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크당일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관련 내란 혐의로 기소된 군·경 고위직들의 형사 재판이 다음 달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재판부가 계엄 사태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햄버거 회동’ 의혹을 받는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대령의 사건을 병합하겠다고 밝히면서 관련 의혹들이 신속하게 드러날지 주목된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27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김용군 전 대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5명의 공판준비기일을 차례로 열고, 이들 사건을 향후 순차적으로 병합하겠다고 밝혔다.재판부는 우선 노 전 사령관에 대한 두번째 공판기일을 열고 “김용군 피고인 사건과 병합해야 할 것 같다”면서 “나머지 사건 병합은 결정하지 않았으나, 같이 진행하자는 것이 재판부 의견“이라고 했다.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과 함께 비상계엄 선포 이후 선관위...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 이름 모를 누군가와 부딪히기 전까지, 칠흑 속에서 철저히 혼자일 수밖에 없었다.지난달 25일 서울 용산구 리움미술관. 프랑스 작가 피에르 위그는 아시아 첫 개인전 ‘리미널’의 초입을 암실로 구성했다. 눈이 어둠에 적응한 뒤 마주하는 전시 작품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전시 제목과 이름이 같은 작품 ‘리미널’에서는 얼굴 없는 사람이 바닥에서 누웠다가 서서히 몸을 일으켜 선 뒤 주위를 둘러보며 움직인다. 발걸음을 옮기면 만나는 ‘휴먼 마스크’에서는 긴 머리 가발과 검은 원피스를 입고 사람 얼굴 가면을 쓴 원숭이를 화면에 담았다. 이 원숭이는 일본 후쿠시마의 한 식당에서 종업원처럼 행동하도록 훈련을 받았는데, 동일본 대지진으로 식당과 주변 지역이 폐허가 돼 사람들이 떠난 후에도 식당에 홀로 남았다. 위그는 식당을 찾아 원숭이의 행동을 영상으로 담았다.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가장 큰 화면에 ‘카마타’가 있다. 칠레 아타카마 사막 ...
“이제 저는 저를 뭐라고 소개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한 방송사에서 방송작가로 일하다 해고당해 힘겨운 소송 끝에 복귀했지만 현재는 민원 처리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제 평생의 꿈이었던 작가 일을 잃었습니다.”27일 국회에서 열린 ‘제2 오요안나 사건 방지를 위한 방송 노동자 긴급 증언대회’에 참석한 방송 노동자 A씨는 힘겹게 말을 꺼냈다. 그는 2021년 7월, 7년간 일하던 방송사에서 갑작스럽게 해고 통보를 받았다. 회사와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여 승소해 이듬해 8월 복직했지만 작가 업무로 되돌아오지 못했다. A씨는 ‘무기직 행정지원’으로 직급 없이 콜센터 업무를 하고 있다.연봉계약직인 무기직 행정지원은 일반직과 같은 업무를 하면서도 다른 처우를 받는다. 승진을 할 수도, 직군 이동을 할 수도, 희망퇴직을 신청할 수도 없다. A씨는 고된 업무와 스트레스로 지난해 7cm의 혹을 떼어냈다. 그를 부당해고로 내몬 사람들은 지금까지 아무런 징계조차 받지 않았다.비정규직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