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TOP 폰테크 여행을 자주 다니지 못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 적은 없었지만, 불과 200㎞ 떨어진 이웃 도시에 한 번도 가본 적 없다는 사실을 끝내 사람들에게 말할 수 없었다. 왜였을까? 문장을 좀 더 또렷하게 고치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으려나. 내가 사는 도시가 대구이고, 내가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도시가 광주라는 사실이 그 감정의 원인이 될 수 있느냐는 말이다.광주에서 본 장면들지난달 소규모 독서 모임의 초청을 받아 광주에 갔다. 내비게이션에 숙소 이름을 입력하니 경로를 표시하는 녹색 선이 비교적 짧고 곧게 그어졌다. 분명 산도 넘고 강도 건널 텐데 왠지 가는 내내 평평한 길일 것만 같은 그래픽이었다. 두 도시를 잇는 유일한 고속도로에 진입해 동쪽에서 서쪽으로 향하는 생경한 이동을 시작했다. 고령, 거창, 함양, 지리산, 남원, 순창, 담양. 지나치는 길목마다 평소에는 소리 내어 말할 기회가 없던 지명들이 나를 애틋하게 사로잡았다. 데칼코마니처럼 반을 접으면 출발지와 목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