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폰테크 ‘적금처럼 쌓아가는 지분적립형 분양주택. 블록처럼 쌓아가는 조립식 주택.’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민선 8기 들어 경기도에서 추진했던 정책들이다. 모두 기존 주택 공급·건설의 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시도에서 시작됐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기초 자산이 부족한 젊은 세대를 겨냥한 주택이다. 15∼20%의 초기 분납금을 내고 20~30년간 적금처럼 쌓아가는 방식이라 ‘적금 주택’으로도 불린다.
현재 경기도에선 첫 지분적립형 주택 공급을 앞두고 있다. 대상지역은 광교 A17블록으로 모두 600세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중 지분적립형 주택은 240세대다.
GH가 무주택 경기도민 800명을 대상으로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3.9%는 ‘공급 확대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조립식 주택 시공 역시 GH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온 정책 중 하나다. 조립식 주택은 공장에서 미리 제작된 건축물을 옮겨와 짓는 방식이다. 기본 골조부터 전기배선, 배관, 욕실, 온돌 등 건축물의 70% 이상을 미리 제작한다. 공기를 크게 단축할 수 있고 시공이 균일하다는 장점이 있다.
GH는 이미 용인시에 국내 최고층 모듈려 주택을 지은 경험이 있다. GH는 오는 2026년 상반기에 동두천 지행동 공영주차장 부지에 200가구 규모의 조립식 주택 착공도 추진한다.
이같은 사업들이 전국적인 모델로 확장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조립식 주택 공급과 적금 주택은 전임 GH 사장이었던 김세용 전 GH 사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정책들이기도 하다. 현재 김 전 사장은 이재명 정부 초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GH 관계자는 “GH는 기존 주거의 틀에서 벗어나 보다 나은 주택을 건설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도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주거 문화를 만들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치솟은 12일 한 시민이 서울광장에 설치된 쿨링포그 아래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제주는 이날부터 장마가 시작됐다.
세액공제 혜택 등을 겨냥해 북미 시장 개척에 주력해온 한국 배터리 기업들이 중국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새 정부 출범 후 한·중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대외적으로는 미국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에 따른 글로벌 불확실성이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든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배터리셀 제조 1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이 신호탄을 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5대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인 체리자동차와 6년간 총 8GWh(기가와트시) 규모의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8GWh는 약 12만대의 전기차에 장착할 수 있는 규모다. 구체적인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최소 1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에서 중국 완성차 업체와 대규모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체리자동차는 1997년 설립된 국영 기업으로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차량, 순수 전기차에 이르는 다양한 포트폴리오와 체리, 엑시드, 오모다 등 다수의 글로벌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양사는 향후 추가 프로젝트 논의도 적극 진행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리비안 등 여러 완성차 업체에 이어 자국 배터리 선호도가 높은 중국 완성차 업체까지 고객으로 확보함으로써 독보적인 기술력과 글로벌 공급 역량을 입증했다.
실제로 중국 전기차 시장은 ‘철옹성’으로 불릴 정도로 외국 배터리 업체가 진입하기 어려운 곳이다. CATL과 BYD 등이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자국 완성차 기업들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중국자동차배터리혁신연합(CABIA)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중국 전기차 시장 배터리 점유율은 CATL 42.9%, BYD 22.5%, CALB 7.5% 등으로 중국 업체가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하는 46시리즈는 지름 46㎜, 높이 80∼120㎜의 원통형 배터리로, 기존 2170 배터리 대비 출력은 5배, 용량은 6배 이상 끌어올린 제품이다. 특히 중국이 장악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보다 저온 환경에서 출력과 충전 효율이 우수하고 높은 에너지 용량을 바탕으로 주행거리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제작 비용과 시간을 아낄 수 있어 가격 경쟁력도 높은 제품이다.
업계에선 이번 계약을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본다. 중국에선 전기차가 공급 과잉 상태로 치달으면서 일부 완성차 업체를 빼면 대부분 ‘수익 절벽’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견제 정책으로 미국 진출은 꽉 막힌 상태에서 유럽과 동남아, 중동, 남미 등 해외 시장 개척으로 돌파구를 모색 중이지만, 제품 차별화와 부품 원가 절감이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46시리즈 배터리가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오른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으로서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장기화에 대처하려면 특정 지역 일변도를 벗어난 수주 다변화가 절실하다. 빠른 속도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키워가는 중국 배터리 업체의 공습으로 인해 나날이 위상이 쪼그라드는 현실에서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마냥 도외시하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적이라고 볼 수 있는 경쟁업체들과도 손을 잡는다는 건 그만큼 위기감이 크다는 방증 아니겠느냐”며 “우후죽순으로 난립하는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 중에서 비용 절감과 품질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소수 업체만 캐즘 이후에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