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ŵ��. 정치인의 말이 아니라 그의 속내를 몽땅 들여다볼 수 있는 장치가 있다면? 제1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에 실린 김보영 작가의 SF소설 ‘고요한 시대’는 이런 착상에서 출발한다.소설은 ‘마인드넷’이라는 가상공간이 등장한 근미래의 한국 정치를 다룬다. 마인드넷에 접속하면 자신의 생각과 감각이 시각화돼 다른 이들에게 공유되는데 유일하게 이를 통해 속내를 전부 드러내는 대선 주자, 그리고 기존의 언어로 그를 무너뜨릴 프레임을 고안하는 인지언어학자가 나온다. 총체를 풀어놓은 후보와 거대한 정치 언어의 산이 대결하는 양상이다. 생각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언어, 그 언어를 통한 정치 과정이 종착점에 다다른 게 아니냐는 문제의식이 깔렸다.언어를 통한 정치가 무너지는 소설 속 과정을 보며 어쩔 수 없이 윤석열 대통령을 떠올렸다. 돌이켜 보면 그만큼 섬세한 정치 언어를 요구받은 정치인도 드물었다. 역대 최소 격차인 0.73%포인트 차 대선 승리, 여소야대 국회, 낮은 국정 지지율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