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상위노출 나의 할매들은 이제 모두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아짐들도 그 뒤를 따랐다. 내가 언니라 부르던 이들이 어느 순간 동네 할매가 되었다. 하기야 내가 할매 나이다. 일찍 결혼한 친구 중에는 손주를 두어 진짜 할매가 된 사람도 있다. 세월은 이렇게나 빠르다.오늘의 할매는 젊다. 순전히 내 기준으로. 나보다 열 살쯤 위려나? 그런데 십오 년 전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나는 그이가 할매인 줄 알았다. 구십 도로 굽은 허리 탓이었다. 그이는 동네에 새로 이사 온 내가 싹싹하게 인사를 해도 잘 받아주지 않았다. 어디선가 구한 유모차를 보행기 대신 밀고 집과 논밭만 부지런히 오갔다. 동네 마실도 다니지 않았다. 체구도 자그만 양반이 보릿고개 있던 시절의 소처럼 잠시도 쉴 틈 없이 일만 했다. 일하는 속도가 어찌나 빠른지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이었다. 하도 경이로워 언젠가 걸음을 멈추고 오래도록 지켜본 적이 있다. 고추밭의 풀을 매는 그이의 동작이 파도를 타는 서퍼처럼 부드럽고 ...
지난 시즌과 달리 투트쿠·피치·이고은 등 조력자들 고른 활약 ‘신바람’김연경(37·흥국생명)은 2023~2024시즌 V리그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후 “팬들을 위해 한 번 더 도전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1년 더 코트에 남기로 한 김연경의 선택은 흥국생명이 2024~2025시즌 정규리그 1위에 오르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흥국생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 구성에 큰 변화를 줬다. 외국인 선수 2명과 주전 세터, 리베로를 전부 새 얼굴로 채웠다. 호흡이 잘 맞지 않았던 컵대회에선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김연경을 중심으로 ‘원팀’이 된 흥국생명(승점 76점·26승5패)은 5경기를 남겨 놓은 지난 26일 정관장이 GS칼텍스에 패하며 최단 기간 정규리그 1위를 확정했다.김연경은 변함없이 리그 최고의 아웃사이드히터로 맹활약했다. ‘공수 겸장’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27일 현재 득점 6위(566점...
‘혜자롭다’는 편의점 도시락에 붙는 최고 수식어다. 이 형용사는 2010년쯤 배우 김혜자씨가 광고모델을 했던 한 편의점 도시락이 가성비가 뛰어나다며 누리꾼들이 만든 신조어다. 그런데 ‘혜자로운 도시락’을 실제 보면, 고기 반찬이 많다. 백종원씨가 광고모델인 다른 편의점 도시락도 비슷하다. 더 많은 고기 반찬을 차별점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그래서 편의점 도시락은 늘 “영양이 불균형하고 나트륨이 과다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내가 편의점 도시락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10여년 전이다. 노인들이 편의점에 와서 도시락을 구매하는 모습을 자주 보면서부터였다. 부부로 보이는 노인들도 있었다. 행복한 노년을 꿈꾸며 하루를 견디던 나에게 그 모습은 충격이었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2020년 기준 40.4%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다. 편의점 도시락의 핵심 고객인 청년 세대 역시 가난하다. 2022년 서울연구원 조사를 보면 서울 거주 만 18~39세 청년의 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