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줄 서는 맛집으로 유명한 을지로의 한 고깃집. 탄탄한 육질의 고기 못지않게 인기있는 건 독창적인 곁들임찬이다. 특히 숯불에 통으로 올려 고기 기름을 발라가며 굽는 쪽파가 별미다. 최근 이 집 불판 위에 새로운 채소가 등장했다. “다른 고깃집에서 먹어볼 수 없는 맛” “특색있게 맛있다”는 후기의 주인공은 ‘양대파’다.양대파는 양파와 대파의 교접종이 아니라, 양파를 대파처럼 기른 작물이다. 오래 보관한 양파의 싹을 생각하면 안 된다. 한 대의 양파에서 여러 개의 잎이 나도록 연구한 끝에 탄생한 특허받은 채소다. 충남 당진의 김도혜 농부는 “양파처럼 달달하고 쪽파만큼 알싸하며 대파보다 부드러운 식감의 맛”이라고 소개했다. 질깃한 이물감이나 쓴맛이 없어서 어린아이들도 뱉어내지 않고 먹으며 치아가 약한 이들에게도 제격이라고 했다. 항산화 성분 퀘르세틴이 풍부한 것도 김 농부의 자랑이다.양대파는 ‘대파구이’로 잘 알려진 스페인의 칼소타다처럼 숯불에 구워 먹는 파로 먼저 알려졌다....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이들이 있다. 둥근 지구 사진을 보여주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어떤 증거도 이들의 강한 신념을 바꾸기 어렵다. 진화는 거짓이라는 주장도 비슷하다. 명확한 온갖 증거도 창조론자의 신념을 꺾기 어렵다. 찾을 때까지 노력하면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는 증거 사이의 빈틈을 찾고, 그것도 어려우면 진화의 증거가 조작되었다고 주장할 수 있다. 선거 결과가 자신이 이전에 확신했던 것과 크게 다르니 선거에 부정이 있었다는 주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부정이 없었다는 것을 명확히 보이지 못했으니 부정이 있었음이 분명하다고 주장한다.없다는 것을 보이지 못했다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는 없다. 1952년 버트런드 러셀은 지구와 화성 사이에 너무 작아 어떤 망원경으로도 결코 볼 수 없는 찻주전자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소개한다. 이런 찻주전자가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반증하지 못했으니 이 찻주전자가 존재한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마찬...
서랍 속에 묵혀두었던 아이폰SE의 배터리를 직접 교체했다. 수리 비용은 단돈 2만5000원. 진작 고쳐 쓸 걸 그랬다. 하지만 그것도 지금의 감상이다. 휴대전화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내 안의 목소리가 나를 재촉한다. ‘고치는 것보다 새로 사는 것이 이득이다.’ 그 목소리는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으나, 한편으로는 들떠 있다. 새로운 기술과 더 좋은 카메라가 장착된 스마트폰을 갖지 않으면 급변하는 시대에 뒤처질 것이며, 최신폰을 구매하는 것은 콘텐츠 창작자로서 최소한의 투자라고 말한다. ‘뒤처진다’라는 말에 겁을 먹은 나는 휴대전화를 고쳐 쓰는 대신 최신 제품을 구입하곤 했다.애플 공식 서비스센터의 경우 배터리 교체 비용은 10만원대로 합리적인 가격이다. 하지만 액정에 조금이라도 손상이 있으면 수리가 거절되고, 액정까지 교체해야 배터리 수리가 가능하다. 메인보드나 액정 손상은 비용이 어마어마하다. 170만원짜리 휴대폰을 고치는 데 100만원 안팎의 거금이 든다. 후면 유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