사무총장은 합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2029년 각국이 중간 보고서를 제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나름의 안전장치를 마련한 셈이지만 나토 계획에는 법적 구속력이 없어 강제성이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실제로는 ‘GDP 대비 방위력 충족’이라는 정성적 평가 방식으로 빠져나갈 가능성도 있다. 이번 5% 목표에는 사이버 보안, 에너지 인프라 보호, 교량·항만 등 군사 전용 인프라 구축 등 비전통적 항목들이 다수 포함됐다. ‘안보 관련 간접 비용’의 범위가 모호하다는 점을 이용해 안보 개념을 자의적으로 확장하고 군사비 항목을 부풀릴 여지를 만들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회원국이 직면한 문제는 단순히 예산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국방비 증액을 통해) 미국의 도움 없이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현실을 마지못해 받아들이게 된 유럽은 정치적·전략적·제도적 난관들을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고 했다. NYT는 “유럽 지도자들은 공동 군사 지출과 무기 공동 조달에 대한 대중의 지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극우 정치인들은 이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반대 여론을 의식한 듯 5% 증액 합의가 알려진 직후인 23일 “이번 조치가 영국 국민의 안보, 국방, 회복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일자리와 임금,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노동자들의 소득 증가에도 기여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나토 회원국 대다수가 유럽연합(EU) 회원국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GDP의 5%로 국방비를 증액하는 이번 합의는 EU의 전략적 자율성과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미국 중심의 안보 체제에 대한 종속을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신임 EU 군사위원장으로 지명된 숀 클랜시 중장은 나토 국방비 증액에 대해 “전 세계 재설정(글로벌 리셋)”이라고 표현하면서 “그런데도 우리는 그 전환이 어떤 모습일지조차 아직 정의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권인 기후동행카드의 부정 사용 적발 건수가 최근 5개월에만 4000건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올해 1부터 5월까지 기후동행카드를 부정 사용해 지하철을 이용하다가 공사에 적발된 사례가 3950건으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역 직원이 개찰구 앞에서 근무하며 지켜보거나 폐쇄회로(CC)TV와 개찰구 상황을 모니터하는 방식으로 카드 도용 의심 사례를 잡아낸 수치다. 올해 단속 건수는 본격적인 단속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11건)보다 크게 증가했다.
기후동행카드는 30일간 6만2000원(따릉이 미포함)만 내면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제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정기권이다. 19∼39세 청년이라면 7000원 할인된 가격에 쓸 수 있다. 2024년 1월 시범사업을 거쳐 같은해 7월부터 본사업이 시작돼 올해 4월 기준으로 일 평균 85만명이 쓰며 시민들의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문제는 청년권 발급 대상이 아닌 사람들이 청년권을 몰래 쓰거나, 카드 1장을 두고 여러 명이 돌려쓰는 등 악용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부정 승차를 근본적으로 막을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기후동행카드를 부정 사용하다 적발되면 일반적인 부정승차와 마찬가지로 운임의 30배에 해당하는 부가 운임을 내야 한다.
공사는 부정 사용을 줄이기 위해 기후동행카드 청년권을 지하철 게이트에 찍으면 기존에 ‘삑삑’ 하는 음성에 더해 ‘청년할인’이라는 음성 안내를 더 추가할 계획이다. 7월까지 일부 역사에 시범 도입한 후 서울 지하철역 전역으로 확대한다.
또 부정 승차 과태료인 부가 운임을 현재 운임의 30배에서 50배로 상향하는 내용의 철도사업법개정안을 건의하고 단속 실적이 좋은 우수직원은 교육 연수 대상자 선발 시 가점을 주는 등 인센티브도 줄 방침이다. 공사 측은 “기후동행카드 부정 사용을 막을 수 있도록 단속을 강화하고 대책을 보완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