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에A중계 은행은 보통 돈이 없는 사람들이 애용해. 진짜 돈 있는 사람에겐 은행이 직접 집으로 찾아오지. 늦가을 은행나무에서 떨어지는 은행이 아니라, 돈을 빌리고 갚고 저축하는 은행들이 골목마다 몇 군데는 있어. 농협, 축협, 수협, 신협, 새마을금고, 그리고 우체국도 은행 업무를 본다. 개인 경제 말고 나라 경제도 은행에 기대어 일을 보는데, 거기엔 은행원 말고 경제학자들이 들어앉아 ‘에헴’ 하고 있다. 경제학자가 오늘도 살아 숨을 쉬는 이유는, 일기예보하는 기상학자들이 있기 때문이라지. 혼자만 틀렸으면 아마 맞아 죽었을 듯.1948년에 쓴 김용준의 <근원수필>에 보면 ‘은행이라는 곳’이란 꼭지의 수필이 있다. “우선 안이 깨끗하고 겨울이면 다른 데와 달리 스팀이 따뜻하고 또 공짜로 전화도 맘대로 쓸 수 있고 하니까 누구와 만나기로 약속을 하는 데도 흔히들 가는 찻집을 피하고 조용하고 따뜻한 은행을 이용하는 것이 얼마나 유리하냐는 것이다…” 거액을 예금하려고 은행엘 ...
바다는 다시 바다가 된다김영탁 지음 | 엄주 그림 안온북스 | 73쪽 | 2만원<바다는 다시 바다가 된다>는 긴 시 같은 그림책이다. 첫 장을 펼치는 순간 책 속에 파란 파도가 친다. 파도의 끝에는 가만히 앉아 있는 어린 소녀가 있다. 바다를 보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맞은편 섬 너머의 풍경을 상상하고 있다. 소녀는 호기심이 많다. 바다가 이렇게 넓고 깊지만 않았다면 당장이라도 맞은편 섬으로 달려가 무엇이 있는지 확인했을 것이다. “그 풍경을 보지 않고서는 너의 섬도 의미가 없는 것만 같아. 바다를 건너야 했어.”소녀는 바다를 옮기기로 한다. 매일 바닷물을 퍼 섬에 있는 바짝 마른 우물에 붓는다. 바다와 우물 사이를 몇번이나 오갔을까. 양동이 하나를 끙끙대며 들던 작은 소녀는 쑥쑥 자란다. 어느새 양동이 두 개는 어깨에 메고, 하나는 머리에 얹고 걸어갈 수 있을 만큼 컸다. 소녀가 큰 만큼 바다는 낮아졌다. 어른이 된 소녀는 천천...
항우울제를 복용해도 치료 반응이 잘 나타나지 않는 우울증 환자를 뇌파 분석으로 선별해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인제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환 교수 연구팀은 항우울제 반응성과 관련된 뇌파 신호의 특징을 규명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심리의학(Psychological Medicine)’에 게재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진은 우울증 약물치료 효과가 양호한 환자 269명과 효과가 미미한 치료 저항성 환자 98명, 그리고 건강한 성인 131명의 뇌파 데이터를 비교 분석해 뇌의 신경망 기능을 측정했다.분석 결과,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는 주의력과 감정 조절을 담당하는 특정 뇌 네트워크의 연결성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두안구 영역과 두정엽의 연결이 약화돼 있었다. 이 부위는 섬세한 정서와 충동, 사회성, 주의력을 조절하는 영역으로, 이곳의 연결성이 약하면 외부 자극에 대한 정서 조절이 어렵거나 사회적 기능과 집중력 등이 저하되고 부정적인 생각에 집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