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명품쇼핑몰 키 186㎝, 체중 98㎏의 당당한 체격에 강렬한 인상. 타고난 입담에 무시무시한 괴력을 갖췄는데 취미는 독서. 범상찮은 프로필의 강현구(23·사진)는 시드니 캠프 최고 스타다. 2년 후배 김민석은 “현구 형은 걷는 것만 봐도 웃음이 난다”고 했다. 인천고 주장 시절부터 남달랐던 리더십으로 또래 선수들 사이에서 분위기 메이커가 된 지도 오래다.신병교육대 조교로 군 복무를 마쳤다. 훈련병들이 많이 무서워했겠다는 말에는 “얼굴 보고 무서워하다가도 입 열면 너무 다르니까 나중에는 그냥 개그맨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고 했다.걸출한 입담이 전부가 아니다. 취미가 독서다. 적을 게 없어 독서로 ‘퉁’ 치는 게 아니다. 강현구는 일본 유명 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열혈팬이다. 그가 쓴 책은 한 권도 빼지 않고 다 읽었다고 했다. ‘인생의 책’을 묻는 말에도 금방 답이 나왔다. 인문학자 김종원이 쓴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라는 제목의 철학책이다. 강현...
막냇동생을 들쳐 업은 어머니와 한참을 걸어 학교란 곳에 처음 갔다. 하얀 가재 손수건을 왼쪽 가슴에 차고 신주머니를 들었다. 동네 공터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넓은 운동장이었지만, 아이들이 너무나 많았다. 벽보에서 이름을 찾아 ‘1학년 7반’ 알림판을 든 선생님 앞에 가서 섰다. 맨 처음 배운 것은 ‘앞으로나란히’, 선생님을 따라 병아리 떼처럼 줄지어 들어간 교실은 ‘콩나물시루’였다. 남자는 1번, 여자는 51번부터 번호를 매겼다. 나는 33번이었다. 그래도 오전·오후반으로 나누는 ‘2부제’ 수업은 안 한다고 어머니가 기뻐하셨다.교육 여건이 개선돼 콩나물 교실과 2부제 수업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얘기가 됐다. 입학식장 질서 유지를 위해 어린이들에게 ‘앞으로나란히’를 강요할 일도 없다. 이젠 학생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1968년에 100만명을 넘은 초등학교 입학생은 올해 32만명으로 줄었고, 내년부터는 30만명 밑으로 떨어진다. 올해 신입생이 단 한 명도 없어 입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