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ν������Դϴ�.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부산차량사업소 4층 옥상에서 내려다 본 부산역 조차장은 도시의 동·서를 확연히 갈라놓고 있었다. 조차장 동쪽이자 부산 오페라하우스가 한창 건설 중인 북항 부두는 서쪽 중앙동의 원도심과는 그야말로 ‘딴 세상’이었다. 경부선에서 뻗어나온 17개 선로들이 모인 길이 940m, 폭 최대 84m의 조차장이 통행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지난 28일 찾은 부산역 조차장은 국토교통부가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 선도사업으로 선정한 경부선 부산진역~부산역 구간의 일부였다. 부산시는 2036년까지 사업비 총 1조8184억원을 들여 2.8㎞에 달하는 해당 경부선 구간을 지하화한다는 계획이다. ‘제2의 미국 허드슨야드’ ‘일본 신주쿠 복합터미널’처럼 시민들이 철로의 양쪽을 단절 없이 오가는 통합된 공간을 꿈꾼다.철도 지하화 사업의 핵심은 철로를 숨기는 것뿐 아니라 이를 통해 만들어진 지상 공간을 주거·상업·업무용도로 재개발하는 데 있다. ...
“(지진 이후) 가족들이랑 연락이 아예 안 되는데, 쿠데타 일어났을 때랑 비슷한 기분이었어요.”한국에서 7년째 거주하고 있는 미얀마 국적 노동자 툿 아웅 웨이씨(26)는 지난 28일 식당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고국의 지진 소식을 접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미얀마 만달레이에 사는 가족들에게 곧장 전화했는데 수신음만 이어졌다. 웨이씨는 4년 전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로 가족과 연락이 끊겼을 때를 떠올렸다. 그때와 달리 이번엔 강진으로 인해 통신과 전기선이 끊겼다.현지시간으로 지난 28일 낮 12시50분쯤 미얀마 중부 만달레이에서 서남서쪽으로 33㎞쯤 떨어진 지점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미 지질조사국(USGS)은 미얀마에서 발생한 지진 중 100여년 만에 가장 큰 규모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사망자 수는 17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에 있는 미얀마인들은 고향의 가족과 지인들에게 연락하며 현지 피해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진 피해가...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많은 시민이 피로에 시달리고 있다. 언제 나올지 모를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며 마음은 지쳐가고, 거리로 계속 나가는 몸도 피곤하다. 그 와중에 무서운 기세로 경북 동북부 지역을 태운 산불은 시민들의 속까지 검게 태웠다. 사회재난과 자연재난을 함께 겪고 있는 한국 사회는 위태롭다.나라 밖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트럼프의 등장으로 국제정치와 경제 모두 뒤흔들리고 있는데, 우리는 협상의 파트너조차 정하지 못했다. 경색된 남북한 관계 역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갑작스러운 혐중 정서가 한·중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예측하기 어렵다. 이렇게 나라 안팎에서 위험신호가 강해지고 있는데 실마리를 찾아야 할 정치는 정쟁의 늪에 빠진 느낌이다.재난과 엘리트 패닉리베카 솔닛은 <이 폐허를 응시하라>라는 책에서 재난이 그 사회의 건강함과 정의로움, 회복력의 정도를 드러낸다고 본다. 일시적이나마 재난은 피해자들을 개인적인 삶에서 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