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강간변호사 “허상의 그림이 아닌 공간의 영역을 소유한 실상으로서 회화의 옷을 입고 빛 앞에 서자!”신성희 작가(1948~2009)는 2005년 작가노트에 이렇게 썼다. 회화가 가진 평면성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신성희는 먼저 자신의 그림을 가위로 잘라버렸다. 일정한 간격으로 잘린 색띠로 변해버린 그림들을 한쪽에 걸어놓고 거미가 거미줄로 집을 짓듯 엮었다. ‘누아주’(엮음 회화) 시리즈다.신성희의 개인전 ‘꾸띠아주, 누아주’가 열리고 있는 서울 종로구 현대갤러리 전시장에 들어서면 거대한 붓 아래로 물감처럼 흘러내린 천 뭉치들을 볼 수 있다. 평면 캔버스를 자르고 엮어 입체적 회화로 나아갔던 그의 ‘누아주’ 작업이 설치 작품으로 진화한 순간이다. ‘공간의 영역을 소유한 실상으로서의 회화’라는 신성희의 말처럼, 붓에서 캔버스 천들이 그물처럼 공간을 형성하며 흘러내린다. 액션 페인팅과 유사한 기법으로 추상 회화를 그렸던 그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