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내구제 ‘잘될 거야’라는 말이 공허하게 들릴 때가 있다. 마음이 삐뚤어진 날이면 잘되는 게 도대체 뭔지도 모르겠고 그런 날이 영영 오지 않을 것만 같다. 결국은 우리 모두 ‘다 잘될 거야’라는 믿음을 붙잡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 말이 가진 낙천성과 대책 없음이 가끔씩 야속하다. 어쩌면 언어에도 배터리가 있어서 어떤 말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쓰이면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자주 낙담하고 수시로 절망을 경험하기 쉬운 요즘 같은 날은 더더욱 ‘다 잘될 거야’라는 말이 무력해 보인다.그런데 여기, 아직 닳지 않은 말이 있다. “붐은 온다.” 이 문장에는 신선한 에너지가 있다. 이 말을 들으면 마음속 어딘가에서 희망이 뭉근하게 끓어오른다. ‘붐은 온다’는 전성기가 지났거나 아직 주목받지 못한 무언가가 영광을 누리길 바라는 강한 믿음에서 비롯된다. ‘밴드 붐은 온다’(밴드 음악을 지지하는 동명의 인스타 계정이 밴드 신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에 사는 A씨(19)는 대학 입학을 앞두고 애를 태우고 있다. 한부모 가정의 자녀인 그는 수시 전형으로 서울의 한 대학에 합격했지만 지낼 집을 아직 구하지 못했다. A씨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청년 전세임대주택’을 통해 집을 마련할 계획이었다.하지만 매년 1월 초 진행됐던 입주자 모집이 올해는 2월이 됐는데도 아직 없다. 결국 그는 학교 주변 고시원을 알아보고 있다. A씨는 5일 “청년 전세임대주택을 믿고 지자체가 운영하는 기숙사도 신청하지 않았다”면서 “모집 공고가 안 나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대학 입학과 취업 준비 등으로 청년들의 이주가 가장 활발한 시기지만, LH의 ‘청년 전세임대주택’ 입주자 모집이 예년보다 늦어지면서 청년들이 제때 집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청년 전세임대는 대학생과 취업준비생 등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LH가 전세계약을 맺은 뒤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사업이다. 최초...
한파에 더 취약한 ‘거리의 시민’평상시 2~3배 핫팩·간식 전달혐오·차별에 더 추운 겨울나기전국 곳곳에 한파특보가 발효된 지난 4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서울특별시립다시서기 서울역희망지원센터’(희망지원센터)에서는 분주한 말소리가 들려왔다.“오늘 거리에서 ○○님 보시는 분은 꼭 얘기해줘요. 안 들어오신다는 분들은 핫팩이랑 침낭 챙겨드리고요.”노숙인 아웃리치(적극적인 소통 활동)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가방에는 미리 포장을 뜯어둔 핫팩 수십개와 양말, 사탕·빵 등이 가득 담겨 있었다. 이날처럼 갑작스러운 한파가 찾아오면 노숙인 보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걱정이 깊어진다.이형운 희망지원센터 실장은 “오늘처럼 추운 날은 따뜻한 핫팩을 바로 전하기 위해 미리 뜯어둔다”며 “어제부터는 평상시보다 2~3배 정도 더 많이 나눠주고 있다”고 말했다.거리에 머무는 노숙인들은 한파에 한껏 움츠러든 모습이었다. 겉옷으로 몸을 꽁꽁 싸맨 노숙인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