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레플리카 어떤 패배의 기록김항 지음 창비 | 328쪽 | 2만원김항 교수는 전후 일본의 모습을 ‘패배’라는 말로 요약한다. 일본 헌법을 끌어온다. 일본 헌법 제1조는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서 천황을 규정한다. 제9조에는 전쟁포기가 명시돼 있다. 책은 헌법 제정 당시 천황을 평화와 인권의 상징으로 만들기 위해 제9조가 제정됐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상황은 바뀌었고 이제 제9조를 지키기 위해 제1조가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천황 없이 전후 헌법의 평화주의는 지탱될 수 없”고 이것이 “하나의 패배”라는 뜻이다.저자는 식민주의 극복과 보편주의 담론 등 전후 일본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사상의 각축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한계에 부딪혔다고 본다. 책에는 2015년 아베 정권이 국가위기 상황 시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명시한 ‘신안보법’을 통과시켰던 사례가 소개된다.저자는 신안보법의 근거 중 하나가 ‘테러와의 전쟁’이었다는 점을 예로 들며, 일본 전후 헌법과 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