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성범죄변호사 김삼웅 선생이 생애 처음으로 소설책을 펴냈다. 바로 <네 칼이 센가, 내 칼이 센가>이다. 선생은 평전작가이며 독립기념관장을 지냈다. 소설 한 편 쓰는 것은 오래된 소망이었다. 소설 주인공은 단재 신채호이다. 어떤 허구도 경계하며 이미 <신채호 평전>을 출간했지만 다시 상상의 날개를 펼쳐서 단재에게 날아갔다. 김삼웅은 단재를 늦게 알아서 죄송하고, 그래도 알게 되어 행복하다고 술회한 바 있다.신채호는 지식인과 언론인의 전범이고, 학자의 전형이었다. 양명학과 노장사상까지 사설(邪說)이라 내치며 그 위세가 하늘을 찔렀던 유생들이 막상 나라가 망하자 일제의 은사금을 받으려고 길게 줄을 섰다. 저명한 선비들이 공맹의 가르침을 일제에 바치고 일신의 영화를 챙겼다. 무려 700명이 넘었다. 하지만 단재는 엄동에 홀로 푸른 송백이었다. 김삼웅은 신채호의 삶을 이렇게 정리했다. “전근대의 철문을 연 계몽주의자, 치열한 항일구국 언론인, 담대한 애국문사, 주체적 민족주의...
삶의 겨울을 지날 때, 겨울의 제주에서 만든 노래가 찾아온다. EBS <스페이스 공감> ‘명반 다큐멘터리 시리즈’ 이번주 주인공은 포크 듀오 ‘여유와 설빈’의 앨범 <희극>이다.<희극>은 제21회 한국대중음악상 포크 부문을 휩쓸며 여유와 설빈을 대중에 널리 알린 앨범이다. 이 앨범은 제주와 인연이 깊다. 데뷔 이후 제주로 내려간 두 사람이 제주에서 음악을 만들었다. 공간을 닮았을까. <희극>은 외롭고 처연한 섬의 정서를 아름다운 선율에 울림이 있는 가사로 담았다는 평을 받았다.<희극>에는 두 사람의 겨울날이 담겨있다. “침잠되어 있는 스스로의 모습에서 출발한 앨범” 수록곡 대부분을 작사·작곡한 멤버 여유는 <스페이스 공감>과 인터뷰하면서 <희극>을 이같이 표현했다. 두 사람은 슬픔을 전시하기보다 이를 음악으로 승화시키고자 했다.여유와 설빈의 집, 여유가 일했던 중국집, 두 사람이 ...
‘서울서부지법 난입·폭력’ 사태 당시 경찰이 현장에서 우왕좌왕했던 사실이 무전 기록을 통해 확인됐다. 현장 지휘가 원활하지 않아 혼선이 빚어진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의 경비 실패가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난동과 소요를 키운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나온다.경향신문이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지난달 18~19일 서울경찰청 지휘망 무전 녹취록을 보면 서부지법 경비를 담당한 경찰은 상황을 관리하지 못했다.녹취록을 보면 서울청 지휘부는 지난달 18일 현장 지휘관인 마포서 경비과장이 호출에 신속히 응하지 않는다며 여러 차례 질책했다. 서울청 경비계장은 “경력(경찰병력)들이 마포무전망으로 찾으면 대답을 하라”며 “마포무전망으로 지금 경력들이 계속해서 마포 경비과장, 경비계장을 호출하는데 대답을 안 한다고 서울청 상황지휘센터로 전화가 온다”고 말했다.서울청 경비계장은 이어 “법원 후문 쪽으로 이동해 현장에서 지휘해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