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중계 KBS 1TV <인간극장>은 목사였다가 지금은 생수 배달을 하는 박주흠씨(43)와 그의 가족 이야기를 방송한다.주흠씨는 새벽 2시 하루를 시작한다. 어깨 보호대에 팔꿈치 보호대까지 차고 출근길에 오르는 그는 생수 배달기사다. 생수병 여섯 개짜리 네 묶음을 양손과 팔에 끼고 4층 계단을 오른다. 워낙 체력 소모가 많은 일이라 처음 시작했을 땐 한 달 만에 12㎏이 빠졌단다. 고단한 일이지만 힘을 낼 수 있는 것은 가족의 응원 덕분이다. 한밤중 출근할 때면 아내 하아름씨(43)가, 퇴근할 때는 네 남매가 뛰어나와 끌어안고 입을 맞춘다.목사였던 주흠씨가 생수 배달을 하기까지 사연이 많다. 20년 가까이 목회를 했는데 코로나19 이후 교회 문을 닫게 됐다. 아버지의 대를 이어 목사가 된 그는 늘 최선을 다했지만 ‘이 길이 맞는 걸까’ 고민이 항상 있었다. 그리고 마흔에 ‘더는 못하겠다’ 포기 선언을 했다. 진짜로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졌고, 여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개표 관리시스템을 조작에 취약한 상태로 방치했다는 내용의 보수단체 고발 사건에 대해 경찰이 최근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이 사건이 처음 접수된 지 1년여만으로, 검찰은 그동안 사건을 사실상 수사하지 않고 있다가 12·3 비상계엄’ 직후 경찰로 사건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경기남부경찰청은 1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신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신전대협) 등 시민단체 4곳이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 및 선관위 관계자들을 직무 유기 등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앞서 국정원은 2023년 10월 10일 선관위의 투·개표 시스템과 내부망 등에서 해킹 취약점이 다수 발견됐다는 내용의 보안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신전대협은 하루 뒤 “국정원에 따르면 통상적인 해킹 수법만으로도 선관위 내부 시스템에 침투해 선거인 명부에 손대거나 개표 결과를 조작하는 것이 가능했다고 한다”며 노 위원장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서울중앙지검은 이로부터 1년여 뒤인 지난해 ...
칸영화제와 아카데미상을 휩쓴 <존 오브 인터레스트>는 기묘한 영화다. 얼핏 잔잔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조명하는 영화처럼 보인다. 그러나 파괴와 살육을 직접 보여주지 않으면서도 섬뜩함과 잔인함이 밀려오는 공포영화에 가깝다. 글레이저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담장을 기준으로 안팎이 대비되는 모습은 흡사 키아라 메잘라마의 어린이 동화 <안팎정원>을 연상시킨다. 일부 장면은 적외선 카메라로 찍어 현실을 잔혹동화처럼 보여주는 것도 인상 깊다. 홀로코스트가 주제인 이 영화는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배경으로, 수용소 소장이자 영화 속 주인공 루돌프 회스는 실존 인물이다. 영화는 가해자의 시선으로만 상황을 설명한다. 바로 그런 시각이 피해자의 처절함과 비통함을 극대화한다.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그는 악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평범한 가족을 둔 가장이다. 그의 개인 일상은 그야말로 평안하고, 담장 너머의 상황은 존재하지 않는 허상처럼 무관하다. 해나 아렌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