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종종 지인의 의뢰를 받아 물건을 고친다. 타인의 물건을 수리하는 일은 한 사람을 만나고 알아가는 것만큼 조심스러운 작업이다. 그래서 의뢰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열심히 듣고, 가끔 ‘알아서 해달라’는 이들에게도 재차 묻는다. ‘이 물건의 어떤 점이 좋아서 계속 쓰고 싶은가요?’ 수리는 물건을 ‘계속’ 쓰기 위한 노력이다. 시간을 들여 생각해보면 분명히 ‘그 물건’을 좋아하는 이유가 있다. 이유를 들을 수 없다면 직접 유추한다. 새 사람을 만나면 그의 됨됨이를 생각해보듯, 물건을 만나면 그의 용도와 쓰임과 만듦새를 탐색한다. 어떤 물건은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울린다. 친구 어머니가 맡긴 오래된 머리핀이 그랬다.처음에 ‘머리핀을 고쳐달라’는 부탁을 들었을 때는 고장 난 부품을 구해 교체하면 되는 일이라 생각했다. 막상 받아보니 리본이 무척 낡아 있었다. 색이 바래고 올이 풀린 데다 벨벳의 표면이 닳아 누더기 같았다. 이 머리핀은 1985년 대구백화점 포항점...
전투기 훈련 중 오폭 사고로 6일 큰 피해가 발생했지만 재난문자 메시지는 발송되지 않았다. 군이 불발탄을 확인하기 위해 주민 대피령을 내리고, 경찰이 통제선을 설치하는 상황에서 지역민에게 관련 내용이 전파되지 않은 것이다. 재난문자 취지가 무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행정안전부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르면 이날 지자체에서 발송한 재난문자는 천안시(교통사고), 세종시(단수), 구례군(적재물 낙하) 등이 보낸 6건이다. 오폭 사고 발생지 관할 지자체인 포천시와 경기도는 재난문자를 보내지 않았다. 사고 원인과 위험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국방부와 공군도 지자체에 재난문자 발송을 요청하지 않았다.행안부는 군에서 ‘재난문자 발송’을 요청하는 게 바람직했다고 설명했다. 정제룡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장은 “북한이 오물 풍선을 보낼 당시 해당 기관끼리 정리한 바로는 군부대에서 해당 지자체에 재난문자 발송을 요청하면 지자체가 보내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번에도 군부대에서 지자체에 재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