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전문변호사 소설가 한강의 <희랍어 시간>은 희랍어를 배우는 사람 이야기다. 나도 신학교에서 희랍어 그러니까 그리스어를 쬐끔 배웠지. 처음 배울 적엔 그리스어로 시를 쓰고 싶었으나 꿈만 창대했다. 지난해 순례단과 함께 그리스 정교회의 ‘교종’ 바르톨로메오 총대주교를 이스탄불에서 뵙기도 했다. 영접실에 갔더니 초콜릿과 함께 그리스인들이 즐기는 식전주 ‘우조’를 내어주어 한 잔 쭉. 모르고 마신 성직자들 볼이 순식간에 빨개졌어. 술이야 항상 끊었다고 말하는데, 끊은 기념으로 한 잔은 즐겁다. 강제로 금주해야 할 ‘가막소’의 내란 장군들과 우두머리는 상당히 괴로울 테지만. 암튼 그날 정교회 미사는 평소보다 짧았는데도 3시간. 고대 그리스어 찬트가 시종 이어지고, 수십번 앉았다 섰다 운동도 되덩만.그리스어로 ‘편지’란 ‘에피스톨레’라 한다. 바울과 요한의 편지가 에피스톨레다. 한 인격을 향해 정중한 편지를 써서 보내는 건 인간이 짐승과 다른 점. 편지는 급기야 성서가 되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민주당은 원래 진보가 아니라 중도보수 정당이란 선언을 두고 당 안팎에서 찬반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의 중도보수 선언은 정치공학적 계산에 따른 준비된 발언이다. 특히 조기 대선 캠페인용 포지셔닝 작업 중 하나다.우선 국민의힘을 극우로 밀어내려는 의도가 담겼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살아남기 위한 국민의힘의 극우적 행태에 실망한 보수 유권자들을 흡수하겠다는 계산이다. 이 대표는 최근 국민의힘을 ‘극우 정당’ ‘극우 파시즘’으로 꾸준히 호칭하고 있다. 실제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심판 과정에서 국민의힘의 행태는 극우 정당으로 기울고 있다. 하버드대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 교수의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는 전제주의를 가리키는 4가지 신호로 헌법·선거제 등 민주주의 규범 거부, 폭력 조장이나 묵인, 정치 경쟁자 부정, 언론 등 비판자의 기본권 억압을 들었다. 국민의힘에서는 이런 신호가 모두 확인되고 있다. 중도보수의 넓은 들...
헌법재판소가 27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사진)를 임명하지 않은 것이 위헌인지 결정을 내린다. 헌재가 위헌으로 판단해 마 후보자가 취임하면 헌재는 4개월 만에 ‘9인 완전체’가 된다. 다만 마 후보자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직접 관여할 가능성은 낮다.헌재는 27일 오전 10시 우원식 국회의장이 최 권한대행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심판 사건 결정을 선고한다고 25일 밝혔다.최 대행은 지난해 12월31일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 중 정계선·조한창 재판관만 임명하고 마 후보자 임명은 보류했다. 우 의장은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은 국회의 헌재 구성권, 재판관 선출권 등을 침해한 것”이라고 했다. 김정환 변호사(법무법인 도담)도 같은 취지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헌재가 마 후보자 임명 보류를 위헌으로 결정하고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하면 헌재는 9인 재판관 체제를 갖추게 된다. 여당은 최 대행이 헌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