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알곤용접 “이쪽 자리에 앉으세요.”금요일 오후 10시쯤, 4호선 지하철 안이었다. 상경해 공부 모임에 참여한 후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부근의 숙소로 향하던 중이었다. 열차 칸 모퉁이에 서 있는데 대각선 방향에서 2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분이 일어나더니 조심스레 다가와 어깨를 톡톡 쳤다. 그리고 저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네? 어… 고맙습니다.” 엉겁결에 꾸벅하고 앉긴 했으나 기분이 묘했다. 생물학적으로 이제 청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하철에 서 있기 힘들 나이는 결단코 아닌데. 소속된 연구자 집단이나 직장 공동체에서 이른바 ‘막내라인’은 벗어났으나 여전히 주니어급으로 분류되는데. 구태여 다가와 자리를 양보하신 이유가 무엇이었을까.몇가지 가능성을 떠올려봤다. 첫째, 전날 밤 마트 할인 코너에서 구매한 맛난 연어를 배불리 먹고 잠들어 살이 오른 데다 나팔꽃 모양으로 퍼지는 허리선 높은 코트를 입고 있어 임신부일 거라 짐작했다. 둘째, 뒤풀이 자리에서 받아마신 술 몇잔에 빨...