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 신용불량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 발발 열흘째이자 이란에 최후통첩성 2주 시한을 제시한 지 이틀 만인 21일(현지시간) 이란 핵 시설 3곳을 공격하며 중동 분쟁에 개입했다. 이란의 핵 개발을 절대 용인하지 않겠다고 밝혀 온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연이은 공습에 협상력이 크게 약화한 이란을 상대로 사실상 ‘선제 타격’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담한 결정을 했다”고 추켜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인 이날까지 닷새 연속 백악관 국가안보팀 회의를 개최했다. 곧이어 이란 포르도와 나탄즈, 이스파한 등 3개 핵 시설을 타격했다고 확인했다. 지난 19일 ‘2주 이내에 대이란 공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힌 지 이틀 만에 공격을 실행한 것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2주 시한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대이란 군사 개입 쪽으로 기울었다는 정황이 나오는 와중에도 이란과 협상 여지를 열어두는 것으로 해석됐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유럽 국가들에 트럼프 대통령이 선호하는 방안은 외교적 합의를 통한 이란 핵 프로그램 제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그동안 검토한 군사 선택지 중에서도 충격파가 큰 ‘미군의 직접 이란 공격’을 선택했다. 이는 일단 협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이 바닥난 결과로 볼 수 있다. 이스라엘의 공격 덕분에 이란의 굴복을 끌어내기가 유리해졌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수 있다. 기습 공격처럼 보이지만 이란 핵 시설 타격을 결정한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막전술의 일환으로 2주 시한을 언급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 공격을 위협한 것도 이란의 핵 포기를 끌어내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그는 “평화가 신속하게 오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른 표적들을 정밀하고 빠르고 능숙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습 목적이 “이란의 우라늄 농축 역량을 파괴하고 세계 최대 테러 후원국이 제기하는 핵 위협을 멈추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외교 채널을 통해 이란에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중동의 불량배”로 지목했다. 또 1기 행정부 때 암살한 카셈 솔레이마니 전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을 거론하며 “이란이 품은 증오의 직접적인 결과로 수천명을 잃었고 중동과 전 세계에서 수십만명이 죽었다”고 말했다. 이란 정권의 반미·반이스라엘 기조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미국의 무력 사용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감사를 전하며 “우리는 그 어느 팀도 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협력했다”고 유대를 과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영상 성명을 통해 “미국은 지구상에서 다른 어떤 국가도 할 수 없었던 일을 했다. 역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정권(이란)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무기를 획득하지 못하도록 행동했다고 기록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게 됐다. 이란이 미군의 이번 공습을 핵 시설만을 겨냥한 제한적 공격으로 간주하고 비례적 대응에 나설지, 아니면 정권 자체에 대한 위협으로 여기고 전면적 반격에 나설지 주목된다. 실제로 이란의 핵 관련 역량이 입은 타격 정도도 관심을 끈다.
미국 내에서도 정치적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해외 군사 개입을 자제하겠다고 공약했고 전임자들의 중동 문제 대처를 비판해왔다. 공화당 소속 상원 군사·외교위원장과 하원의장을 비롯한 대다수 공화당 유력 인사들은 이번 공격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서는 미군의 분쟁 연루를 비판하는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민주당에선 의회의 사전 동의를 거치지 않은 대통령의 해외 군사 작전은 위헌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당 내 진보 그룹의 대표주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연방 하원의원(뉴욕)은 엑스에 “대통령이 의회 허가 없이 이란을 폭격하기로 한 참담한 결정은 헌법과 의회를 심각하게 무시한 것”이라며 “이는 명백하고 절대적인 탄핵 사유”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